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시그마 아트 렌즈에 고함
엄... 그렇습니다. 오늘은 카메라 장비 이야기입니다. (...) 세기몰 클리어런스 세일 기념! 뉴 시그마 아트 35mm 1.4에 대해 제 주관을 여과 없이 풀겠습니다. 우선 시그마 렌즈를 사랑하시는 분들은 귀를 막아주십시오. 상처 받으실 거예요. 분명 예고했다? (...) 그럼, 모두 기립하고 경청하시오. 에헴. (짝!)
세기몰에서 12월 31일까지 떨이 세일에 들어갔어. 여러 물건 중 단연 인기 폭발 장비는, 바로 시그마 35mm F1.4 DG DN 아트! 50% 할인해서 63만 5천원! (...) 어때, 구미가 당기십니까? 걱정하지 마십시오. 이미 소니 마운트는 품절입니다. 당신의 지갑은 안전합니다. (...) *12월 30일 오후 2시 40분 기준, 재고 다시 들어옴
그런데 말입니다... 나 장비가는 뉴 아트 사무식(35mm 시그마)을 추천 못 하겠소. 아무리 63만 5천원 일지라도! ..이게, 참, 뭐랄까, 애매해.. 가령, 여러분이 뉴 사무식을 쓴다 쳐. 이 녀석 무게만 645그램이야. 2470GM2 보다 고작 50그램 더 가볍다고. 이 정도 중량을 각오했으면 기대 또한 높을 거잖아? 고생한 보람이 있어야지! (...)
여기부터 자기부정에 빠지는 거다. 단렌즈 화질을 따지자니 심연 깊은 곳에서 그 놈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는 거야. (..?) 예아, 소니 35GM! (...) 뭐, 35GM이 훨 비싸지. 신품 140만원이었나? 아무리 지금 35GM 구매 이벤트 중인들, 20만원 상당 삼각대를 선물로 준다 한들, 여전히 2배 가격! ...그럼에도 우리 마음은 35GM에 가 있잖아? 인정? (...)
35GM이 뉴 사무식보다 120그램 더 가볍지, 원형 고무 후드 탐나지, 근접 촬영 능력 더 좋지, 접사 배율 당연 높지, XD리니어 모터가 보여주는 정숙하며 칼 같은 AF, 심지어 해상력마저 더 뛰어나고, 결정적으로 소니 자사 렌즈로서 지원을 받을 수 있으니까. 30연사 지원이니, 포커스 브리딩 보정이니, 카메라 자체 렌즈 왜곡 보완 같은 거 말야. ...후우...
물론 뉴 사무식 정도면 충분히 좋지. 취미 장비가에겐 감지덕지지. 허나, 인간 마음은 그렇게 대인배적이지 못하다고! 모차르트를 바라보는 살리에리 마냥 늘 열등감, 시기심에 사로잡힌다고... 내가 그랬어... 이래봬도 나, 시그마 아트 50mm가 주력이었던 놈이야... 분명 아트오식이가 사랑스럽거든? 근데 내면은 언제나 50mm 자이스를 선망했어. 푸후... 오해 마십시오. 아트오식이는 가히 최상급 렌즈입니다. 아직도 기억하고, 사랑합니다. (...)
다시 35mm로 돌아와서! 내가 35mm를 주력으로 썼다? 그럼 35GM으로 갈 것 같아. 논란의 여지가 없어. 죄송하지만 뉴 사무식? 사양입니다. (...) 그렇다면 35mm가 주력이 아닌 경우는 어떨까! 이번 기회에 비교적 저렴한 지출로 35mm 단렌즈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는, 더 애매한데! (짝!)
