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를 꿈꾸는 카메라맨<-meta />
지지난주였지. 내 사진 인생 2번째로 촬영 재지를 받았어. 허름하지만, 그러나 내 눈엔 고풍스러운 건물을 찍다가 그만, 끄응. (...) ...그 후로 성찰하는 시간을 가졌거든? 그때 내린 결론은, 역시나 사진보다 사람이 먼저다! 비록 시멘트 덩어리를 찍을지언정, 내 행동으로 인해 다른 누군가가 불편하다면, 안 찍는 게 맞다! 오케이!
깔끔한 결말이지? ...근데, 아쉬움이 남는 거야. (?) 내가 그때 붙임성 좋게 행동했더라면 상대방이 기분 상하지 않았을 텐데, 서로 교감하며 속마음을 터놓았을 텐데, 그러는 가운데 나는 풍파를 셔터에 담았을 테고, 상대방은 기록을 공유했을 텐데.. 이런 아쉬움! ..무슨 말인지 이해했지? (...)
내가 무슨 생각까지 했냐면, 카메라를 들고 다니는 이상 “프로패셔널”하게 보여야 하나, 이런 망상까지 펼쳤어. (프로패셔널?) 예아! 프로패셔널! 왜 그런 인상 있잖아. 새빨간 카메라 스트랩에, 두상은 파란색 염색 레게머리에, 종잡을 수 없는 칠부 바지에, 가슴팍에는 시커먼 카메라가 딱! (...) 아주 그냥 200m 떨어진 거리에서 보기에도 포스가 느껴지는 패션! 이야, 저 인간은 범상치가 않다, 말이 안 통한다, 진정한 “포토그래퍼”다. 이렇게, 캬하하! (...)
애매한 것보다야 훨 낫지 않아? 내가 바로 찍새다, 명확하게 드러내야 상대방 분도 맘의 준비를 할 수 있지 않겠어? (...) 음습한 골목길에서 웬 놈이 담벼락을 찍고 있다 한들, 아! 저 놈은 사진에 미친놈이구나, (...) 아니, 사진 “작가”구나. 안심할 거 아냐. 여기에 말투까지 외국인 행세를 하면 금상첨화! 헬로, 아임 카메라맨. 헨타이 사이코 콩콩캅! (...)
아무튼. 고독한 사진생활에서 조차 인싸력이 중요하다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는 겁니다. 히키코모리인 나로선 버겁고 슬픈 진실이었단 겁니다. (...) 이쯤에서 그 사건을 되돌아보지 않을 수 없군. 후지필름 X 포토그래퍼. 스즈키 타츠오 논란!
저! 저! 간사한 눈빛을 보세요! (...) ..헌데, 마냥 내가 스즈키 타츠오를 비난 할 수 없는 게, 나 또한 건물 사진을 찍을 때, 저 비굴한 눈동자를 굴린 것 같단 말이지. 일방적이고, 숨기고, 무시하는 태도.. 끄응... (...) 뭐! 위안을 삼자면, 난 적어도 사람을 상대로 스즈키 타츠오와 같은 행동은 하지 않았다! 그럼! 전 길에서 사람 자체를 찍지 않습니다! 모든 이의 인권, 행복권, 초상권은 소중하니까요! 이렇게 겨 묻은 개가 똥 묻은 놈을 나무라 봅니다. 켈켈켈. (...)
이번에는 스츠키 타츠오와 상반되는 예를 보실까. “멜리사” 작가님을 만나보시죠.
이 분 이 분, 무려 할렘에서까지 스트리트 포토를 찍었더라고. 아녀자가! 그 위험한 곳에서! (...) 그런데 촬영 영상을 봐서는 전혀 위험해 보이지 않아. 오히려 하하 호호 밝은 분위기인 거야. 자연스레 말을 걸고, 웃으며 대화하고, 멋있다 칭찬하고, 그렇게 찰칵! (...)
이 분 영상을 보고 깨달았어. 아, 건물 도촬은 이 작가님처럼 해야겠구나. 넉살, 친근함, 그 속에 감싸인 진실함, 공명정대함, 앙! (...) ..그리고, 매력적인 여성이 되어야겠구나. (?) 그래, 오늘부터 난 TS를 꿈꾼다. (미친놈)
미소는 감미롭게! 눈빛은 은은하게! 아랫도리는 묵직하게! 한남노! (짝!)
그나저나 진짜 ts였군요. 건축 사진이라 그 ts인줄알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