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용 카메라 백팩 탐사기<-meta />
오늘은 카메라 장비 이야기입니다. 일반인 여러분은 내일 봅시다.
그렇게들 말하지. 카메라 고르기보다 렌즈 선택하기가 더 어렵고, 렌즈 선택하기보다 카메라가방 낙점하는 게 더 골치 아프다고. 그렇다! 이놈의 카메라 가방! 무엇을 사야 하는가! (...)
난 원래 숄더백, 크로스백을 선호했어. 카메라를 가방에서 즉각적으로 넣고 뺄 수 있으니까. 근데, 이젠 내 취향을 바꿔야만 할 때가 온 것 같아. (...?) 몸이 숄더백을 감당 못 해! 어깨가 빠질 것 같아! 단렌즈 딱 하나 마운트해서 들고 다니는데도! (...) 사진 찍으러 돌아 당겼다 하면, 그날은 경추가 한쪽으로 기울고, 왼쪽 어깨는 올라가고, 오른쪽 어깨는 주저앉고, 최종적으로 편두통에 시달리며 끙끙대는 거지. 캬하! (...)
더 이상 편향된 고통은 안 된다. 양쪽 어깨를 골고루 혹사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러기 위한 백팩이다! (...) ...사실, 난 이미 백팩이 있어. 카메라 백팩의 정석이라 일컬어지는 로우프로 프로택틱 BP 450 AW 투! 정품으로! (...)
좋아. 크기 넉넉하고, 껍질 딱딱하고, 기함급 가방으로서 손색이 없어. 문제는! 이 녀석 자체 무게만 2.84KG에 달해. 여기에 보조가방이며 파우치 덕지덕지 달지? 3KG은 우습게 초과한다니까. 웬만한 장비 무게 저리가라야. 이걸 매고 도심을 가볍게 싸돌아다니기엔 벅찬 거야. 두려운 거야. 그러니 어째, 일상용 백팩을 하나 더 지를 수밖에. (어휴)
2가지 조건을 세웠어. 첫째, 가방 무게는 2.01KG 이하일 것. ...둘째, 접근성이 좋을 것. (접근성?) 그러니까,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지 않은 상태에서 카메라를 꺼낼 수 있어야 한다. 여기에 렌즈 교환까지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백팩 옆면이 널찍하게 열려야 한다! 정확히는 오른쪽 어깨면 옆면이! (왜?) 영상 틀어 주세요!
무려 “시모다” 디자이너, 밀러 씨의 백팩 옆구리 사용기였습니다. 그의 조언, 백팩 오른쪽 옆구리로 카메라를 들락날락 하는 것이 편하다! (...) 실제로 해 보니 정말이었어. 카메라를 가방에서 넣고 빼는 과정 자체는 왼쪽 옆구리가 편하거든? 허나, 지퍼를 열고 닫고, 어깨끈을 다시 팔에 끼우는 과정까지 고려하면 오른쪽 옆구리가 훨씬 낫더라고.
아무튼. 이 간단하면서도 어려운 조건을 통과한 세 명의 후보자들을 소개합니다. 1번 후보, 픽디자인 에브리데이 백팩 V2 20리터!
옆구리 시원하게 열리고, 디바이더 독특하고, 괜찮네! ...는 개뿔. 그럼 뭐해! 가격이 모친출타하셨는데! 나일론 조각이 무려 44만원! 아나스타샤! (...) ...돈나무 키우시는 분은 지르시라... 아참, 이 제품, 등판과 어깨끈이 얇아서 불편하다는 소문이 있어.. 픽디가 픽디했다. (...)
다음, 2번 후보, 씽크탱크포토 어반액세스 15!
호오, 맘에 드는 걸! 괜찮지? (...) 단돈 26만원. 픽디자인보다 18만원이나 쌉니다. (...) 참, 에브리데이나, 어반액세스나, 원가가 얼마일지 사무치게 궁금해. 아무리 후하게 쳐도 둘 다 5만원이 채 안 될 거 같은데! 인정? (...) 인정!
장점은 차치하고, 아쉬운 점만 살펴보자고. 일단 노트북 수납부가 불편하다야. 픽디는 지퍼 하나만 열면 랩탑을 꺼낼 수 있는 반면, 씽탱은 뒤판 전체를 까야 하는구나. 뭐, 카메라 들고 다니기도 무거워 죽겠는데, 노트북까지 넣고 다닐 건 아니니까.
정작 난 어깨끈이 아쉽더라. 너무 휑하지 않니, 그치? (...) 이래서야 어깨끈에 몰리니, 하네스니, 보조 스트랩이니, 달수가 없잖아. ..잠깐, 고리 1개는 걸 수 있네? 휴, 다행이다. 그럼 됐어. (...) 그리고, 어디보자, 가방 옆구리로 접근할 수 있는 자투리 수납공간이 부족한 것 같아. 흐음... 그 외에는 딱히 단점이 보이지 않네. 오케이!
마지막, 3번 후보. 마인드쉬프트기어. 포토크로스 15!
무게 1.4KG! 픽디보다 601그램, 씽탱보다 400그램이나 가벼워. 가격 또한 12만 5천원. 비싼데, 앞에 두 놈에 비하면 양반이지. 보면 볼수록 매력이 넘치는 걸! 포토크로스로 낙찰 가나요? 가즈아!
...는 그럴 수가 없다. (...) 옆면 덮개가 시원하게 열리지 않아. 오른쪽 겨드랑이로 움푹 파고든 불편의 골짜기 때문에! 보이시죠? 유독 톡 튀어 나와서 급커브 그리는 구간, 앙? (...)
참... 지퍼를 바깥으로 탱탱하게 당기면서 열면 부드럽게 돌아갈 것 같기도 한데, 이게 잘 되리란 장담을 못하잖아. 아잇...
또, 옆구리를 강조한 나머지, 옆구리로만 내부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아쉬워. 그것도 오른쪽 옆구리로만. (...) 뒷판이나 앞판을 통째로 열어젖히고 가방 속을 정리하고 싶을 때가 있는데 말이지. 흐음...
이상, 옆구리특화 경량 카메라 백팩을 둘러봤습니다. 후아... 여러분은 어느 제품이 가장 끌려? (...) 난, 글쎄다... 끄아악! 어려워! (...) 주머니 사정 생각하면 당연 포토크로스인데, 마음은 어반액세스에서 기웃거리고! 꺼흑! ...에라이! 그냥 질러 버려? 한번 뿐인 인생? 파이아! (짝!)
흑흑... 가볍고, 튼튼하고, 접근성 좋고, 수납공간 탁월하며, “저렴한” 카메라 백팩 찾습니다... 중국 성님들, 제발! (짝!)
가끔 24-70 빼고 그 자리에 파나소닉 lx100 넣을때도 있어요.
바퀴달린 가방도 써봤는데 달달거리는게 너무 불안하고
렌즈 하나라도 더 넣으려면 백팩이 최고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