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a7r5를 까 내리는 자
에헴... 어제 들었던 이야기를 반복청취 하는 듯한 느낌을 받으신다면, 정답입니다! 어제 했던 이야기 또 한다! 내 생에 처음으로 사진 세미나에 참석한 소감! a7r5 원 없이 만지고 온 느낌! 단, 오늘은 카메라 장비에만 오롯이 집중할 거야. 에헴. (...) 이해해 주세요. 일반인 여러분은 내일 봅시다.
먼저 AI AF. 그게... 이번 세미나에선 AI AF 성능을 맛볼 수 없었어. 그럴 것이, 카페 “인물”촬영 이었으니까. 사람 눈 쫓아가는 거야 기존 바디들도 잘 하거든? (...) 흐음... AI AF 성능을 제대로 느끼기 위해선 뭐가 좋을까... 곤충, 동물, 고속 비행 중인 조류 정도는 찍어 봐야 체감할까나?
그런데 말입니다. AI AF를 써야 할 만큼 움직임이 활발한 대상은... 차라리 a1으로 찍는 게 낫지 않아? AF를 떠나서, 연사 때문이라도, 앙? (...) a7r5 연사가 좋아졌다 한들, a1에 비빌 수 없거든. 참고로 a7r5는 초당 최대 7장까지 찍을 수 있습니다. (아닌데, 10장인데!) 어허! 그건 압축 RAW일 때나 그렇고! 무손실압축부터는 7연사까지만 지원합니다. ...반면 a1은 무손실압축 RAW를 20연사까지 당길 수 있으니까.
다음, 4축 멀티 앵글 LCD! ...양심선언 하겠습니다. 못 쓸 수준입니다. (짝!) ...그, a7r5 LCD는 틸트와 스위블을 짬봉시킨 방식이걸랑. 이게 장점이자 단점이야. 비디오 찍으시는 분들은 좋아하시겠지만, 나처럼 사진이 주력인 분들은 실망하실 거다. 100%! (...) 가령 너님이 로우앵글 세로촬영을 한다고 쳐. 그럼 LCD를 세로 상태에서 단박에 위로 들어 올리고 싶겠지? 마치 이 영상처럼. 영상 24초를 주목하시라.
봤어? (...) 그래, Z9과 같은 방식이어야지! 이래야 세로촬영 때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근데 a7r5는 LCD를 밖으로 빼서, 스위블로 돌리고, 그제야 로우앵글 세로 촬영 상태로 이행된다니까. 긴박한 촬영 와 중에 언제 이 과정을 밟고 있겠니. ...난 이번 세미나에서 단 한번도 LCD 세로 틸팅을 하지 않았어. 너무 귀찮고, 너무 불편해서! 스크린을 펼치기라도 할 치면 손이 막 꼬여. LCD 부러뜨려 먹기 딱 좋습니다. (...)
다음, 소프트스킨! 굉장했다! 피부 보정하느라 컴퓨터 굴릴 필요가 없다니까. (...) 단, 점이라든가, 깊은 주름이라든가, 눈에 띄는 자국까지는 밀지 못 했어. 그... 말로 떠들 시간에 결과물로 비교해 보자고. .,.모델 김예인 님입니다. 박수로 맞아 주세요! (...)
괜찮지? 소프트스킨 중으로 먹였을 뿐, 그 외 피부보정은 하나도 안 했어. 그럼에도 모델님께 죄송하지 않아! 키야! ...피부뿐만 아니라 눈동자 미백까지 자동으로 해주나 봐. 아잇, 이거까지는 안 바라는데! 눈동자를 확대해서 보니 디테일이 죽는다야. (...) 그럼에도 소프트스킨은 대단합니다! 간편합니다! 당신의 시간을 아껴줍니다! (...)
사실, 소프트스킨 사용한 JPEG과, 내가 직접 피부 보정한 RAW파일과, 단두대 매치를 벌이려고 했어. 당연 결과는 RAW 파일 보정본 승리를 점지하고 말야. 하지만, 막상 소프트스킨 결과물을 보니, 엄... 내가 진 것 같은데! 자, 이건 제가 직접 보정한 사진입니다. 기종은 a1!
여러분이 냉혹하게 판단해 줘. 난 제대로 판결 내릴 수 없어. RAW파일에 들어간 정성 때문이라도 난 RAW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거든... 참고로 소프트스킨 사용한 사진은 보정하는데 20초 걸렸을까? 반면 RAW는 최소 10분 이상 소모됐습니다... 흑흑, 이것이 알파고를 마주한 이세돌 기사님 심정인가! AI에게 커미션 빼앗긴 그림장인들의 마음! (...)
자, 이번엔 영상 소프트스킨! 2.5배 슬로우 영상입니다.
