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풀프레임 경박단소 렌즈를 찾아서<-meta />
토요일은 카메라 장비 얘기입니다. 일반인 여러분은 내일 봅시다.
장비의 세계란 오묘하지. 무거운 것을 들면 가벼운 것이 그립고, 가벼운 것을 들고 있자면 무거운 것이 사무치고, 그렇게 돌고 도는 가운데 우리네 지갑 무게만 증발하는 기적의 흑우 환산법! (...) ..지금 난 경량화에 몰두하고 있다. 꺼흑! (...)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소니 FE 마운트 경박단소 렌즈를 알아보실까! 기준은 200g이하 AF렌즈다! 그 첫 번째 타자, 소니 50mm F1.8.
입문자를 위한 근본 50mm 1.8렌즈가 돼야 할 텐데, 끄응, 현실은 그렇지 못 해. (...) 만듦새가 플라스틱스럽다, 조리개를 F4 이상으로 조여야 해상력이 올라온다, 이런 잔잔한 단점이야 넘어갈 수 있어. 하지만! DC모터에서 뿜어내는 소음은! 아오! 용서가 안 된다! (...) ..내 귀 기준에서는 그렇다는 거야.. 난 사진 찍는데 렌즈에서 그륵그륵 소리가 나면 셔터 누르기가 싫어지더라고.. 음악은 싸구려 이어폰으로 잘만 듣는 주제에, 렌즈 소음에는 왜 이리도 예민한지 모르겠어. 끄응.. (...)
후우, 다음! 소음하면 이들을 빼놓을 수 없죠. 삼양 타이니 시리즈!
18mm 2.8, 24mm 2.8, 35mm 2.8, 45mm 1.8. 후드를 제외하면 무게가 100그램 이하대로 떨어지니 얼마나 가볍게요. 가격도 괜찮아. 중고가 10만원 중반부터 살 수 있거든. 하지만! 삼양 타이니 시리즈는 도저히 추천할 수가 없다! 그 놈의 소음 때문에! 모래알이 굴러다니는 바스락거림! 아악! (...)
대한민국 대표 광학 브랜드라 해도 어쩔 수 없어. 나의 삼양 비판은 계속 됩니다. (...) 뭐, 2020년 이후로 나온 삼양렌즈들은 조용해졌다는데, 글쎄다. 75mm F1.8을 제외하곤 살금살금 소음이 나던데? (...) 삼양 관계자 여러분! 타이니 시리즈부터 리뉴얼 해 주십시오! 조용한 모터로 바꿔서! 소음만 잡으면 내 당장 35mm 사드릴게! 당연 출시가는 25만원 이하겠죠! (...)
다음! 이번엔 소니 적통 렌즈다. 소니 28mm F2!
이 친구는 계체량을 아슬아슬하게 통과했어. 후드 뺀 상태에서 간신히 200그램! ..핫! 저의 첫 소니 네이티브 렌즈가 바로 이 녀석이었습니다. 지금은 없어요. 팔았죠. 왜 팔았을까요? (...) 부족한 해상력이야 조리개를 5.6 이상으로 조이면 선명해 지거든? 극복할 수 있어. 근데, 28mm 특유의 왜곡은 어쩔 도리가 없더라. (...) 왜곡 또한 후보정으로 잡으면 된다지만, 이게 좀 뭐랄까, 은근 귀찮으면서 화딱질 나는 작업이걸랑. (...)
그 외에는 크게 흠잡을 부분이 없다고 생각해. 포커스 빠르지, 부드럽지, F2지, 그리고 조용하지! (...) 아참, 이 렌즈를 구매할 걸랑 생산년도를 꼭 확인하시라. (?) 소니가 2018년을 기점으로 스리슬쩍 개선품을 내놨나 봐. 야경 빛 갈라짐이 뾰족뾰족 명쾌해졌어.
이어서 자이스 조나 35mm F2.8!
내 최애였다! ..지금은 사정이 생겨서 중고로 팔았다만, 여전히 눈앞에 아른거리는 렌즈! (...) 삼양 35mm F2.8이랑 판박이지? 그럴 수밖에 없어. 안에 유리알 구성이 똑같거든. 참고로 자이스가 삼양보다 훨씬 먼저 나왔습니다. 표절 제기 하지 않습니다. 에헴. (...) 조나 35mm 2.8이 세상에 나온 지 어언 10년이 다 돼 가. 그럼에도 중앙부 해상력이며 정숙한 AF는 지금도 굉장해. 거기다 알루미늄 통짜 마감에 파란 자이스 방패가 딱! 좋잖아!
