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고 묵직한 엔터키를 찾아서<-meta />
당신의 키보드는 안녕하십니까? (?) ..후우.. 키보드가 이상해! 엔터키가 자꾸 2번씩 눌려! 분명 난 1번만 눌렀는데! (...) 실망이군, 키보드 쿤. (..)
내가 싸구려를 사용했으면 말을 안 해. 살 때 나름 뜯어보고, 따져 보고, 꽤나 투자금 많이 부어서 구매한 키보드걸랑. 그 제품은 바로, 스카이디지탈에서 만든 “매카닉 로보 2”! (...) 기대와 달리 산 지 6년 만에 고장 증세를 보이니, 에잉! (6년이면 오래 썼네!) 허! 천만에! 키보드란 무엇인가! 한 번 사면 죽을 때까지 멀쩡해야 진정한 키보드지! (...) 농담 아닙니다.. 실제로 이전에 썼던 삼성 DT-35! 이 아이는 10년을 넘게 타건했건만 멀쩡했다고! (...)
참.. DT-35는 평범한 멤브레인 방식이거든? 가격 또한 그렇게 비싸지 않았어. 아직도 정확히 기억해. 구매가 1만 2천원! 꼬꼬마적 아빠랑 컴퓨터 상가에서 구매했지. (...) 반면 로보2는 꽤 비싸게 샀어. 나름 기계식이니까. 그것도 정통 체리 적축을 사용한 기계식! 스위치 중 가장 품질 좋다는, 어이! 그런데! 왜! 벌써 중복입력 증상을 보인담! (...)
어쨌든. 수리를 해야 할 터인데, 다행히 키보드 제조 본사에서 AS를 해주더라고. 문제는, 보낼 수가 없다.. (..?) 난 지방인이니까! 부산에서 서울 본사까지 택배 왔다 갔다 하는 동안 키보드 없이 어떻게 살라고! (...) 게다가 수리비용이 근 2만원 가까이 하는 거 있지. 이럼 차라리 저렴한 새 키보드를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흐음... (...)
그렇게 시작된 키보드 쇼핑! 과연 이 몸은 새로운 키보드 친구를 만났을까요! (...) ..는 부질없는 탐색전이었다.. 내가 살 수 있는 키보드가 없어! 씨가 말랐어! (널린 게 키보드구만!) 물론 키보드는 널렸지. 허나, 내가 원하는 키보드는 멸종했다..
전 말입니다.. 기계식, 체리 적축, 그리고 엔터키가 ┘자 모양인 키보드만 사용합니다. (...) 옹고집이라 놀려도 어쩔 수 없어. 여기에서 벗어난 키보드는 몸이 거부하는 걸 어떡해. (어휴) ..흑흑, 이게 다 DT-35 때문입니다! 내 인생에 있어 타자기 표준은 DT-35야! 키감이니, 버튼 배치니, 모조리 DT-35와 흡사해야 해! 그러기 위한 체리 적축이다! 그러기 위한 ┘자 엔터키다! (...)
그런데 아뿔싸, 다나와에 해당 조건으로 검색하지? 조건을 만족하는 상품이 없습니다! 이게 나라냐! (...) 정말, 요즘 타자기란 것들은 왜 죄다 엔터키가 일자니? 그 작은 엔터키를 어디다 써먹으려고! (일자가 국제표준이야!) 아니! 한국 땅을 밟은 이상 엔터키는 크고 묵직해야 한다. 반박 시 매국노. (짝!)
후우.. 결국 지금 쓰는 키보드를 고쳐 써야 할 운명인가 봐.. 참고로, 내가 할 수 있는 처방전은 다 써봤어. 알코올로 닦아 보기도 하고, 윤활유를 뿌려 보기도 했지만 여전히 오작동거리더라.. 소프트웨어적으로 중복입력을 막는 방법도 있던데, 글쎄.. 윈도우즈에 상주 프로그램 깔기가 거시기 하더라고.. ...차라리 이참에 아싸리 납땜을 배울까나! 스위치 구해서 내가 직접 교체해보게, 앙? (...)
아무튼. 여러분의 키보드는 쌩쌩하길 바라면서! 샷건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