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책방골목부터 1부두까지<-meta />
오랜만에 내 고장 부산 소식입니다. 첫 번째 뉴스, 보수동 책방골목에 아테네 학당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거의 공사가 마무리 되어 가고 있어. 카페 및 문화공간으로 이용될 거래. 이 공익적인 공간이 놀랍게도 개인이 주도했다면 믿어져? “김대권” 대표님! 원래는 오피스텔을 지으려고 해당 부지를 매입했지만, 장소의 특성을 보시고, 보수동 책방골목의 가치를 알아채시고, 계획을 변경하여 지금의 아테네 학당으로 변경하셨다, 이 말이야! 박수 주세요!
그나저나 이곳이 왜 “아테네 학당”일까? 일단 라파엘로가 그린 아테네 학당 감상하시죠.
이 그림에 나온 책들을 소재삼아 건물을 지었기 때문이래. 예를 들어 플라톤의 티마이오스, 아리스토텔레스의 윤리학, 등등. ...호오, 난 아테네 학당에 책이 등장한다는 사실을 이번에야 알았어. 제가 이렇게 미술에 문외한입니다. 관찰력이 떨어집니다. 따흑.
아무튼. 좋은 소식이죠? 소멸해가는 책방골목에 활로가 될 발걸음일지 몰라. 그럼에도... 저번 주에 책방골목을 방문했더니 또 한 곳의 서점이 문을 닫았더라고. 시대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걸까? (...) ...책방골목에서 유년기를 보냈고, 지금도 책방골목을 사랑하는 사람이지만, 정작 이런 나조차도 종이책을 안 산지 오래됐으니까. 끄응..
그러니, 줘! (?) 지원해 줘! 세금으로! 책방골목 정도의 공간을 보존한다는데 그 누가 막으리오. 이런데 혈세 써야지! 인정? (...) 사라지기엔 너무 애틋한 공간이니까.. 조금은 따뜻하게 바라봐 주세요..
두 번째 뉴스! 이번에도 로망이 엮인 공간입니다. 부산 1부두!
평범한 부두지? 한적한 바다에, 낚시하는 아저씨에, 텅 빈 창고가 덩그러니. 딱히 구경거리도 없어. ..제가 이 조용하기 그지없는 장소를 최근에 2번이나 방문했습니다. 또 갈지도 모릅니다. 왜냐. 1부두의 역사를 느껴보려고! (?)
아는 만큼 보인다. 정말이었어. 1부두에는 우리나라 애환이 그대로 서려있더라니까. 일제침략기 때는 수탈의 최전선이었고, 그러던 것이 6.25 때는 희망의 빛이었고, 참... 반성할 시간도, 기억할 시간도 모두 서린 곳! 그렇기에 부산시가 1부두를 피란유산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할 계획이래.
문제는! 1부두 관할 기초지자체인 부산 중구에서 반대한다는 거다. 이유는 대강 눈치오시죠? (...) 그렇습니다. 역시나 경제 논리입니다. 1부두가 문화재로 등재될 경우, 주변 지역 개발에 차질을 빚으니까. 제2의 “왕릉뷰” 아파트 사건이 열릴지도 모르니까.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해? 1부두, 문화재로서 보존해야 할까? 아니면 쾌적하게 밀어야 할까? (....) 난, 보존에 힘을 싣겠어! 내 가슴이 그리 말한다! 미래는 기억에서 태어난다! 개발이야 북항 재개발이면 충분하지 않습니까! 왜 여기 조그마한 기록조차 없애려고 하십니까!
...라고, 감상에 젖은 부산인이 외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