그러나 단점도 있는 법. 출시 10년을 바라보는 렌즈 중고가가 30만원이나 하더라? 아무리 정식발매가가 88만원인 렌즈라 하더라도 그렇지, 선 넘은 거 아니냐? (...) 또, 내 아무리 조나 35mm를 사랑한다지만, 딱 하나! 근접 촬영능력 만큼은 실망이었어. 음식이니, 곤충이니, 정물이니, 들이밀면서 찍을 수가 없다니까. 최소초점거리 35cm, 최대접사배율 0.12배. 많이 아쉬운 부분이지.
이번엔 신성 다크호스, 2860 F4-F5.6. 신번들!
번들이라 무시하기엔 해상력이 의외일 정도로 뛰어난 거야. 단렌즈 남부럽지 않은 거야. 화각도 적당하고, 줌렌즈라 편하고, 그런데 무게는 168그램밖에 안 하네? 키야! (...) 더구나 “번들”에 걸맞지 않게 초당 30연사를 지원해요. (?) 아시죠? 소니는 렌즈마다 연사력에 제한을 두는 거, 앙! 써드파티 렌즈는 짤 없이 최대 15연사 까지만, 오래된 렌즈도 15연사 까지만! 에라이, 소니! (...)
가볍고, 편하고, 해상력 괜찮고, 호평이 이어지자 중고가가 스멀스멀 올라가더니, 어느새 지금은 20만원 중후반대를 형성했더라니까. 거참... 난 과대평가 됐다고 생각해. 조리개 어두운 거야 둘째 치고, 쓸 때마다 뽁 뽑아야 하거든? 이걸 유식하게 침동식이라 그러던가? (..) 이거, 보기보다 엄청 귀찮다?
결정적으로, “손맛”이 형편없어. (손맛?) 플라스틱 재질이 주는 석유 맛에 더해, 줌링이 뻑뻑해. 마치 보이지 않는 공기층이 움직임을 막는 기분이랄까.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자, 지금까지 200그램 이하 경박단소 FE 마운트 렌즈들을 알아봤습니다. 생각보다 선택지가 마땅치 않죠? 그렇죠? 그렇다고 말하세요. (...) 이런 황량한 상황에서 3명이 도래하니, 그렇다! 24G, 40G, 50G, G트리오!
처음 봤을 땐, 이게 뭐야? 조리개가 2.8, 2.5인데 70만원이 넘는다고? 미쳤구나 소니! ..라고 까기 바빴지만, 아니! 소니는 우리들 위에 군림하고 있었던 거다. 다 파악하고 있었던 거다! (...) 네놈들, 가벼운 렌즈 쓰고 싶지? 그러면서 화질이며 기능도 챙기고 싶지? 그런 호구들을 위해 준비했다! 지트리오 흑우 에디션 등장! (...)
솔직히 가격 외에는 딱히 단점이 없잖아? (..) 물론 난 50G에 만족하지 못하고 팔아버렸어. 색수차랑 빛망울이 맘에 들지 않더라고. 허나, 이건 어디까지나 묵직하게 큰 렌즈에 비해 아쉽다는 거고, 동급 체급에서는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압도한다!
이러니, 시중에 재고가 없지. 중고가를 따질 필요가 없습니다. 중고로 나오질 않으니까! 특히 40G는 별나라 렌즈가 돼버렸어. 신품가가 90만원을 돌파하니, 아니 무슨, 지가 GM렌즈인가! (...) 그런데, 이렇게 투정을 하면서도, 결국 눈이 돌아가는 건 G트리오야. 꺼흑... 이들을 대체할 렌즈가 없습니다!
자, 오늘 내용을 정리합니다. ..난 소음 신경 안 쓴다? 삼양 타이니 시리즈. ..난 조리개 며 감성은 신경 안 쓴다? 편의성이 중요하다? 소니 2860. ..난 통장이 두툼하다. 조리개 2.8 이상은 렌즈 취급 안 한다? 소니 지트리오 중 맘에 드는 화각 사시면 되겠습니다. (...)
끝으로, 고백하자면, 나, 그저께 2860을 질렀어. (어휴) ..분명 보조렌즈로 이만한 녀석이 없는데, 작가님들도 전설적인 렌즈라 극찬하셨는데, 끄응... 모르겠어. 난 2860보다 자이스 조나 35mm 2.8이 계속 맘에 맴돌아.. 왜죠! (...)
이것이 파란방패 증후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