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새밭의 롯데타워<-meta>
다들 일요일 밤은 평화롭게 보내고 계십니까? (...) 하! 오늘은 내 고장 부산 소식 들고 왔다.
첫 번째 뉴스. 승학산 억새밭 복원을 위해 민관이 힘을 합쳤다는 소식입니다.
승학산, 학이 내려온 산! 가히 부산에서 최고의 경관이라 생각해. 정상에 서면 낙동강 하구가 펼쳐지걸랑! 크흑! 게다가, 늦가을이면 절경이 하나 더 추가되니, 누룩벌판 억새밭! 캬하!
2020년에 찍은 사진이야. 멋지지? (...) 올 11월 중순 경 승학산에 다시 가 볼 생각이었는데, 아뿔싸. 내가 기억하던 억새밭이 없어졌대. 대신 칡덩굴이 차지했다네?
맙소사. 2년 만에 세상이 이렇게 변하다니. 하긴, 2년 전 갔을 때부터 불안했거든. 10월임에도 날이 더워서 억새가 비실비실 했어. 황금밭 대신 싱그러운 초록의 향연! 근데, 올해는 더 덥습니다. 지구온난화 직격입니다. 내가 괜히 아직도 반팔을 입고 있겠니! (...)
아무튼. 민간 기부금과 지방 예산 도합 1억 5천을 들여 억새밭 복원에 나선대. 나야 억새밭에 추억이 있으니까 대환영이지만, 글쎄다, 이건 덩굴 입장도 들어봐야 하지 않니? 자기들은 변화 된 기후에 적응해서 번성한 것뿐인데, 앙? (...) 또! 늘 혈세 걱정하시는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국민 세금을 억새밭 보호에 사용해도 괜찮습니까? (...)
다음 뉴스. 부산 광복동에 들어설 롯데타워 소식입니다.
롯데타워는 꽤나 유명하지? 서울 촌놈들도 아시죠? (짝!) ...2009년 착공 이래 지지부진 지금까지 단 1층도 올라가지 않은 전설! 올해 들어서야 타워 이름 공모도 하고, 새 디자인도 선보이고, 마침내 건설에 들어갈 것 같아 마지 하지 아니 하는 마천루! (...)
13년 전, 최초 건설안은 엄청났어. 107층, 500미터가 넘는 거대 빌딩이었다? 롯데 선대 신격호 회장님 숙원 사업이었다던가? (...)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신격호 회장님도 돌아가시고, 부산 상권도 변했고, 온라인 소비가 주를 이루는 시절을 맞이했으니, 롯데라고 남포동 구도심 한 가운데에 초고층 빌딩을 건설하고 싶을까. 결국 낮추고, 빼고, 줄이고, 해서 여기까지 온 거지.
문제는, 너무 뺐대. 비판하는 측 왈, 이건 높이 300미터짜리 전망대에 불과하다! 아래는 백화점이고, 중간은 기둥 덩어리고, 옥상은 전망대고, 앙! (...) 흐음... 난 좋다고 생각해! 그래! 단순 무식 전망대가 어때서? 이렇게 심플한 건물도 매력 있잖아? (...)
까짓것 승강기마저 빼버리라지. 오직 계단! 오직 수동! (...) 상상해 봐. 얼마나 로망이니! 거대한 타워를 인간의 힘으로 오르는 상상! 벌써부터 RPG 속 판타지가 펼쳐지지 않습니까? 보물 상자, 동료, 마물, 꼭대기 층에는 마왕이 기다리고! (미친놈) 흔해 빠진 아파트보단 낫잖아! 에라이, 전국에 아파트 미분양 속출해라! (짝!) ..죄송합니다.
여하튼. 부산 소식이었고요, 새로운 한 주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사랑하시고, ...사랑? 우리에겐 있을 수 없어!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