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 눈을 태워가며 찍는 행위
일요일 저녁은 평온하게 보내고 계십니까? (...) 후아, 오늘은 제 건강 상태에 대해 풀어볼까요.
작년, 이 몸, 국가건강검진 대상자였걸랑. 국가에서 공짜로 해주겠다는데 마다할 필요 있나. 12월 끝자락에 간신히 검진 받았다제. 결과, 그제 통보 받았다제! (...) 다만, 검진이 너무 간소하더라. X레이 한 방, 피 검사 쪼옥, 소변검사 와라라라. 끝! (...) 특히 치아검사는 실망이 컸어. 의사쌤이 내 구강을 2초는 살폈을까? 곧장, 이상 없습니다... 센세! 너무하세요! (...)
건강검진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게 가장 필요한 검사는 간 초음파거든? B형간염보균자로서 숙명이랄까... 그런데 국가건강검진에는 이 검사가 포함되어 있지 않아. 만 40세 이상이 돼야 해준대. 참나. 나이 차별 너무하세요! 간암이 나이 따져가며 오는 것도 아닌데! 어! (...)
그러고 보니, 2년 전이었나? 문재인 대통령 때는 B형 간염 보균자에게 무료로 A형 간염 예방접종을 놓아줬어. 캬하! 이 하해와 같은 은혜 때문에라도 난 문 대통령이 고맙다니까! (짝!) ..아잇, 갑자기 정치 이야기로 흘러가네. 이게 아닌데. 크흠.
에라이! 이렇게 된 거 혼날 예기 더 해보자! (...?) 나, 왼쪽 시력 0.5. 오른쪽은 0.7. 간호사님이 “부동시”가 될 수 있다며 주의하라네? 부동시? 양쪽 눈 시력이 다른 걸 말하나? 정답! (...) 부동시가 무엇인지 더 깊이 있게 찾아보려고 인터넷을 검색했더니, 맙소사, 온통 윤석열 대통령님 기사만 뜨는 거야. 알고 봤더니, 윤 대통령님, 부동시로 군면제를 받으셨더군. 호오.. 난 현역 갔다 왔는데.. (짝!) 그렇다고요. 에헴.
아무튼! 정치가 아닌 건강 기사를 찾고 싶다면 “부동시”가 아닌, “부등시”로 검색해 보시라. 그럼 쭉쭉 잘 나와. 의료계에선 “부등시”를 정식명칭으로 삼았대.
내가 부등시 위험에 처한 이유, 짐작이 가. 바로 카메라! 전자식 뷰파인더에 왼쪽 눈을 들이미니, 좌안 시력이 떨어졌지! 흑흑... (...) 앞으로 사진 찍을 때 LCD로 구도를 잡아야 할까? 참... 사실 카메라를 접한 초기에는 LCD로 다 확인했거든? 그런데 어느새 뷰파인더에 눈알을 들이미는 습관이 들어버렸어. ...이게 다 선대 사진가님들 때문입니다! 카메라를 굳건하게 파지하기 위해선 뷰파인더에 머리를 팍 붙여야 한다, 그러셨으니까요!
물론 떨림 없는 사진을 찍기 위해선 뷰파인더에 눈을 붙이는 편이 유리하긴 해. 그러나 눈 건강을 잃을 줄 몰랐죠! ...잠깐, DPReview, 선 넘네! (...?) 영상 2분 봐봐. 카메라 LCD를 보며 찍는 자세를 “OLD MAN EYES”라 칭했어. 이거! 올드맨 비하 아닙니까! 갑자기 열 받네! 니들은 안 늙은 줄 아니! (...) 크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건강을 태워가며 취미활동을 이어간다니, 왠지 내가 거장이 된 기분인걸? 캬하하! (미친놈) ...아니면 말야, 한 쪽 눈에 합법적으로 단안경을 쓸 기회일수도 있잖아? 단안경, 얼마나 멋지게요! 중2병 포스! 드래곤볼 스카우터를 당당하게 쓸 권리! (...)
농담입니다.. 혹시 여기 안과 전문의 안 계십니까? 카메라 전자식 뷰파인더와 시력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논문 써주시면 안 될까요? 제가 표본이 되어드리겠습니다. ...표본비는 주시겠죠? (...) 연락 환영합니다.
여하튼. 다음 한 주도 모두 건강하시고, 별빛 같은 시력 유지하시고, 행복하길 빕니다. 건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