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한 장비가
엄... 오늘은 개인 하소연입니다. 푸념 들어줄 준비가 된 분만 남으시면 되겠습니다. 내일은 즐거운 개소리로 돌아오겠습니다. (...)
그래, 어제 내 생애 최초로 “사진 세미나”란 곳에 다녀왔어. 부산에서 세미나 개최지 마산까지 가느라 제법 고생했지. ...는 개뿔! 고생은 무슨! 세미나에 간다니까 엄마가 대뜸 용돈을 3만원이나 주더라. 아들, 뭐라도 배우니 좋구나. 하! 난 또 좋다고 펑펑 썼지! 버스로 싸게 갈 수 있는 거 굳이 기차 타고, 창원에서 괜한 뽑기 시설을 기웃거리고, 비싼 거 처먹고! 에라이!
엄마 생각, 자괴감, 죄책감, 부끄러움이 몰려왔어. 돈을 다 쓰고서야! 잘못을 저지르고 나서야! 분명 후회할 걸 알면서도 욕망에 넘어가버린 내 자신이 한심했다. 카메라를 들기 전에 사람이 돼야지... 내가 자격이 없는 놈이란 걸,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난 아니까. ...내 다시는 이딴 마음가짐으로 세미나에 참석 안 한다. 창원 안 온다. 아니, 카메라 자체를 들지 않는다. ...후우. 속에서 꿈틀되던 치부를 드러내니 조금은 개운해. 여러분 밖에 없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상! (...)
참... 내가 죄책감 없이 셔터를 눌렀던 때는 세미나 전이었어. 그래, 막 마산에 도착했을 때는 아직 타락하지 않았어. 마산어시장 건너편 바다를 바라보고, 갈매기를 찍고, 오리를 찍고, 죽은 고양이를 찍고...
그렇구나. 난 이때 고독할 수 있었구나. 고독을 제대로 다룰 수 있었구나. 내가 있었던 공간, 내가 있고 싶은 공간, 그러나 이후 무너졌구나... (뭔 소리야!) 아잇! 나름대로 사정이 있습니다! 나만의 감정! 나만의 진실할 수 있는 시간! 나 스스로 당당할 수 있는 자격! (미친놈)
지스타 때는 내 실력에 좌절해서, 더 담지 못 해서 울분해 휩싸였지. 그래도 그땐 심장이 아렸어. 두근거림이 있었어. ...하지만 나태함에 굴복한 어제는 그저 찝찝할 뿐이야.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난 지지 않겠다. 응원해 줘. (뭘!) 그냥 토닥토닥 으쌰으쌰 해 주면 됩니다. 찡긋! (...)
자, 고독한 항해로 떠나가 봅시다! 가즈아! 뿌뿌!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