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입맛을 떨어뜨려 드립니다<-meta />
요즘 상추가 그렇게 비싸다며? 봄 가뭄에, 여름 폭염에, 2연타 당한 터라 작황이 말이 아니래. 끄응.. (...)
채소라... 그러고 보니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원예농업 강국이더라? 하우스 재배 면적 5만 헥타르! 크기만 따지면 드넓은 스페인과 1, 2등을 다투는 국가였어. 지쟈스 단군왕검! (...) ..하긴, 대한민국은 전통의 원예농업 국가로구나. 무려 200년 전, 정약용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지. 한반도에서는 채소, 과일을 심어야 하느니라. 그래야 돈이 되느니라! (...)
그 결과 우리는 4계절 언제나 신선한 채소를 먹고 마실 수 있지만, 흐음... 여기서 질문! 비닐하우스라는 거, 그거 다 석유와 가스로 키우는 방식 아니냐? 추운 날 난방 하느라? (...) 석유 1방울도 안 나는 나라에서 과연 타당한 농사법인가? 어이! (...)
에너지를 소모하는 건 비단 겨울 뿐만이 아니었어. 폭염이 내릴 쬘 때는 냉방하느라 전기를 쓰더라니까! 280W짜리 냉풍기가 여러 대 돌아가며 열기를 식히는데, 와우! (...) 자료영상 감상하시죠.
이쯤에서 걱정이 되는 거야. 우리나라 농업, 너무 에너지 의존적이지 않은가? (...) 석유가격이 띄고, 수입 환율이 오르고, 기후위기가 엄습할수록 위기에 빠지지 않을까? (...) 흐음... 농사전문가 안 계십니까? 답변해 주실 분? (....) 에잉, 이 무지한 도시 촌놈들! (짝!)
냉난방에 들어가는 에너지에 화학비료까지 더해지면 정신이 아득하다야. 난 비료라면 소똥, 개똥, 인간 똥 빚어서 만든다고 생각했어. 정말 순진하게 말야. 실상은 석유, 가스에서 뽑은 질소와 암모니아로 만드는데! (...) ..정말, 우린 석유를 먹으며 살고 있구나. ..물론 “유기농” 인증마크 받은 농산품은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지만, 알잖아. 우리 같은 서민은 유기농에 접근할 수가 없습니다. 일례로 유기농 상하목장 200ml 우유가 4400원이야! 이 비싼 걸 내 주제에 어떻게 사 먹어! (...)
잠깐만, 농사짓는데 에너지를 논하면서 “인력”을 빼먹었구나. 기사 봤어? “불법노동” 없인 우리 밥상도 없다. (..?) 미등록 이주노동자님들 도움 없이는 농산물을 수확할 수가 없습니다! (...) 참.. 공정무역은 저기 콜롬비아, 방글라데시 어린이들에게만 해당 될 줄 알았건만, 천만에, 고속도로와 국도 몇 칸 너머에서 펼쳐지는 장면이었어..
어떡하면 좋냐.. 머리가 복잡하다.. 난 “인권”까지 챙긴 농산물을 섭취하기엔 아직 준비가 안 됐어.. 내 주머니 사정이 먼저라고! (...) 아잇... 코로나가 오히려 이주노동자분들에겐 노동권을 챙길 기회가 되었다니, 이 무슨 부끄럽고, 안타깝고, 씁쓸한 일이냐..
이 사태를 보고 있자니 일본 국적법 논란이 떠오르더라. (?) 코로나가 일본을 휩쓰는 가운데, 대다수 외국인 출입을 막았지만, 외국인 “기능실습생”만큼은 도리어 더 받았다. 타국의 젊은 학생들에게 관대한 일본인가! 당연 아니지! (...) 절대 그 학생들에게 일본 국적을 주거나, 장기 거주를 허용하진 않았어. 그저... 느낌오시죠? (...) 자국인은 아무도 안 하는 농사일을, 그들에게 딱! 단기 혈기 쏙 빼먹고, 사요나라! 너희 나라로 꺼지거라! (...)
이 영상을 보고 내가 일본 정치권을 얼마나 하찮게 봤게요. (...) 근데, 우리나라도 또이또이였네! 사스가였네! (짝!)
오해는 마십시오.. 농민 여러분 탓을 하는 건 절대 아닙니다.. 문제점을 발견했지만 차마 주저하기만 하는 내 자신이 한심할 뿐이야.. 진짜, 우리 어떻게 하냐? 매일 먹고 마시는 모든 것에 죄책감이 담겨 있잖아. (...) 끄응..
여기에 동물복지를 위하고, GMO를 고려하고, 농업 경쟁력까지 따지면, 어후... 입맛이 뚝 떨어진다... 대체 뭘 먹어야 하는지, 어디로 가는 것이 옳은지, 아무것도 모르겠어.. 이럴 바에 차라리 유전자 변형 생물을 장려하는 게 좋을까? 그나마 에너지 적게 드는 재배법, 앙? (...)
...예전에 태양광 다루면서 봤던 영상이 떠올라.. 끝없는 태양패널 아래 심어지는 농작물.
당시에는 중국 태양광 무섭다, 대단하다, 이렇게만 생각했는데, 지금은 위장마저 부르르 떨린다야. 저 태양광 에너지야말로 미래 농사 예비 답안지 아닐까? (...) 어때요? 동의? (....) 에라이, 이 무식한 도시 촌놈들! (짝!)
아무튼. 농사! 천하의 근본! 농축민 여러분, 이주 노동자 분들,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