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 장비 인생 중 가장 후회하는 지름
어제 경고한대로, 오늘 주제는, 제 카메라 장비 인생 중 가장 후회하는 지름! 입니다. 일반인 여러분은 내일 봅시다! (...)
거두절미, 삼각대다! 이 거추장스러운 다리뭉치를 내가 왜 샀을까! (...) 삼각대? 한 곳에서 죽치고 자리 잡을 때나 편하지, 그 외는 다 짐이야! 인정? (...) 인정해! (짝!) ...삼각대 펼친 순간 이동에 심각한 제약을 받아. 당연하니? 근데 난 이 사실을 삼각대 질러놓고서야 깨달았어! 아악!
Carolina Wild Photo, Fred Hurteau 작가님.
그래, 이 모습이다! 진실의 장면이지... (...) 삼각대에, 카메라에, 렌즈에, 무게는 배로 늘어나고, 결착 떨어질까 조마조마하고, 인파가 조금이라도 북적이는 곳에서는 펼칠 생각도 못 해. (아닌데, 행사장에서 삼각대 잘만 쓰는데) 닥쳐! 행인이랑 부딪혀서 장비 다 떨궈라! (짝!) 병원비도 물고! (짝!) 애벌레! (짝!) ...크흠.
그럼 미니 삼각대는 어떨까? 응, 높이가 너무 낮아요! (...) 미니 삼각대뿐일까. 내가 삼각대를 조금이라도 편하게 쓰기 위해 별짓을 다 했어. 퀵 릴리즈를 붙여보고, 풋을 바꿔보고, 하프볼을 교체하고, 바퀴까지 달아보고, 그래봤자 불편한건 여전하죠! 통장만 깨졌죠! 아오! (...)
모노포드는 쓰기 편할 것 같죠? 천만에! 번거로운 건 삼각대랑 똑같더라. 거치적대고, 움직이기 불편하고, 무겁고, 푸하! ...촬영할 때 팔이 아주 살짝 편해지는 게 이득이라면 유일한 이득이랄까? 아참, 모노포드는 손떨방도 기대할 수 없어. (..?) 진짜야. 영상이 아닌 “사진” 손떨방 말야. 모노포드 쓰나 마나, 내 최저 셔속은 그대로더라니까. (...)
뭐, 내가 영상을 찍는다면 제법 삼각대, 모노포드 빨을 누릴 수 있겠다만, 알잖아. 난 영상에 별 관심이 없어요. 기억을 담기엔 사진이 더 효과적이더라고. (...) 워워, 영상파 여러분에게 한 소리 듣겠다. 난 왜 사진파가 되었는지는 다음 주 토요일에 공개하겠습니다. 에헴.
아무튼, 삼각대. 나랑 왜 이리도 안 맞는지 모르겠어. 흐음... 내가 야경을 안 찍어서 그런가? 장노출 또한 선호하지 않고? (...) 그래, 난 태양을 사랑하는구나. 움직임을 좋아하는구나. 순간을 포착하고 싶구나! 이럼 어차피 셔속을 올려야 하니까, 삼각대는 거의 무쓸모거든. 후우... 이걸 이제야 알아채다니! 모노포드 또한 1년에 한번 쓸까말까! 먼지만 자욱! (...)
그렇다고 지금 와서 중고로 되팔기도 애매해. 그, 언젠가는 나도 삼각대 쓸 날이 오지 않겠니? (아니) 따흑! ...아니! 억울해서라도 못 내놓겠다! 아무리 내가 중국산 저렴이로만 질렀다지만, 저기 깨진 액수가 얼만데! 흑흑! 되팔면 똥값이잖아! (...)
단 하나의 위안, 그래도 난 통 크게 다리 지름 40mm 삼각대를 샀다는 거야. 알리에서 구매할 수 있는 가장 크고 굵고 묵직한 녀석으로 질렀지. (그 큰 걸 왜 샀어!) 어쩔 수가 없었어. 40mm가 32, 36mm보다 더 저렴했단 말야. 그때는 중국 삼각대가 꽤나 저렴했다? 나 관세조차 안 물었어.
40mm를 지른 또 다른 이유, 시행착오를 겪었거든. (..?) 지름 28mm? 1KG 여행용 삼각대를 매고 산 정상에 올라가 봤지. 고작 1KG 추가됐다고 척추가 휘는 줄 알았어. 그럼에도 고생한 만큼 기대가 컸고, 힘차게 세 다리를 탁 펼쳤는데, 엇! 바람에 흔들리네! (...) ...이럴 거면 내가 왜 삼각대를 힘들게 들고 왔어! 내 다시는 센터칼럼 달린 역폴딩 경량 삼각대 사나 봐라! ..증오하고 다짐했다.. 이후, 그래서 제일 듬직한 녀석을 질러버린 거야! 헤드도 묵직한 비디오헤드로!
문제는 뭐다? 이젠 너무 무거워서 밖에 들고 갈 시도조차 안 해. 6KG이 넘어. 2년 전에 질러놓고 방구석에서나 펴봤어. 야외에 2번 대동했나? 히히히! 낄낄 흑흑... (...) 그래도, 차라리 무거운 삼각대가 나아. 얘는 집에서 아령처럼 쓸 수 있거든. 그럼! 얼마나 건강스럽게요. 매일 들고 있습니다. 헛둘 웃샤! ...에라이! (...)
이상. 신입 장비가 여러분. 속지 마십시오! ..삼각대는 필수다! 외치는 고인물들 덜컥 믿었다간 제 꼴을 면치 못합니다. 진짜 자기에게 필요한지 고민해 보십시오! 살 거면 중고 저렴이로 시작해서, 본인이 과연 사용하나 살펴본 뒤에 지르십시오! 제 절절한 충언입니다. 무찌르자! 탄소섬유 막대! 알루미늄 봉! (...)
...그렇지만 “셔틀러” 삼각대는 저도 한번 써보고 싶네요. 명품이니까! 불타는 장비혼! 끼요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