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7950X 3D를 사고 싶어요<-meta />
자랑부터 하겠습니다. 짜잔! 영상 편집 프로그램 3대장 중 하나, “다빈치 리졸브” 유료판 구매했습니다!
보이십니까? “STUDIO” 찍힌 모습이? 크흑! (...) 중고로 무려 27만원 줬습니다. 제 3년 1개월 치 핸드폰 요금을 쏟아 부은 겁니다. 인생... 그러나 지름에 한 점 후회 없다! 자고로 소프트웨어는 질러서 미련 남은 적이 없었어. 캡쳐원 21이 그렇고, 어피니티 포토가 그렇고, 다들 사진 보정에 필수적인 앱이죠. 정말 잘 샀습니다.
물론 걱정은 돼. 영상편집 하지도 않는 놈이, 굳이 거금을 들여 유료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살 필요 있나? 그냥 다빈치 리졸브 무료판에서 만족하면 안 되나? ...하지만! 이왕 배울 거 아싸리 스튜디오판 질렀습니다. 이제 나도 10bit 영상 불러올 수 있다고!
자, 기쁨은 여기까지. 곧 불편한 진실을 마주해야 합니다. (?) 후우, 내 컴퓨터로는 다빈치 리졸브를 원활히 돌릴 수가 없어. 초기 구동에만 48초가 걸려. 뿐인가? 캡쳐원 21도 레이어 쌓이기 시작하면 벅벅 거립니다. 속 터집니다. 어피니티 포토에서는 브러쉬 동작 하나에 로딩을 뿜어내. 또 뭐 있지. 아! 얼마 전에 무료로 배포됐던 루미나르 AI! 정작 난 공짜로 줘도 쓰질 못 했어. 컴 사양이 딸려서!
작업 뿐만이 아냐. 최근 어떤 게임에서 충격을 먹었걸랑. 위쳐3 아시죠? 차세대 그래픽 패치가 이루어진 우주 갓겜 위쳐3! 우리말 풀더빙까지 됐답니다. 츄라이츄라이. ..는 정작 난 할 수 없었어. 프레임이 끊겨서! ...옵션 다 줄이고, 예전 그래픽 그대로 맞추고 나서야 돌아가더라. 후아...
현재 내가 쓰고 있는 시스템은 인텔 6700K, GTX 1070, 램 32GB 되시겠다. 6700K면 언제니? 2016년이니까 벌서 7년이 흘렀네, 참.. 뭐, 여전히 인터넷이나 야동 감상하는 데는 차고 넘치는 성능이야. 그럼에도 바꿀 때가 됐어. 건설적 작업을 위해서, 내 사진생활을 위해서, 인정? (...)
그럼 우선 작업용 컴퓨터의 정석, 애플 제품부터 살펴보실까. M2 아주 좋죠. 막강한 전성비, 안정적인 OS, 그리고 스타벅스에서 맘껏 펼칠 수 있는 자신감까지. 문제는 너무 비쌌다. 그나마 저렴한 맥미니가 얼추 옵션 따지면 벌써 314만원에 도달해. 맙소사... 하지만, 이 몸은 맥미니에 만족 못 한다고! 적어도 맥스튜디오는 가야지! 헌데 맥스튜디오 몸값은 얼마다? M1 울트라에 128GB 램이면 무려 782만원! 히히히! 팀쿡!
펀쿨섹... 애플하면 뭐니 뭐니 해도 “맥북” 아니겠습니까. 어디보자, 맥북은 정상적인 가격이겠지? M2 맥북 프로 14인치, 램 64GB, SSD 1TB 하면...
..510만원? 510만원... 할 말을 잃었습니다. 맥? 탈락! 에라이, 세상이 멸망하는 날까지 사과나무를 곱씹어 주마! (...)
결국 가성비 IBM 시스템으로 가야죠. CPU부터 골라보자. 인텔이냐, AMD냐, 흐음... 결론부터 말할게. 내 맘 같아선 라이젠 7950X 3D를 쓰고 싶어. 마침 어제 가격 발표됐죠?
699달러. 7950X랑 출시가가 똑같습니다. 뭐, 여기에 용산 프리미엄이 얼마나 붙을지 걱정된다만, 과거처럼 배짱장사는 못 할 거야. 경쟁사 인텔 13세대가 꽤나 잘 나왔으니까. 대세는 다시 인텔이지? (...)
