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DO 부산코믹월드
요오, 오늘, 정월대보름입니다! 난 달님에게 소원 한 가득 빌었어. 건강하고, 행복하고, 꿈 이루고, 돈 뭉탱이로 들어오고, 세상에 평화와 사랑이 가득하여라. 에이맨! 대보름에 발맞추어 부산에서는 각종 달맞이 행사가 열렸어. 갈까 말까, 하다 전 가지 않았습니다. 방구석 찐따는 그런 인싸스러운 곳에 적응할 수 없으니까. 야너두? (...)
인사말은 여기까지, 오늘 주제는 부산코믹월드, “부코”입니다. 2월 18일, 19일 양일 벡스코에서 열리는 덕후들의 축제죠. ...후아, 부코는 며칠 전에 칼린쇼에서 다뤘지? 당시 얼마나 하소연을 했게요. 부코에는 10대가 많이 온다느니, 아마추어 코스어님들이 많다느니, 그래서 가기가 주저된다고. 성악설에 기초로 한 내 자신을 못 믿겠다고, 아청아청한 상황이 펼쳐질까봐 걱정된다고, 앙? (...)
이 모든 걱정, 내 기우였다! 역시 난 세상을 좁게 바라본다니까! (?) 코믹월드를 잘 아시는 애청자님께서 충고를 해 주셨어. 서코, 부코는 덕력이 닳고 닳은 분들이 오는 곳이다. 엉큼한 찍새 따위에게 겁먹을 곳이 아니다! 크흑, 충고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제야 서코가 어떤 곳인지, 부코가 어떤 장소인지, 유튜브 영상을 찾아봤다? 그랬더니, 오우야... 여긴, 여긴! 인싸들의 코스장이잖아! 인싸 중에서도 초 인싸들! 일단 무대 감상하시죠.
“실수하면 저지먼트” 팀이었습니다. 박수! ..,.후아, 압도당했다. 무섭다. 두렵다.. 나 정말 몰라서 질문하는데, 코스랑 댄스랑 엮인 이유가 있니? 코믹월드의 전통이야? 아시는 분? (...)
여하튼. 내 옹졸한 걱정은 해결 완료! 코스어를 개인 대 개인으로 만나서, 사고가 터질 거라는 망상! 말끔히 해소됐습니다! 일반인 코스어분들도 팀 단위로 활동하시는구나. 안 그런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럼에도 대다수가 지인 친구 모두 함께 즐기는 장이구나. ..하! 좋아, 아주 좋아! 그럼 난 홀가분한 마음으로 코믹월드로 출동해 보실까! 예매 들어갈까! 입장료 7천원!
..는, 그런데 말입니다. 이젠 너무 “활발”해서 감히 가기가 두려워. ..내가 쉽덕에 도달한 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친화력 만랩 카피바라도 아니고, 그저 방구석 다크템플러잖아? 이런 놈이 어떻게 벡스코 파티장에서 살아남겠니? 따흑... 덕질도 내성적이면 제약이 많구나. 이건 마치, 그래! “봇치”를 예상했건만, 실상은 “이지두댄스”였다랄까! 코믹월드는 그런 곳이었구나. 시시한 프리즘 쇼는 모두 끝났다! (...)
그렇지만, 이런 기회 아니면 내가 언제 인물 사진 연습을 할 수 있을까. 지스타 열리기 전에, 최소 한 번은 24mm, 50mm로 사람을 찍어봐야 하지 않겠니? ...게다가 코믹월드 코스 무대는 “춤”이 위주래. 호오, 움직임이 많은 동작이라? 딱 내가 선망하는 환경이거든! 역동적 찰나를 포착하는 묘미!
벌써부터 두근댄다. 실내에다 댄스면, 어후, 사진 찍기 최악의 조건이구나. 최저 셔속을 얼마로 잡아야 할까? 1/800? 1/500은 지저분하게 흔들리는 경우가 생기더라고. ISO를 800이하로 잡을 수 있으면 좋으련만. (...) 알았어, 사진 이야기 그만할게. ...는, 아니! 어쩌면 나도 기적의 한 컷을 찍을 수 있지 않을까! 부코에서!
그렇습니다. 이 한 장으로 천년돌로 등극하신 하시모토 칸나! ...멋진 포즈, 멋진 사진, 시기 질투에 휩싸이는군요. 나도 이런 장면을 찍고 싶다. 그러나 이렇게 찍고 싶지는 않다. (?) 그게, 만약 내가 이 사진을 찍었다면 B컷 처리 했을 거야. 난 모델님이 내 카메라를 향해 뚫어져라 바라보는 장면을 좋아하거든. 끄응... 참나, 기적의 컷이라 칭송받는 이 장면을, 이 따위로 평가한다고? 이 무슨 안목 떨어지는 행태람. 모델 시선이 날 바라봐야만 하악대는 고정관념, 고쳐야 할까나? (....) ...고민거리가 늘었네.
잠깐, 춤이면 사진보다 영상으로 담는 것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 이참에 영상에 도전해 봐? 난 아직 준비가 안 됐어.. 영상 찍어 본 경험도 없고, 편집 프로그램 다룰 줄도 모르고, 취향도 아니고, 아올... 에잇! 난 여전히 사진을 선택할래! 본능적 선호입니다!
자, 영상작가님은 잠시 귀를 닫아주십시오. 팩폭 들어갑니다.
천년돌이 나온 동일한 장소, 장면이지? 후쿠오카를 기반으로 활동한 DVL! 유튜브 영상 조회 수가 100만, 100만? 뭐 이리 많이 봤어! 맙소사. (...) ...100만에 “불과”하지만! 어! 사진은 어떻죠? 100만을 넘어 천만년 전설이 됐다, 이 말이야! 사진 최고! (짝!) ...자, 이제 영상러들 귀에서 손 떼셔도 됩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에헴.
아무튼, 부코! 갈 것인가, 말 것인가! 그것이 문제로다! ...후아, 지금으로서는 안 갈 가능성 51%야. 도저히 갈 용기가 나지 않아. 참... 전국에 음습한 덕후 여러분! 부코에 가서 분위기를 차분하게 가라앉혀 주십시오! 그래야 나 같은 초 음침한 놈도 스리슬쩍 구경 가지! (짝!) ...인생, 은둔을 위한 나라는 없다. 없나? 없냐고! 흑흑...
에라이! 이지두댄스나 들읍시다! 돌아오는 주, 건강하시고, 사랑하시고,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