괜찮지? (...) 내 눈엔 감쪽같이 좋아. 그런데 이 좋은 걸 왜 프로 영상러들은 안 쓰실까? 흐음... 나름 이유가 있겠죠? 편집 할 때 색이 뒤틀린다거나, 앙? (...)
a7r5는 이쯤하면 됐고, 지금부턴 렌즈에 대해 떠들게. 이번 세미나에서 거하게 고급렌즈들을 써볼 수 있었어. 1635GM, 2470GM2, 35GM, 50GM, 135GM. 이 중 2470GM2가 요주의였다. 분명 내가 전에 창원센터에서 “홀로” 이 녀석을 만졌을 땐 감이 영 안 좋았걸랑. 줌링이 뻑뻑하니 불쾌했어. 헌데 세미나 때는 달랐다? 촬영에 들어가니 줌링 마찰력 느낄 새가 있나. 모델님 촬영하느라 바쁘지. ..2470, 꽤나 잘 썼어. 좋더라고!
그럼에도, 안 돼! 단렌즈파인 난 여전히 2470을 받아들지 못하겠노라! (...) 아집이라고 놀려도 어쩔 수 없어. 바람소리와 나만 서 있을 때도 정숙해야 하며, 축 처진 기운으로 줌링을 돌릴 때도 부드러워야 한다. 이것이 나의 렌즈론이니까! (어휴) 게다가, 실내에선 역시나 단렌즈더라고. 제 아무리 조리개 2.8 밝은 줌렌즈라 한들, 실내만 들어오면 ISO가 1600을 돌파해버리니까. (1600이 어때서!) 훗, ISO 200 이하가 아니면 만족할 수 없는 인간이 여기 서 있습니다. ISO의 망자가! (...)
2470은 그렇고, 정작 내 맘을 아프게 한 렌즈는 따로 있어. 바로 50GM... 하아... 모르겠어. (왜?) 일전에는 50GM 소음 때문에 속앓이 했고, 이젠 해상력 때문에 머리가 아파. ...이상하지. 50GM으로 찍은 사진은 도대체 마음에 들지가 않아. 인물 눈동자가 희끄무리 하다고! 135GM으로 찍은 눈동자는 청초하게 빛나는데! 왜죠? 대체 왜! 아악! (짝!)
혹시 내가 50mm의 영역대가 아닌 곳에서 찍어서 그런가? 50mm로 찍는 이상 모델님과 더 가까이 붙어야 하는데, 이 수줍은 찐따 녀석은 멀리서만 찍어대니, 그래서 50GM 사진들이 죄다 희미티미한가? 그럼 전신샷은 어떻게 찍는 거지? 끄응... (...) 이래서야 내년 지스타에서 50GM을 자신 있게 쓸 자신이 없다고... 내 전 재산을 때려 박아 구매한 렌즈인데... 아옳옳옳...
아무튼. 신나게 장비 이야기 떠들었습니다. 더 하고 싶은 이야기가 남았지만, 분량초과네. 못 다한 이야기는 토요일에 하지 뭐. (...) 아참, 그래도 최종 결론은 내야지. 그래서 난 a7r5 어떻게 평가하느냐! ...사진을 단사 위주고 찍고, 소프트스킨을 사용하며, 쾌적한 AF가 필요한 분이면 지를 만 하겠습니다. 추천합니다. 좋은 카메라에요.
그러나, 난 안 산다. 돈이 없어서 못 산다. (...) 돈이 있더라도 안 살 것 같다. (야!) 솔직히 R5가 좀 비싸야지. 어제는 소니에서 잇섭님까지 섭외해 가며 r5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던데, 예! 그래봤자 500만원이 넘는 바디를 누가 선뜻 지르겠냐고! 그 돈이면 a7m4 2대를 굴릴 수 있다야! (...)
후우... 또, 소신 발언하겠습니다. ...a7r5 살 돈이면, 좀 더 굶고, 좀 더 아껴서, a1 가십시오. 사진이 위주면 더더욱 THE ONE! (...) a1은 a7r5로 찍지 못하는 사진까지 다 담을 수 있어. 무음셔터, 플리커 프리, 블랙아웃 프리, 연사, 이것들은 a7r5로 극복이 안 돼. (...)
다만, 주머니 사정 때문에 a1을 포기하는 거라면 할 말이 없습니다. 우리네 모두의 사정 아니겠습니까.. 흑흑... a7r5랑 a1, 본체 값 차이만 200 정도 날까? 여기에 a1은 메모리카드도 CFE를 써야 하니까. 320GB에 87만원! 히히히! 소니, 죠스바 강아지들! (SD 쓰면 되지!) 아니. a1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CFE다! SD로는 연사를 갈길 수 없다고! 꺼흑!
이상, 제 솔직한 심정이었습니다. a7r5 구매를 고려중인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네요... 도움 됐지?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 물론, 어디까지 “제” 생각이니까. 선택은 여러분 책임인 거, 아시죠? 나중에 후회하고, 울고 짜고 흔들어대도 어쩔 수 없습니다. 에헴. (...)
끝으로, ...a1 사세요. 아니면 m4 사세요. 소곤소곤. (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