35mm가 어떤 화각입니까? 일당백 만능 화각 아닙니까? 반대로 어중떠중 화각이기도 하지만, 크흠. (...) 언제 어디서나 함께 할 수 있는 렌즈 35mm. 여행, 일상, 인물, 편하게 담을 수 있는 프레임. 이러려면 렌즈 무게가 어찌해야 한다? (...) 가벼워야 한다! 근데 뉴 사무식은 달랑달랑 들고 다니기엔 벅차다고. 645그램! 후드 합치면 근 700그램 되겠네. 당장 1리터 페트에 물 3분의 2쯤 담은 후 3시간가량 들고 다녀 보십시오. (짝!)
항상 단짝같이 다닐 수 있는 35mm를 찾는다면, 차라리 소니 35mm 1.8이 낫지 않을까? 어디보자, 35mm 1.8 신품이 62만 원쯤 하네. ...끄응... 세상에, 1.8렌즈랑 1.4렌즈가 가격이 비슷한데도, 둘을 두고 고민에 빠지다니! 이게, 이게! 시그마 뉴 아트 사무식의 현실이다! (짝!) 50% 할인가? 이제야 정상가를 찾은 거야! (짝!) 어쩌라고! (짝!) ...죄송합니다.
안타까워서 그래.,. 시그마가 좀 더 잘해줬으면 해서... 렌즈 전문 회사답게 더 분발해 줬으면서 해서... (...) 솔직히 털어 놓을까! 내가 뉴 사무식에만 관심 가졌겠니? 당근 아니지! 60% 할인 팍팍 먹은 시그마 아트 14mm DG “HSM” 또한 세심히 살펴봤어! 나야 광각을 선호하지 않는다만, 그래도 한 번 씩 14mm 초광각이 그리울 때가 있으니까! 가즈아! (....)
그런데, 그런데! 아무리 60% 싸게 판다 한들 성에 차지 않는 거다! 일단 가격부터 기가 차. 할인 먹어서 80만원! 내가 이 돈이면 차라리 소니 20G를 사고 말지! 14mm는 개나 주라 그래! (짝!) 더군다나 HSM, DSLR 시대 렌즈답게 소음이 그륵그륵! 바로 탈락이야! 무겁고, 빛망울 엉망이이고! (짝!) ...참고로 14mm HSM 소니 마운트는 지금 품절입니다. ...고맙습니다. 대한민국 어딘가의 흑우님. 제 지름신을 앗아가 주셨군요. (짝!) ..흑흑... 선생님, 14GM이 사고 싶어요. 까짓것 1224GM이 갖고 싶어요! 돈은 없습니다! (...)
이상. 세기몰 사장님, 시그마 렌즈 애용자님, 기타 여러 장비가님 속을 박박 긁었습니다. 그랜절 박겠습니다. 부디 제 발칙한 지적을 따뜻한 바다처럼 받아들여 주십시오. 도게자! (.....) 참... 난 어쩌다 소니 네이티브 광신도가 됐을까? ...삼양 트라우마 때문에? 삼양의 소음! 화질! 살짝 아쉬웠던 사후지원! 대한민국 기업이지만 실망했다고요! 너무나! (...) 삼양 관계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삼양 팬 여러분 정말 죄송합니다. 아잇! 그래도! 어쩔 수가 (짝!) ...흑흑.
..어쩌면 이 녀석 때문인지도 몰라. 나의 첫 소니GM 렌즈. 그런데 알고 봤더니 끝판 왕이었던 녀석. 해상력, 비네팅, 11매 조리개, 빛망울, AF 속도, 정숙함, 사용성, 후드의 촉감, 접사능력, 모든 면이 홀로 우뚝이 솟아있는 괴물. 이 놈 앞에선 50GM조차 초라해 보일 뿐이다. (야!) 진짭니다. (...) ...난 몰랐어. 얘가 평타인 줄 알았어. 모든 렌즈가 이 아이처럼 작동하는 줄 알았어. ..천만에! 이 자식이 특별났던 거다! 누군지 아시죠! 소개합니다! 소니의 독야청청 135GM!
135GM 감미로운 자태 감상하시면서, 전 이만 꽁무니 빼고 도망칩니다! 살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