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물 속 동물 친구들<-meta />
맛있게 먹고 있던 열무김치에서 개구리 사체가 튀어나왔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시겠습니까? 또, 칼칼한 고추를 한입 깨물었는데 애벌레가 반동가리 나있다면? (...) 분통을 터뜨리며 구입처에 항의할 텐가! 혹은, 그냥 넘어갈 텐가!
흐음, 분명 기분은 나쁜데, 그렇다고 따지기엔 뭔가 아리송한 거야. 채소에 애벌레 한두 마리 쓱 지나갈 수 있잖아? 개구리 튀어나올 수 있잖아? 인정? (...) 아니! 먹거리에 생명이 꿈틀거리는 만큼 확실한 유기농인증이 있을까! 얼마나 좋니! 믿고 드십시오! (짝!) ...라고 친환경주의자로서의 우월감을 설파해 봅니다.
끄응...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곤충? 개구리? 대수롭지 않아. 하지만 막상 자기 밥상에 야생이 펼쳐졌다고 상상해 봐. 열에 아홉은 경악을 금치 못할 걸? (...) 그렇게 환경 타령하는 이 몸 또한 예외가 아녔어. ...사과를 아사삭 씹었는데 애벌레 몸통이 나왔을 때, 크흑! 변기를 부여잡고 속을 게워내느라 혼쭐났습니다!
그리고 쌀벌레, 아아. 화랑곡나방! 공포다! 니들이 쌀벌레밥 맛을 알아! (...)
직접 찍은 사진입니다. 멋지지? (...) 이때 엄마랑 둘이서 쌀통을 하루 종일 수색했다야. 끝도 없이 나오는 꿈틀이에, 나중에는 정마저 들더라고. 코이츠, 계속 보면 꽤 귀엽다? (...) 진짜야. 라바 애니메이션 보는 기분이라니까. ..그렇다고 맛까지 좋다는 건 아닙니다. 에헴. (...)
아무튼. 밥상에 불청객은 결코 달갑지 않지. 음식은 깨끗해야지. 하지만, 정갈한 음식을 추구하다 도리어 독극물 가득한 식품이 늘어날까 걱정이야. 개구리가 살 수 없는 열무 밭, 애벌레 한 마리 기어 다닐 수 없는 고추 밭. 약품과 인간만 가득한 대지... 무슨 말인지 느낌 오시죠? (...)
그래서, 우리 살짝은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음식물 속 친구들을 맞이하는 건 어떨까? 이를테면, 애벌레 또한 훌륭한 단백질원이다. 채소무침 속에서 개구리가 발견되면 다 내 탓이다. 개구리를 놓칠 정도로 엉성하게 음식 손질을 한 내 탓! 이렇게! (개구리는 학교 급식에서 나왔는데?) 급식? 엄.... 이러면 급식 아주머니를 탓해야 하는데! (어휴)
아니! 급식, 식당처럼 남이 해 주는 음식에서도 긍정적 사고는 무한히 펼칠 수 있어! ...식당에 갔더니 개구리반찬이 나왔다? 그럼 그 날 한 끼는 공짜 확정! 공짜가 뭐야, 다 먹고 나서 환불요청 하면 개꿀! (짝!) ...그리고 급식은, 어... 영양사 누나가 속죄의 의미로 치킨 사주지 않을까? 단 둘이 닭다리, 오우야. (짝!)
이상, 음식물 속 동물친구들 대응법이었습니다... ...나만 아니면 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