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쌉싸름한 꿈을 꾸었습니다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드디어 종영. 엔딩에서 모든 것을 망쳤다는데요! 차마 스포가 될까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
어쨌든, 재벌집 막내아들, 죽어서 눈 떠 보니 삼성가 먼치킨 자손으로 태어났더래. 축적된 경험치를 그대로 보유한 채 꼬꼬마로 태어났으니, 얼마나 사기게요. 후계구도에서 승리하며, 사회 공헌까지 이룩하는 참된 회장님으로 거듭나는 내용! ...은, 수박 꿈! (...)
참, 회귀물이라... 하긴 모두가 꿈꾸는 내용 아니니? 10년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죽었더니 고대 이집트 공주님으로 태어난다면, 하! (...) ...과거를 회상할 수 있으니까, 선택의 아쉬움은 누구에게나 있으니까, 그래서 회귀물이 인기를 끄는 거 아닐까나.
그래서 진짜 과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쳐. 여러분은 어떤 삶을 살고 싶어? (.....) 가장 좋을 나이 16세. 내가 그때로 돌아간다면... 서울대를 목표로 하고, 비트코인을 사재기 할까? 그래, 비트코인은 질러야지. 돈은 항상 옳으니까. 그러나 공부는 모르겠어. 물론 사람으로서 기본 교양은 쌓아야지. 그러나 그 이상은 안 할 거야. 대신 “사랑”을 하고 싶어.
얼마나 대단한 시절입니까. 하루 8번 분출하더라도 불끈 치솟던 때! (짝!) ...다 할 거야. 여자 친구 사귈 거고, 까짓것 예쁜 남자 친구도 사귈 거고, (...) 통념이 허용되는 선에서는 다 할 거다. 짝사랑했던 선생님에게마저 들이댈 거라고! 참고로 그녀는 유부녀! (짝!) ...가 아닙니다! 꺼흑! (...)
그리고... 내게 찾아 온 사랑을 놓치지 않겠다. 믿기 힘들겠지만, 저에게도 천사님이 강림할 뻔 했습니다. 언제였을까, 포항에서 부산으로 놀러 온 여자 사람 친구가 내게 넌지시 말 했어. ..오늘 나 잘 곳 없어.. 난 그때 무슨 대답을 했게요? (..) 정말 순진한 표정으로, 그럼 찜찔방에서 자라. 제일 싸잖아. ..이따위 답변을 툭 던져놓고 난 집으로 돌아와 버렸어... 아오! 이 미련한 것아! 이러니 모쏠 동정이지! 아악!
...세월이 흘러, 뒤늦게나마 그녀가 말해주더라.. 그때 너무 했다고. 눈치가 그렇게 없냐고.. 아잇! 직접 말하면 되잖아! 같이 자고 싶다고!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되잖아! 눈치 없는 놈 배려하기가 그렇게 어렵니! 왜 다 끝나고 나서야 사랑했다고 말하니? 차라리 말을 말지! ...죄송합니다. 나도 모르게 격해졌습니다..
...그래도 차라리 사랑을 놓친 후회는 떳떳하기는 해. 그러나 부끄러운 후회는, 어후... 내가 저지른 잘못들은 마주하기조차 버거워. 내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간을 바로잡을 수 있다면, 정말 좋으련만... 외모로 사람을 놀렸어. 그 친구가 울 때까지.. 너무 어려서, 철이 없다기엔, 아니. 난 너무나 악의적인 놈이었다. 죄송합니다. 반성합니다. 용서를 빕니다.
...이게 아닌데, 오늘만큼은 왁자지껄 즐거운 분위기로 갈 줄 알았는데... 무슨 얘기하다 분위기가 심해로 떨어졌지? (...) ..아무튼! 회귀물! 한계도 분명한 장르라 생각해.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니까. 우리네 시간은 뒤를 돌아보지 않으니까..
그렇기에 회귀물은 뭐랄까, 묵직한 인간승리를 느낄 수 없다 랄까? 그치? (...) 냉혹한 현실을 직시하며, 시간의 흐름에도 끝내 환경을 이겨내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내는 노력! 투쟁! 역경! 앙! (...) ..너무 깊이 건드렸니? 그냥 즐기면 되는 건데? 회귀물이건 아무물이건? (...)
아무렴요. 그런 의미에서 윤종신의 환생 들으며 오늘 쇼를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