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은 최고의 검색엔진이며<-meta />
난 나름 시대의 흐름을 쫓아간다고 생각했어. 테크 유튜버 틈틈이 챙겨 보고, 최신 기기에 관심 많고, 여기에 인문학적 소양도 꽤나 갖췄다고. 근데, 부족했나 봐. 나도 나이를 먹었나 봐. (짝!) ...바로, AI! 알파고가 바둑계를 평정했을 때도, 노블AI가 육덕진 그림체를 그려냈을 때도, 그닥 “위험성”을 체감 못 했거든. 나랑 머나먼 이야기로 취급했죠.
하지만, 챗GPT는 다르다! 질문에 인간답게 대답하는 AI를 보며 경외, 공포, 걱정이 휘몰아쳤어. 단순히 답변이 대단해서가 아냐. 얘가 은근슬쩍 “공감”능력을 보여주더라니까. 불필요한 감탄사, 위로, 사과를 남발하더라니까! 심지어 “거짓말”까지 해요. 편향되거나 틀린 내용을 그럴싸한 문장으로 믿음직하게 풀어놔. 맙소사.
이 엄청난 챗GPT를 주관하고 있는 오픈AI, 이 오픈AI가 누구랑 손잡았다? 마이크로소프트랑 손잡았다. 맙소사. ...마소, 이 놈들이 누굽니까? AI를 학습시키기에 최적의 회사 아닙니까? 자본력 넘치겠다, 서버 시설 넉넉하겠다, 전 세계에 자기 OS, 자기 오피스 프로그램 깔렸겠다, 게다가 최고의 검색엔진 “빙”까지! 다 갖췄네! 반박 시 엣지 알못! (...)
실제로 난 데스크톱 웹브라우저로 엣지를 주력으로 쓰고 있어. 엣지, 괜찮다니까. 크롬 보다 못할 게 없다니까. 츄라이 츄라이. ...거기에 검색마저 “빙”을 사용합니다. 빙은 딱히 여러분께 추천할 만큼은 아냐. 엉뚱한 검색결과를 보여줄 때가 종종 있거든. 그럼에도 왜 난 빙과 엣지에 무한 충성을 보이느냐? 챗GPT 때문에? 아니!
그건 바로, 물질적 보상 때문입니다. (?) 들어는 보셨나. 마이크로소프트 리워드! 빙으로 검색할 때마다 3원을 줍니다. 단, PC검색 하루 최대 90포인트. 모바일 검색 최대 60포인트. 그래서 검색으로 벌 수 있는 일당은 총 150원 되시겠다. 이게 끝이냐? 당신이 엣지 브라우저를 사용한다면 보너스가 붙습니다. 매일 12원 씩 더 벌 수 있습니다. 이게 진짜 끝이냐? 마소에서 하라는 대로 클릭하다보면 매일 35원이 적립됩니다. 하루 총 197원!
얼마나 혜자니? 땅을 파 봐라. 누가 매일 197원을 주나. 매일 50원 남짓 주는 네이버 적립보다 훨 낫다고. 역시 세계적 기업은 다르다고. (...) 꼬박꼬박 197원씩 한 달을 모으면 얼추 5천원 문화상품권이 손안에 들어온다니까. 이걸로 전 게임 사고, 카메라 장비 지르고, 소비 생활 영위합니다. 에헴.
아무튼. 뭔 애기하다 엣지는 최고의 브라우저이고, 빙은 최고의 검색엔진이라 외치고 있는 거지? (...) 아무튼튼! 농담처럼 말했던 이야기가 진실로 변할 처지에 이르렀다, 이 말이야. 챗GPT와 빙의 만남! 구글이 가히 식은땀 흘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나저나 이쯤에서 네이버와 카카오가 걱정 되는 걸. 과연 마소, 구글, 아마존과 같은 거대 AI 사이에서 국내 포털이 살아남을 수 있을까? 데이터 표본, 축적 능력, 시설, 모든 면에서 밀리지 않을까? ..그전에, 빙 이상의 “리워드”를 사용자에게 제공할 수 있을까? 끄응...
일례로 네이버 지식인 봐봐. 지식인은 단순 검색어 입력이 아냐. 무려 사람이 질문에 대답을 해 주는데도 답변자에게 별다른 보상이 없어. 기껏해야 명예 정도 아니니? 답변 채택 수에 따라 절대신, 수호신, 태양신, 등등, 앙? 너무하잖아. ...물론, 무보수임에도 조광현 할아버지처럼 자신의 재능을 기부하시는 분도 계시죠. 차라리 보상이 없는 편이 깨끗할 수도 있죠. 그럼에도! 이용자들의 순수한 열정에 기대기엔 시대가 너무 엄혹하니까!
그래서 오늘 결론은요, 네이버는 돈 더 씁시다. 망하기 직전 까지 온 국민에게 포인트 뿌립시다! 이것이 창조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