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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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물욕에 패배한 자 (2) 2023/01/20 AM 12:02





물욕에 패배한 자<-meta />

 

  

오늘은 고해성사입니다. (..?) 제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 궁금하신 분만 남아주시면 되겠습니다. (...)

 

2022년 11월. 인터넷에서 카메라 가방을 샀습니다. 29만원 줬습니다. 전 1개만 시켰는데, 배송은 2개가 왔습니다. ...돌려줘야 하나? 꿀꺽할까? (...) ..꿀꺽했습니다. (야!) ..다행히 12월이 되도록 판매처에서 연락이 없었습니다. 이제 이 가방은 제 겁니다. (짝!)

 

12월 중순, 꿀꺽한 가방을 중고장터에 내놨습니다. 미개봉 제품을 20만원에 팔았습니다. 야싸! (짝!) ...그리고 오늘이었죠. 판매처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착오로 2개가 배송됐다고. 하나를 돌려달라고... 후우, 인생.. (짝!)

 

솔직히 반발심이 더 컸습니다. ..3개월이나 지나서 돌려달라는 건 뭐람. 에라이! 이렇게 된 거 입 딱 닫고 오리발 내밀까! 어쩌라고 정신, 앙! (...) ...그때였습니다. 더 오래전 제가 범했던 악행이 떠올랐습니다. (..?)

 

6년 전이었나? ...정가 50만원 손목시계를 5만원에 판매하는 곳을 발견했죠. 90% 세일 기간도 아니었습니다. 다분히 판매자가 뒤에 0을 하나 빼먹은 것이 유력했습니다. 설마 하니 주문을 넣었습니다. 그리고 받았습니다. 브라보치아노! (...)

 

사흘 후, 판매자가 다급한 목소리로 연락을 취했습니다. 가격 오류였다. 개봉한 물건이라도 돌려 달라. 이 간곡한 부탁을 듣고 전... “배째라“를 외쳤습니다. (짝!) ...죄송합니다. 물욕에 눈이 멀어 양심을 포기했습니다. ..이후 그 시계를 떳떳하게 볼 수 없었습니다. 해당 브랜드는 물론, 손목시계 자체가 구속처럼 느껴졌습니다. 결국 팔았습니다. 15만원에요... (짝!)

 

그래... 손목시계에서 느꼈던 찝찝함을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았어. 이번에는 솔직하게 털어놓자고 다짐했어. ...제가 가방 꿀꺽했습니다. 죄송합니다. 헌데 제품은 이미 중고로 20만원에 팔았습니다. 그러니 제발 20만원 환불하는 거로 선처해 주세요. 흑흑. (...) ...결과는요, 25만원에 판매자와 합의 봤습니다.

 

후우... 나, 잘한 거 맞지? (...) 그래서, 이번에는 홀가분하냐? ...아니. 홀가분하긴 개뿔! 5만원 내가 손해 봤잖아! 범죄자 마음으로 따지자면 25만원을 내뱉었잖아! 인생 수업료 치고 너무 비싼 거 아닙니까! (짝!) 어쩌라고! (짝!) ...에라이!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드러누울 걸! 배 째! (짝!) ..흑흑... 이러니저러니 가슴 아플 거면, 차라리 경제적 이득이라도 챙기고 양심 아픈 게 낫지 않니? (쩍!)

 

...하긴, 지금이라도 양심에 귀 기울여서 다행이지... 지금이나마 난 부끄러운 고백을 여러분 앞에서 털어놓을 수 있잖아... 나만의 용서를 구할 수 있잖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는구나. ...5만원? 오히려 좋아! 이 정도 금전적 손실을 봐야 평생 각인하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지. (...) ...는, 그래도 설 앞두고 25만원이 사라지는 경험은 너무 가혹했어. 억울해.. (짝!) ...이런 내가 싫다. 스스로에게 열 받네! 아오! (...)

 

그렇구나. 가난한 자는 유혹이 많구나... (...) 후아! 까짓것 마음 부자 되겠습니다! 현금 부자도 되면 좋지요! 여러분 또한 로또 2등 되시고, 진짜 부자 되시고, 저와 같은 시험에 들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 그러니 모두, 내가 로또 1등 되도록 기도해 줘! (짝!)

 

이상. 갓난아이가 떼쓰는 듯한 고백이었습니다. 여러분 앞에서 고해성사 하고 나니 마음이 좀 풀려. 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칼린쇼 애청자 최곱니다. (...) ..그나저나, 오늘부로 나, 좀 더 성숙한 인간이 되겠죠? 그쵸? (...) 끝으로, 저 때문에 속앓이 하신 판매자님들, 죄송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

 

...는 잠깐만. (?) ..냉혹한 자본주의 계약관계에서, 내가 죄송할 필요 있나? 어! 아마존 봐봐! 가격 오류든 뭐든 보내주잖아! 배송실수? 넘어가잖아! (야!) 이 자리에서 선언합니다! 두 번 다시 같은 실수를 하지 않겠소! 알량한 양심 때문에 돈을 포기하는 행위! (미친놈아!) 닥쳐! 매의 눈으로 실수를 포착하겠다. 판매자들이여, 허점만 보여 봐라! 다 먹튀해 주마. 캬하하! (짝!) 세상은 어차피 각자도생! 어이! 갱스터 파라다이스! (짝!)

 

끄응. 어쩌다 결론이 이따위로 흘러왔지.. 이게 아닌데!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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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rekool    친구신청

착하시네요 ㅎㅎ

풍신의길    친구신청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 욕심덩어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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