카메라 장비가의 모터쇼<-meta />
토요일은 어김없이 카메라 장비 얘기입니다. (...) 오늘은 특별히, 2022 부산 모터쇼를 전지적 장비 시점으로 분석했다고! (...)
우선 자랑부터 할게. 이번 모터쇼 내내 나와 함께 했던 렌즈, 소니 70200GM2를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십시오! (...) 정말, 행사 촬영에 있어 이 녀석만큼 강력한 렌즈가 있을까! F2.8의 적절한 조리개, 폭넓은 화각. 이론 상 완벽한 렌즈구만! (...)
그런데 말입니다.,. 정작 실전에서 썼을 때는 그다지 만족스럽지 못 했어. 일단 화각. 70mm조차 실내에서는 너무 좁더라. 차량 전체 모습 담을라치면 10미터 이상은 떨어져야 하더라고. 차와 나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수록 셔터를 누를 수 있는 기회는 바닥을 향해 내달렸지. 주변에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찰칵. ..성격 급한 나로선 못할 짓이었어..
다행히 35mm 1.8 렌즈를 예비로 들고 가긴 했는데, 이게 참., (...?) 이상하게 자동차는 망원으로 당기면 당길수록 있어 보이더라? 35mm 보다는 70mm가, 70mm 보다는 200mm로 찍은 사진이 더 강렬하다랄까. 흐음.. 망원이 뿜는 배경압축, 극단적인 아웃포커싱 효과 때문인가? 어쨌든.
다음, 2.8 조리개조차 실내에선 버겁더라고. 벡스코 전시장이 좀 어두워야지. ISO 6400은 우습게 뚫더라니까. (...) 그렇다고 조리개 최대개방으로만 찍기엔 핀이 너무 많이 나가고, 끄응... 모노포드 안 가져간 게 천추의 한이었어. (...) 막간의 질문. 여러분은 손각대로 감내 가능한 최저 셔터스피드가 몇이야? (..) 난 600미리 기준 20분의 1초 정도 되더라. 아슬아슬해. 여기서 또 소니 카메라 단점이 드러나죠. 타사보다 딸리는 5축 손떨림! 사진이 떨린 건 제 잘못이 아닙니다. 전부 소니 탓입니다. (...)
아무튼. 70200, 기대보다는 실망이야! (...) 사실 70200을 영입할 당시 걱정이 많았어. 기존 보유 중이던 135GM이 70200 때문에 찬밥신세가 될까봐.. 하지만!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오히려 지금은 70200이 더 위험한 지경이야. ..뭐, 내가 유독 단렌즈를 사랑하는 것도 있고, 더구나 135는 풍기는 기세가 다르거든. 마운트 했을 때의 감각이, 이야, 이놈은 장난이 아니구나, 역시 소니의 자랑이구나, 바로 느낌이 와. 헌데 70200은 그런 감각을 주지 않았어.. (...) 아잇, 금령이가 서운해 하더라도 어쩔 수가 없습니다. 두 렌즈 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내 선택은 135금. 땅땅! (...)
그래서, 이번 모터쇼에서 얻은 경험 삼아 11월 지스타에는! 내가 진짜 고대하는 행사에는! ..135랑 70200을 둘 다 출격시킬 작정이야. 실내는 135. 실외는 70200, 앙! (...) 어깨허리 주저앉을 상상에 벌써부터 삭신이 쑤신다. 장비가가 짊어져야 할 무게는 멀고 험하구나. (..)
렌즈자랑은 여기까지. 지금부터는 진짜 심각한 문제를 보고 드릴게. (?) 바로, 배터리! 소니의 조루 배터리! (짝!) ..모터쇼에서 담은 사진은 고작 242장. 그런데! 전력 잔량은 18%를 가리키고 있었다! 이게 말이 되냐? 속사도 적당히 속사여야지! (짝!)
정확한 원인을 모르겠어. ..포장 뜯은 지 1개월도 안 된 소니 정품 FZ-100 배터리가 불량일까? 아니면 전기 먹는 하마 BIONZ XR 프로세서 때문에? 혹은 70200 렌즈, 이 녀석이 범인일지도? (렌즈가 왜?) 유독 70200을 장착했을 때 배터리가 빨리 닳더라고. 다른 단렌즈는 그래도 이 정도까진 아니거든. 흐음.. 어찌됐든 결말은 났네. 추가 배터리를 사야 한다! 무조건! 헌데 소니 스토어에는 재고 들어올 기미조차 없고! 살 수가 없습니다! 에라이! (...)
구하지 못할 배터리야 제쳐두고, 우리 CPL 필터나 알아보실까! (..?) 그, CPL만큼은 꼭 하나 있어야겠더라고. 생 렌즈로 차를 찍으니 오만 데가 번들번들 광택으로 가득한데, 눈이 아플 지경이었어. (...) 물론 반사광을 이용해서 더욱 멋진 사진을 찍을 수도 있겠지만, 아니! 난 단순 무식한 게 좋아. (...) 사실, 반영을 활용할 만큼 제 실력이 안 됩니다.. (..)
자동차를 찍는다는 거, 글쎄다... 솔직히 난 흥미가 안 생기더라고. 슈퍼카라 해봤자 근본은 바퀴 4개 달린 기계일 뿐이잖아? 이게 뭐가 매력적이지? (짝!) ..그렇다면 레이싱 모델은 어떨까! 아름다운 여성! 하악하악! (짝!) ..은, 어제 밝힌 것처럼 모델 분들은 찍지 않았어. ..좀 그렇더라고.. (뭐가!)
무서웠어. 모델이 등장하는 부스가 적다보니, 반대급부로 그곳에만 사람이 뭉탱이로 몰리는 거야! 우르르르! 거기 끼어서 카메라 들이댈 정도로 난 용감쟁이가 아냐. (...) 더구나 그렇게 인파가 많으면 교감이 안 되잖아. 나의 시선과, 모델님의 시선이 마주치지 않는다? 그렇다면 난 차라리 찍지 않을래. 배터리가 아까워. (...) 크흠. 이건 어디까지나 제 취향, 소신입니다.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마시고, 오케이! (...)
아참, 그러고 보니 칼린쇼 애청자님으로부터 제보가 있었어. ..자신은 10년 전부터 모터쇼를 안 간다! 왜냐! 이 인간이 덜된 찍새놈들 때문에! 사진 찍는데 방해된다고 욕지거리를 내뱉고! 통행 방해하고! 아오! 이 싸가지 쌍쌍바 반갈죽 해 버릴 놈들! (...) ..카메라 든 사람으로서 부끄럽습니다. 죄송합니다. 저 스스로 반성하겠습니다..
이건 자그마한 팁인데요, 만약 찍새들이 통행을 방해하고 행패를 부린다? 스리슬쩍 장비 엎어 버리십시오. 어이쿠, 지나가다 나도 모르게 부딪혔네요, 캬하! (야!) 장비 박살난들 지들이 어쩔 건데. 카메라를 거기 둔 놈이 잘못이지! 고소 해보라 그래! 법적으로 과실 책임 따지면 누가 이기나! 어이! (...) 그러니, 과감히! 자해공갈단 마냥 찍새들을 향해 돌진하십시오!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짝!) 후우.. 안타까워서 그래.. 화가 나서 그래.. 사진 보다 사람이 먼저다! 그럼! ..겨 묻은 놈이 똥 묻은 놈들을 비난해 봅니다..
아무튼. 2022 부산모터쇼는 여기까지. 내년 모터쇼는, 안 갈 거야! 각 부스마다 메이드 복장 모델님 안 계신 이상! (짝!) 끼요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