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대한제국군이었군요<-meta />
3월 1일! 기쁜 날이죠. 일제 식민통치에 저항하고, 독립선언서를 만방에 선포한 날. 다 같이 만세 한번 펼치실까요? 대한 독립 만세! (..,) 독립의 기운이 모두에게 가득하여라. 새 학기를 맞이한 급식, 학식들이여. 축복받으라.
아무튼. 3.1절을 맞아 변명 하나 할게. ...내 루리웹 아이디가 “풍신의길”이잖아. 끄응... 눈치 빠른 분들은 내가 뭔 말 할지 느낌 오시죠? ...풍신의길? 풍신수길!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한자 이름! 저런 매국노를 봤나! ..,이런 오해를 살까봐 내가 얼마나 노심초사 했다고.
우리 가족을 걸고 선서할게. 난 그저 바람처럼 살고 싶어서 “풍신의길”이라 지은 거야. 도요토미 히데요시고, 풍신수길이고, 그런 고차원적 의도는 전혀 없었어. 아예 풍신수길이 누군지도 몰랐어. ..,.믿어 주세요. (...)
나만 내 아이디에 괜히 자격지심 갖는 걸까? 하아... 최근 부산 코믹월드에서 인연이 닿은 코스어님과 통성명을 하는데, 차마 날 “풍신의길”이라고 칭하기 꺼림직 한 거야. 후우... 그래서 필명을 바꾸려고. 뭐가 좋을까나.
후보군은 생각해 왔어. 하나가 “도바람”. 다른 하나는 “바람길”. 여러분은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들어? (...) 흐음, 난 어감 상으로는 바람길이 좋아. 우리말이고, 소박하고, 앙? 근데 중의적 의미를 따지자면 도바람이 낫단 말이지. “도”라는 게 여러 뜻을 내포하니까. 끄응... 선택하기 어렵구만.
자! 내 별칭 작명소는 여기까지. 오늘 진짜 다루고 싶었던 주제로 들어가 보자고. 바로, 대한제국군 코스프레! (?)
며칠 전 유게에 올라온 글이야. 난 보고 가슴이 뜨끔했어. 그럴 것이, 지스타에 가면 웬 일제 강점기 시절 군인 복장을 한 코스어 분이 보였거든? 최근 부코에서도 봤구나. ..난 당연히 일제 군인 코스인 줄 알았어. 속으로 혀를 찼다야. 아무리 자유로운 대한민국이라지만,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황국노예를 자처하느냐! 예끼! 대마도 너머로 꺼져라! (...)
근데, 그게 다 오해였단 말이잖아? 그 분들은 대한제국군을 코스프레 하셨던 거잖아? 맙소사... 죄송합니다! 제가 무식했습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그럼에도, 너무나 오해하기 쉽다, 이 말이야!
인정할 건 인정합시다. 알고 봐도 일본풍인데? (짝!) ...당연했어. 1900년 이후로 대한제국은 일본 군복 형태를 모방하기 위해 노력했대. 아무래도, 시대가 그러니까... 일제의 입김이 강해지고, 일본식이 세련된 것으로 인식되고, 1905년에는 을사늑약으로 외교권까지 박탈당한 상황에서, 대한제국군은... 예... 그렇지요...
안 되겠다. 난 일제 군복이랑, 대한제국군 군복이랑, 명확히 구분할 자신이 없어. 옷에 얽힌 씁쓸함까지 털어낼 도량이 부족해. ...그러니, 대한제국군 코스어님들게 부탁드립니다! 코스 하실 때 태극기 달아주십시오! 태극기도 모자라. 역사적 유례 3줄 요약 팻말 들고 다녀 주십시오! 그래야 저 같은 오해분자가 생기지 않습니다! 인정? (...)
끝으로, 독립을 위해 애쓰신 모든 분들을 향해, 고맙습니다! 큰 절 올립니다!
부산 동네유지쯤 되시니 붓싼바람도 정감가고 괜찮을듯 합니다.
오해를 살만한 군복 디자인에서 느껴지는 씁쓸함만큼이나 호국의 기념일에 당당하게 매국노 선언을 하는 놈들이 많아 황당한 하루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