그럼 왜 난 대세를 거스르고 AMD를 선망하느냐? 그게, 인텔 코어 13세대는 성능을 올리기 위해 발열과 전력소모를 손 놓은 것 같거든. 이 부분은 AMD 젠4 또한 마찬가지 아니냐? 물으신다면, 글쎄다. AMD는 65W 에코모드가 있으니까! 인텔 전력제한 보다 더 전력다이어트가 될 것 같은데? 거기다 전력제한 모드 벤치에서 7950X가 근소하게나마 13700, 13900보다 작업성능이 좋더라고.
참고로 전 6700K 시절 당시에도 “언더 볼팅”을 기본으로 먹였던 인간입니다. CPU와 그래픽카드, 전압을 줄이고 줄인 끝에 온도도 잡고, 전력 소모도 감소시켰죠. 자랑입니다. (...) 7950X 또한 에코모드를 비롯해 동원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전력 다이어트에 들어갈 거야. ... 아참, 난 공랭 쿨러로 잡을 수 없는 발열 따위, 설계 미스라 생각한다! 라떼는 수냉 안 썼어. 어디 컴퓨터에서 펌프질 소리를 내려 해. 에헴! (...)
다만 AMD를 택하는 데 한 가지 걸리는 점이 도사리거든. 바로 다빈치 리졸브 하드웨어 디코딩 지원!
표에서 보듯, H.265, 10bit, 4:2:2 영상은 오직 인텔 내장 그래픽만 하드웨어 가속을 지원해. 이거 하나 때문에라도 인텔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니까. 끄응... 그냥 신뢰의 인텔로 가야 할까? 인텔도 전력제한 빡세게 먹이면 온도 잡힐 거 같은데, 앙? (...) ...아니면 4:2:2을 포기해? 까짓것 4:2:0로 녹화하면 된다지만... 어렵다야.
CPU는 패스! 다음, 메인보드는 CPU 따라 가야죠? 난 AMD 보드 나쁘지 않다고 봐. AM5 소켓은 2025년까지 유지될 반면, 인텔 13세대는 마지막이니까. 게다가 어차피 상위 칩셋으로 가면 인텔이나 AMD나 보드 비싼 건 똑같지 않니? (...) ..그리고 램은 간단하죠! DDR5 32GB 4개 풀 뱅크! 예아!
문제는 그래픽카드인데, 후우... 예전 작업 컴에선 CPU만 따졌잖아? 지금은 어림도 없는 소리가 됐죠.. 게임 컴 뺨치게 강력한 GPU가 필요하다! 특히나 캡쳐원, 다빈치 리졸브에서 그래픽카드 가속이 중요하다!
자, 우리에겐 총 3가지 선택지가 있지. 엔비디아, AMD, 인텔. 이 중 인텔 아크는 아직 멀었더만. 드라이버 불안정이며, 성능이며, 전성비며, 도통 매력점이 없더군. ...그럼 AMD는? 사실 하드웨어 스펙만 놓고 보면 당장 7900XT를 사고 싶어. 20기가 빵빵한 브이램에, 장난 질 없는 320비트 메모리버스에, 아주 좋죠. ...그러면 뭐해! 반 푼이 4070TI에도 밀리는 걸! 특히나 다빈치리졸브에서 AMD와 엔디비아 격차가 엄청나!
정말, 엔비디아 젠슨 황, 황회장, 황통수! 욕이란 욕은 다 퍼붓더라도 결국 그래픽카드는 RTX뿐이니까... 전성비도, 성능도, 어느 하나 빠지는 구석이 없어! 아! 자비 없는 가격은 빠지죠! ...어떻게, 4070 ti가 100만원이 넘냐고! 거기에, 뭐? 메모리버스가 192bit? 야! 황가!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내 4070은 못 사겠다!
그럼 4080 이상 밖에 없지 않습니까... 글카 한 장에 170. 히히히! 170... 미친 거니! 어떻게 전체 구매 예산 중, 그래픽카드가 절반 가까이를 차지 하냐고! 황통수! 강아지 아기! (...) ...그래도 어쩔 수 있습니까. 써야죠. 꼬아서 AMD 쓸 것도 아니고... 에라이!
이상. 지금까지 구상한 견적을 다나와에서 내봤습니다.
360만원... 360... 못 먹는 떡 찔러나 봤네요... ...달콤한 꿈을 꾸었습니다. 빵빵한 컴퓨터로 사진 영상 편집하는 꿈을... 360이 끝이 아니야! 이 좋은 컴퓨터에 모니터가 빠지면 섭하지! 트루 10비트 전문가용 울트라 와이드 모니터! 200 가까이 하니? 하! ...일장춘몽이구나. ...이럴 거 다빈치 리졸브는 왜 샀을까... 흑흑! (...)
이 울분을 황회장에게 보냅니다. ...더 more you buy, 더 more you save. ...는 개뿔!
풍신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