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극의 카메라 렌즈 교체법
오늘은 카메라 장비 이야기입니다! 일반인 여러분은 내일 봅시다. ...일단 자랑부터 할게. 짠!
세기몰 세일을 틈타 질렀습니다. 쿠폰 및 세기몰 포인트, 네이버 포인트 모조리 써서 최종 6만 7천원에 낙점 받았습니다. 그래, 이 몸 로우프로 프로택틱 벨트 사용자에 합류했다!
참... 갈 때까지 간 거지. 내 아무리 장비병이 심하다지만, 차마 하네스니, 벨트니, 쌍견장은 절대 착용하고 싶지 않았거든? 카메라만 들고 다녀도 흉조 취급받는 요즘인데, 거기에 군인 저리 가라 할 완전 군장 모드다? 선 넘었지.
그럼에도 어쩔 수가 없었어. 렌즈 교환 카메라를 사 놓고, 정작 렌즈 교체하기 귀찮아서 놓쳐버린 장면이 수두룩 빽빽 입니다. 이래서는 안 된다! 지상 최고의 렌즈 교환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한 벨트 시스템이다! 에라이! 까짓것 상 미친놈 되라지! (...)
사실, 처음엔 “투 바디”를 고려했어. 근데, 투 바디는 투자비용이 엄청나잖아? 주력기와 동급 성능인 카메라 사야지, 메모리 카드 사야지, 플레이트 사야지, 이것만 해도 얼마야? 최소 800 봅니다. (무슨 800?) 하! 서브 카메라라고 안 좋은 거 쓸 이유 있나. 제 꿈은 a1을 2대 쓰는 겁니다. ...흑흑. 이룰 수 없는 꿈이기에 더욱 간절하구나. (...)
이렇게 비용을 투자하면 사용성이 극단적으로 상승해야 하잖아? 헌데, 막상 투 바디를 시험삼아 써 보니 불편하더라고. 다른 문제에 봉착하더라고. 2개의 카메라를 어떻게 소지할 것인가? 메고 다닐 것인가?
블랙래피드 더블 스트랩은 카메라가 너무 덜렁거리고, 그렇다고 스파이더 홀스터를 쓰자니 카메라를 빼고 넣을 때 눈으로 확인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기고, 픽디자인 캡쳐는 두 말할 나위 없이 불편 덩어리에 장비 긁어 먹기 십상이고, 전부 애매한데... 게다가 카메라를 어느 위치에 둘 것인가도 따져야지. 카메라는 오른손으로 잡기 최적화된 구조니까. 오른손이 쉽게 닿을 수 있는 곳에 2대의 카메라를 배치해야 하니까. ...어렵다 어려워.
카메라 운반에 문제가 생기면 난 대게 델타포스 대원 사진을 찾아 봐. (?) 그 분들은 장비에 목숨이 달렸잖아. 그 만큼 적재적소에 총을 배치하거든. 그 위치에 총이 아닌 카메라를 대입하면 모범답안인 경우가 많아.
아하, 주력 총기를 배 중간 즈음에 위치시키고, 오른쪽 허벅지에 홀스터로 권총을 소지하구나. ...엇! 잠깐만, 이와 비슷한 배치 본 적 있어! 코튼 캐리어!
미래에 내가 진성 장비에 미친놈으로 거듭나서 투 바디까지 이르렀다? 난 사진과 같은 방식으로 들고 다니겠어. 코튼 캐리어가 아니더라도 괜찮아. 스파이더 홀스터와 블랙래피드 스트랩을 혼용하는 법도 나쁘지 않겠지.
하지만, 전 아직 투 바디 경지에 이르지 못 했습니다. 온 몸에 카메라 주렁주렁 메달고 부산 앞바다를 돌아다닐 용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다시 원점 회귀한 거야. 투 바디가 아닌, 원 바디에서 렌즈 교체를 쉽게 하는 법!
