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메라의 완성은 체력<-meta />
오늘, 내일, 부산 벡스코에서 코믹월드가 열립니다. 오늘 다녀온 사람 있을까? (...) 난 아직도 내일 갈지 말지 판단을 못 내렸어. ..과연 내가 그곳에서 무얼 할 수 있을까? 내가 진심으로 담고 싶은 장면을 만날 수 있을까? 난 정말 코스프레를 좋아하나? 아니면 여성 모델을 좋아하나? 혹은 특정 모델을 좋아하나? 모르겠어...
...나의 시간은 이미 흘러버렸어. 내가 사랑하던 캐릭터는 기억 저 너머로 사라졌지. 우리 동년배들이나 기억하려나. 하! 내 최애 캐릭터라면...
그윽한 라떼향기. 에반게리온 미사토, 공각기동대 모토코, 모두 보라색 기운이 어울리는 그녀구나. 강인한 고양이상 누나들! ...엇? 그러고 보니 DOAX VV에서도 내 최애캐는 보라색 머리의 아야네야. 어라? 내가 보라색을 좋아하나?
그런데 원신 라이덴 쇼군이라든지, 각청이라든지, 여타 등등의 “요즘” 보라 캐릭터에는 딱히 끌리지 않걸랑? 보라색이 핵심이 아닌가? 뭔가가 더 있는데... 앗! 눈동자! 세 캐릭터 모두 붉은 눈빛을 지녔어! 헤에? 내가 빨강을 좋아한다고? 그럴 리가 없는데. 너무 강렬한 색이라 피해 다녔는데? ...는, 잠깐만. 맙소사. (?)
작년 지스타에서 찍은 니케 라피입니다. 아자님이 코스프레 하셨죠. 역시나 붉은 눈동자다. 내 취향의 핵심은 적안이었나! ...는 아니! 스파이 패밀리 요루도 빨간 눈빛이잖아? 근데 요루에게는 별로 안 끌려. 왜죠? 요루 성격이 맹해서 그런가? 혹은 이미 임자가 있는 캐릭터라서? ...어후, 제가 제 취향을 모르겠습니다.
애니는 그만. 게임 쪽 캐릭터 또한 나의 시간은 지나갔어... 요즘 대세는 폰 게임 아니니? 헌데 난 폰 게임을 안 하잖아? 콘솔과 PC만 주구장창 주장하잖아? 호요버스 캐릭터들 잘 모릅니다. 해봤자 원신 벤티 정도만 기억합니다. 벤티는 사랑입니다. (...)
내 심장을 떨리게 할 게임 캐릭터는, 어디보자... 베요네타! 엘든링의 멜리나, 혹은 말레니아! 호라이즌 제로 던에 에일로이! 어쌔신 크리드 카산드라! 평범한 시골처녀 라이자! 또 누구 있을까. 파판7 티파! 메트로이드 사무스 쫄쫄이! 히오스 버전 알렉스트라자! ...물론 제가 가장 보고 싶은 게임 캐릭터는 파판10에 유나지만.. 알아, 너무 옛날 캐릭터라는 거... 볼 수 없을 거라는 거. 압니다..
이러니... 부코에 가봤자 카메라를 꺼내지도 못할 것 같으니까, 가기가 애매한 거야. 푸아하... 그럼에도! 가즈아! 갈까 말까 할 땐 가라! 아무렴! 카메라를 들지 못하더라도 좋아. 장비를 짊어지는 것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 될 테니. (?)
갑자기 카메라 장비 이야기로 전환합니다. 에헴. 일반인 여러분은 조기 퇴근 하셔도 괜찮습니다. ...자, 장비가들이여. 여러분의 가방은 얼마나 무거운가? 단단히 마음먹고 출사하는 경우, 앙? ...난 대략 12KG 정도 나가. 삼각대는 제외한 무게입니다. ..12KG? 막상 메면 죽습니다. 어깨가 부들부들합니다.
무거운 것이 싫으니까, 최대한 사용할 장비만 챙겨가야지. 문제는 뭐다? 난 쓸 것 같은 장비마저 빼는 경우가 많았어. 가령 작년 지스타 때 24mm 렌즈를 끝내 가져가지 않았지. ..다시 생각해도 내 자신에게 화가 나네! 고작 450그램 줄이려고 24mm를 포기해? 이 나태한 놈!
아무튼. 12KG에도 쩔쩔매는 제 모습을 반성했습니다. 모텐 힐머 작가님의 가방을 보고 말이죠.
작가님이 주력으로 사용하시는 삼각대, 비디오헤드, 600mm 대포, 그리고 니콘 카메라. 이것만 10KG에 달합니다. 지쟈스., 가방은 아직 까지도 않았죠? 가방 전체 무게는 35KG입니다. 홀리 몰리.. 경악스러운 사실. 작가님은 무게를 개의치 않으셨어. 주력장비를 내려놓은 배낭 무게가 25KG이라고, 가볍다고 하셨어. ...탄복합니다.
뭐, 모텐 힐머 작가님은 야생 동물이나 풍경을 찍으시니까, 장비가 무거울 수밖에 없죠. 그럼 도심을 촬영하는 작가님은 어떨까? 가볍지 않을까? 했는데, 어후...
크리스 하우 작가님입니다. 보는 내 허리가 휠 것 같네. ..렌즈를 4개나 들고 다닌다고요? 그것도 모자라 삼각대에, 드론에, 보조배터리에, 마이크에, 필터에, 각종 청소도구까지 들고 다닌다고요? 이래놓고 뭐라고요? 필수적인 것만 들고 다닌다고요? 주작 아닙니까! (...)
이 두 분에 비하면 난 경량 중에 경량이지.. 물론 괜한 장비들 치렁치렁 들고 다녀서 좋을 거 없지. 원렌즈 원바디로 승부 보는 작가님도 많으시지. 그럼에도 지스타처럼 전력을 다해야 할 행사장에서는 무게를 감당하는 게 낫지 않을까? 내 생각은 그래... 흑흑... 24mm는 갖고 가야했어! 한이 맺혀서 그래! (...)
그러니 이번 부코 때 예행연습 하려고! 내가 얼마나 들 수 있는지 시험해 보려고! 안 쓸 것 같은 라이트며 미니 삼각대도 일부러 모조리 담았어. 에라이, 이렇게 된 거 삼각대까지 들고 가? ..는, 죄송합니다. 오버했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삼각대는 아니죠. 삼각대까지 멨다간 저 죽을지도 모릅니다. 농담 아닙니다. (...)
여하튼. 오랜만에 인싸들 공간에 출격이네. 두렵고 두려워. 후... 살아 돌아오길 기원해 줘! 부디 내가 사랑하는 캐릭터를 포착할 수 있길 빌어줘! 셔터를 누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