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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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죽음마저 돈으로 계산하는 나 (2) 2022/10/14 AM 12:07





죽음마저 돈으로 계산하는 나<-meta />

 

 

 

그대들은 “여중학교” 앞을 지나친 적이 있는가? 난 오늘 거닐었다. 가을날 오후 4시, 황금색 노을을 배경삼아, 생명력 넘치는 여중생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니, 크흑! 3개월은 젊어진 느낌이었다니까! 에너지 샤워! 엔돌핀 샤워! (짝!) .,.오해 마십시오. 성적 상상은 단 1도 하지 않았습니다. (...)

 

우리도 활기 넘쳤을 때가 있었지? 새벽 2시까지 게임을 하더라도 지치지 않았고, 힘찬 하굣길은 거대한 가방조차 늦추지 못 했으며, 그리고 하루 6연사 분출에도 끄떡없었던 때가... (...) 그립네! 지나갔네! 푸우후. 시간의 흐름이 코앞에 느껴져.

 

그, 다름이 아니라, 집 주인 아저씨가 지난주에 돌아가셨거든. 평소 정정하셨는데, 며칠 전만 하더라도 목수일 하셨는데, 끄응... 사실 난 돌아가신 줄도 몰랐어. 오늘 아침에서야 스님이 제 지내는 모습을 보고 알았어...

 

나도 참 간사한 게, 아저씨 죽음을 애도하기 전에 전세금 걱정부터 들더라. 주인이 죽으면 전세계약은 어떻게 되는 거지? 설마 방 빼라고 하는 건 아니지? 이런 생각 말야... 죽음마저 철저히 돈으로 계산하는 모습이랄까.

 

심지어, 아저씨 정도면 잘 죽으셨다는 망상마저 했어. (야!) 그러니까! 지병, 간병, 없이 하루아침에 깔끔하게 돌아가셨잖아. 얼마나 효율적인 죽음이냐? 병원비 안 들어, 간병노동 없어, 가족 간 반목조차 생길 틈 없이 콱! 어! (짝!) ...후우, 나도 내가 밉다...

 

모르겠어. ..치매를 앓은 증조할머니, 심근경색으로 고생하신 할아버지, 뇌졸중과 혈관치매로 돌아가신 할머니, 한편 간병으로 지쳐가는 아빠, 엄마, 어리다는 이유로 책임을 회피한 나, 부끄러운 나... 이런 경험 때문인가? 내가 유독 병원을 싫어하는 이유? 간병을 무서워하는 이유? 차라리 빠른 죽음을 원하는 이유? (...)

 

...한창 코로나가 유행할 때, 요양원 감염이 특히나 문제가 됐을 때, 난 오히려 죽음을 반겼어. 내심 코로나가 요양원을 휩쓸길 기대했어. 생명윤리를 져버리고, 고작 남은 가족의 행복에 더 동조해 버렸어... 어르신이 돌아가셔야 가정이 평안합니다! 미래가 있습니다! 자유를 누립니다! 이참에 코로나 장례 지원금 나올 때 돌아가십시오! 이런!

 

뿐인가... 난 아빠, 엄마가 건강하길 진심으로 빌어. 눈감는 날까지 무병장수하시길 간절히 빌어. 내가 효자라서? 아니... 역시나 돈 때문에, 간병이 두려워서, 숨 막힐 듯 다가오는 공포 때문에 그러는 거야. ...에라이!

 

어... 아무튼. 이야기가 너무 심해로 빠졌네... 아잇!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 노력할게. 죽음을 자본 논리가 아닌, 인간의 도리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까지! ...정신수양을 해야 하나? 아니면, 병원비, 간병비, 장례식비 걱정 없을 만큼 돈을 벌어야 하나? ...잠깐만, 결국 이 문제도 해답은 돈인 거야? 그런 거야? 돈은 항상 옳다, 앙? (...)

 

그렇군... 모두 죽음 걱정 없을 만큼 부자 됩시다! 의료비 걱정 없는 나라를 만듭시다!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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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트스핀스파게티    친구신청

세상에 아픈 사람이 너무 많은데 그게 우리 부모님이 된다는건 참 두려운 일입니다.

풍신의길    친구신청

정말 그렇습니다. 부모님이 아프시면, 어후... 앞이 캄캄해요.
건강만큼은 사회구성원 모두가 함께 챙겨주는 나라가 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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