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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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태풍후야 (0) 2022/09/06 PM 11:26





태풍후야<-meta />

 

 

 

다들 태풍 피해는 없으셨습니까? (...) ..경주, 포항이 풍수, 수해를 많이 입었다는데, 관련당국은 발 빠르게 나서주길 바랍니다. 과도한 지원 환영합니다.

 

내가 살고 있는 부산은 의외로 멀쩡하게 태풍을 견뎌낸 것 같아. 다행이지. 사실, 어제 잠들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힌남노가 내심 우스울 지경이었어. (..?) 하늘만 새까맣게 흐릴 뿐, 비도 안 와, 바람도 잔잔하게 불어, 그저 그런 날씨였거든. (...) 태풍 오는 거 맞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니까.

 

하지만 방심은 금물! 새벽 4시 20분, 창틀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성문을 향해 돌격하는 충차의 파격음이랄까! 불안, 공포, 아뿔싸. 그때부터였어. 내 잘못을 뉘우치고 힌남노님께 빌기 시작했지. (...) 힌남노님, 부디 제 주제넘은 만용을 용서해 주시옵서서. 부디 관대한 풍향으로 저희를 지나쳐 주시옵서서! 정 분이 안 풀리신다면, 저기 마린시티만 초토화 시키고 지나쳐 주시옵서서! (짝!) ..죄송합니다. 선 넘은 발언, 사죄드리겠습니다.

 

아무튼. 인간이 가장 잠들기 좋은 새벽 4시 20분에 깨버렸으니 어떡해. 어떡하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대비책을 시행해야지. 인터넷 선이 끊길 것을 대비하여! (..?) 컴퓨터를 켜고 잽싸게 각 게임에 접속 했다. 일일 로그인 보너스는 중대 사항이니까. (...) 또, 새로운 AV가 있나 없나 순찰했다. 하루라도 하드디스크를 채우지 않으면 손가락에 쥐가 나니까. (미친놈)

 

그렇게 보람찬 일과를 처리한 후 맘 놓고 잠에 빠졌어. 알지? 새벽잠이 꿀잠이라는 거? (...) 태풍의 울부짖음을 자장가 삼아 골아 떨어진지 3시간 지났을까. 오줌이 마려워 눈을 떴는데, 어라? 창틀이 고요한 거야. 헤에? 자는 사이에 태풍 지나갔나? (...) 근데 시계는 아침 8시를 가리키고 있네? 뭐지? 부산은 오전 9시에 태풍의 중심부에 들어온다면서요? (...)

 

아리송한 마음에 뉴스를 켰어. 태풍 소식을 들었어. 그랬더니 힌남노가 이미 부산을 빠져나갔다는 거야. 예상보다 태풍의 이동속도가 빨랐다는 거야. (...) 거참, 뭐랄까, 시원섭섭하게 기분이 좋더라. (...) 전문가들 왈, 해수 온도가 예상보다 차가워서 힌남노 위력이 대폭 줄어들었대. 그에 따라 움직임도 빨라졌고.

 

여기서 질문. 전문가님들! 왜 정확한 예보를 못 하셨습니까? 만조에 따른 해수온도 변화 정도야 계산식에 당연히 넣어야 하지 않습니까! 이래서야 기후위기며 대격변에 효율적으로 대응할 수 있겠습니까! 한마디로, 야! 기상청! 똑바로 일 안 해! (짝!) ..농담입니다. 기상청 공무원님들, 고생하셨지요! 그럼요! 이번 일을 교훈삼아 앞으로는 더 정확한 태풍 예보를 하실 테지요.

 

자, 태풍은 지나갔다. 그러나 우린 안심할 수 없다. 왜냐! 경제 한파란 거대한 파고가 스멀스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지. ..9월 6일 오후 11시 현재 환율, 1378원! 히히히! 낄낄낄! (...) ..우리 살아남을 수 있을까? 살아남을 수 있겠지? 그치? (...)

 

제 2의 IMF는 네버. 네이버.


 

 



 

힌남노 포항·경주에 큰 상처 남겼다 …3명 사망·9명 실종·1명 부상 - 대구일보 (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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