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가 PC하지 못 했다<-meta />
오늘은 PC 이야기입니다. (PC?) 퍼스널 컴퓨터! 왜, 어제를 기점으로 AMD, 엔비디아, 인텔. 거대 3인방이 새로운 시대를 선포했잖아. AMD는 라이젠 7천 번을, 엔비디아는 RTX 4천 시리즈를, 그리고 인텔은 13세대 프로세서를 발표했으니, 두근두근!
우선 우리 사랑스러운 리사수 누님, AMD부터 살펴보자고.
새로운 보드 폼팩터와 DDR5 메모리를 채택한 라이젠 5세대 라파엘! 이전 세대에 비해 단일 코어 성능을 30%가량 올렸어. 캬하, 누나 사랑해! (...)
칭찬은 여기까지. 벌써부터 라이젠 패망론이 들끓고 있다. 후우... 일단 가장 큰 문제는 보드 가격이야. 저렴이 B650 보드는 아직 출시가 안 됐고, 당장 지르려면 X670이나 X670 익스트림 칩셋을 사용한 보드를 질러야 하는데, X670 보드 가격이 어떻다? 50만 원! 괜찮은 녀석은 100이 넘는다! 아잇, 누나! (...)
이렇게 돈을 쏟아 부었으면 성능이라도 굉장해야 할 거 아냐? 그런데 아뿔싸. 절대 성능에서 인텔 13세대에 밀려 버리네! 게임은 물론 작업에서마저 치이네! 이럼 나가린데... 심지어 발열 이슈까지 있어요. 심심찮게 95도를 찍는다는 거야. 아아... 누나, 우리 헤어져. (...)
다음, 제국의 반격, 인텔이 돌아왔습니다. 13세대 랩터레이크!
인텔, 무시무시한 놈들. 10나노 사골 공정으로 어떻게 최강의 성능을 이끌어냈을까? 외계인 고문 다시 시작했나, 앙? (...) 이전 세대 대비 싱글 스레드는 15% 향상, 멀티 스레드 성능은 무려 41%를 끌어올렸대. 거짓말! (...) ...은, 이번만큼은 허풍이 아닐지도 몰라. 인텔이 진짜 이를 갈고 만든 티가 나거든. 가령 i9-13900은 성능코어 8개에, 효율코어 16개를 때려 박았어. 총 24코어 32스레드! 더욱이 L2 캐시 메모리가 24MB, L3는 30MB, 인텔치고 정말 넉넉하게 배당했다니까.
칭찬은 코코마데. (...) 진짜 성능은 실제품이 나와 봐야 정확히 알 수 있겠지. 과연 효율코어가 제대로 작동할지, 오히려 성능만 깎아먹는 건 아닐지, 지켜보겠습니다. ...내가 특히 걱정되는 부분은 발열과 전력소모 부분이야. 13900K와 13700K의 경우 터보 TDP가 253W에 달하거든? 고사양 게임이나 무거운 작업 돌리면, 어후, 방안에 퍼질 뜨거운 공기가 벌써부터 후덥지근합니다. 난방기? 필요가 없어요. (...)
마지막으로 엔비디아. 황 회장의 통수는 계속 된다!
성능은 좋아. 강력한 연산 성능, 더 강력한 레이 트레이싱, 더욱 더 강력한 DLSS 3! ...그러면 뭐해. 가격이 우주를 뚫었는데! 4090이 1599달러! 현재 1440원 환율로 계산하면 얼마야, 230만! 여기에 부가세 붙고, 총판 떼먹기 얹고, 용산 프리미엄 합산하면, 하! 최소 300만 예상합니다.
뭐, 4090은 이해라도 돼. 나름 최고급 기종이잖아? 하지만! 4080은 용서가 안 된다! 16GB 모델 MSRP가 무려 1199달러! 이리저리 200만원이 넘는다! 황 통수 이 씨 발라 먹을 님! (...) ...이렇게까지 해서 기존 3천 번 대 재고를 털어버릴 작정이십니까? 코인 채굴도 잔잔해졌겠다, 알맹이만 쏙! (...)
이상, 닿을 수 없는 곳에 PC 부품들이었습니다. (...) ...전체적으로 뭐랄까, PC계 또한 인간 세상 마냥 파국을 향해 돌진하는 것 같아. 전력을 펑펑~ 온실가스를 팡팡~ 24시간 1000W짜리 전자레인지를 돌리는 꼴이라니까. 이걸 또 식히겠다고 에어컨까지 틀어야 할 날이 오겠지? 그렇게 우린 멸종하겠지. (...) ...글쎄다... 후손들을 위해서라도 이제 데스크톱 사용은 자제해야 할까? 전성비 아름다운 애플 실리콘으로 넘어가야 할까? (...)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
아무튼. PC가 PC할 그 날까지. 리사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