여기에 대해서는 이미 칼린쇼에서 여러 번 언급했지? 픽디자인 캡쳐 렌즈니, 고윙 렌즈 플리퍼니, 로우프로 렌즈 익스체인지니, 앙? (...) 이 중 렌즈 익스체인지는 잠깐 사용했었습니다. 도중에 포기했지만 말이죠. 왜 포기했냐?
들고 다니기 애매해서야. 좀, 그렇지 않니? 모델 님은 잘 소화하시지만, 우리 같은 일반인이 걸치면 난리난다고. 난 마치 X자 마크 찍힌 도축돼지가 된 듯한 느낌이었어. (...) 더 큰 문제는 어깨 결림! 스트랩이 서로 교차하고, 여기에 배낭까지 메면 더 겹치고, 그래서일까? 렌즈 익스체인지만 맸다 하면 목 주변으로 갑갑함이 몰려왔어.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난 왜 비싼 돈 들여가며 다시 렌즈 익스체인지로 복귀했느냐? ..캡쳐, 플리퍼와 달리 렌즈 익스체인지는 렌즈를 보호해 주니까. 물론 “렌즈 케이스”에 비해서는 완충제가 얇긴 하지만, 그래도 천이 렌즈를 가려준다는 게 어디야. ...그리고, 이번에는 특단의 렌즈 익스체인지 운반책을 같이 구매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벨트!
부디 알아주길 바래. 나라고 절대 벨트 메고 싶지 않았다는 거. 카메라 백팩 사면 벨트부터 빼고 보는 나였다는 거. 고민 고민 끝에 찼다는 거.. 후아... 벨트에다 파우치 단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는 않겠지? 이거 메고 지스타에 가더라도 괜찮겠지? (...) 다른 분들의 모습을 참고해 보실까.
배경이 경기장이라서 그런가, 벨트가 정말 잘 어울리시는구나. 그나저나 “테렐” 작가님은 렌즈 뒷캡 마저 때고 쓰시네? 먼지 유입 걱정 안 되시나? 호오... 먼지 신경 쓸 시간에 렌즈 교체를 1초라도 더 빠르게 하실 셈이구나! 한 수 배웁니다. 이것이 프로다!
다음은 “라레” 작가님.
오우야... 역시 벨트는 죄가 없었어. 내 몸뚱이가 문제지. (...) 늘 느끼는 거지만, 여성 작가님이 벨트, 하네스, 홀스터를 사용하셔야 진국 아니니? 장비를 찬 여성은 아름답다. 정말 아름답다. 내가 남자라서 억울할 지경이다. 성전환 수술 받고 싶다. (짝!) ...벨트에 쌍 홀스터 찬 여성작가님 안 계시나요? 제 이상형입니다. 결혼해 주세요. (...)
예시로 든 작가님 2분 다 “씽크탱크포토” 벨트를 사용하셨더라고. 그래서 나도 처음엔 씽크탱크포토를 알아봤는데, 아뿔싸, 운명은 내게 로우프로를 강요했어. (?) 렌즈 익스체인지가 로우프로 거니까. 로우프로 “슬립락”은 오직 로우프로 벨트에서 100% 호환됩니다. 씽크탱크포토는 로우프로보다 고정단 구멍 크기가 작대.
이상! 나로선 최선을 다해 궁리해 낸 렌즈 교환법이야. 결코 만족할 수 없지만 말야... 후아... 어디 세상 간편한 렌즈 교환법 없을까? ...맘 같아서는 조력자라도 두고 싶어. 24mm! 하면 옆에서 24mm 착 내주고, 135! 하면 타닥 135 끼워서 주고. 블로워로 먼지까지 말끔히 털어주고. ...그렇군. 투 바디란, 카메라도 투 바디, 사람도 투 바디여야 하는구나!
저랑 진정한 투 바디를 구축하실 여성분 연락주세요. 소니 E 마운트입니다. 끼요옷!
그 사진사님은 훈남이였고 제가 그걸 차면 로드호그가 될 것이 자명하여...
저는 가방을 내려놓고 호다닥 갈아끼우고 다시 가방 내려놓고 호다닥...
올해 안에 못참고 바디 하나 더 살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