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창 예방엔 바세린
평안한 일요일 저녁 보내고 계십니까? 난, 살짝 가렵미지근한 시간을 보내고 있어. (?) 그게, 사타구니와 회음부 사이에 여드름도 아닌 것이, 발진도 아닌 것이, 이상야릇한 피부 벗겨짐이 발생했거든. 마치 “욕창”처럼...
욕창. 오랜만에 꺼내는 낱말이구나.. 여기 저처럼 욕창에 안 좋은 추억을 가진 분 계십니까? ..증조할머니께서 치매에 걸리고, 곧 이어 욕창에 시달리셨어. 가족이 순서를 돌아가며 자세를 바꾸고, 목욕을 시켜드리고, 그랬지만 한번 발생한 욕창은 치유가 안 되더라고... 살이 타들어가며 나는 냄새... 그 냄새를 평생 잊지 못 할 거야.
두렵습니다. 무섭습니다. 어쩌면 우리 아빠, 엄마도 욕창에 걸릴지 모르니까. 하물며 나도 예외일 수 없죠. 시간은 모두에게 평등하기에, 우리는 다 같이 늙기에.. 욕창 발병률은 나이 대와 밀접한 관계를 갖더라고. 70이 넘어가면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겠더라.
욕창이 썩을 놈인 게, 유독 약자를 파고들었어. 당연한가? ...가난하고, 아프고, 노쇠한 사람들.. 잠깐, 섬뜩한 자료 보시죠.
맙소사... 집에서 돌보는 것 보다 시설에서 욕창이 6.5배나 더 높게 발생한다고? 왜지? ...아무래도 시설에서는 가정만큼의 사랑, 정성을 쏟을 수 없기 때문인가? (...) 그렇다고 욕창을 가족에게 일임하기에는 너무 고통스러운 과정이잖아. 간병 생활에 효자 없다는 말이 괜히 나오겠습니까... 후아...
통탄은 그만. 우리가 욕창에 그나마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을 살펴봅시다. 멀리 갈 것 없이 내 사타구니 사정을 완화시켜 봅시다. (...) 여타 질병과 마찬가지로 욕창 또한 예방이 최고래. ...피부에 상처 나는 행위를 자제하고, 청결을 유지하고, 몸을 자주 뒤집고. 한편 전기장판이나 온돌이 욕창에 악영향을 준다네? 좋아. 어차피 난 한겨울에도 장판이며 보일러 안 트니까! 이 기세 죽을 때까지 유지하겠습니다. 도전! (짝!) ...죄송합니다.
그리고 욕창 예방 크림을 바르면 좋다고 합니다. 피부가 접히는 곳, 대소변이 닿는 곳, 세균 번식이 쉬운 곳에 듬뿍 발라주세요. 헌데 문제는 뭐다? 예방 크림 가격이 비싸다. 1만 4천원에서 비싼 건 4만원이 넘어간다. 이럼 나가린데...
자본주의 장벽에 건강을 내려놓을 즈음, 유튜브에서 한 줄기 희망을 시청했으니! 일산자애병원 홍성준 정형외과 전문의십니다.
선생님 가라사대, 바세린을 써라! 욕창 예방 크림이랑 성분 똑같다! 싸다! 크흑, 센세! 큰 절 올립니다. 고맙습니다!
난 여태 썬로션이나 바르고, 엄마가 쓰는 알로에 크림 정도나 발라봤지, 바세린은 친숙하지 않걸랑. 바세린이라면 해봤자 커뮤니티에서 밈으로 접하게 다였어. 왜, 바세린을 최초로 개발한 로버트 체스브러는 바세린 안정성을 증명하기 위해 시식을 했다며? 그래서 96세까지 장수하셨다며? 브라보. 로버트 선생님 존경합니다.
아무튼. 이참에 바세린에 대해 조사해 봤는데, 오우야. 거의 만능에 가깝더라고. 손 트는 거 방지하지, 화장 지울 때 유용하지, 윤활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바르지, 심지어 콧물이 심할 때 콧속에 바르면 증상이 완화되기까지 한대. 뿐인가? 촉촉한 성관계를 위해서 뿌리지, 앙! (...) 다만 바세린을 러브젤 대용으로 사용하는 건 말리더래요.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곳에 들어갈 거, 이왕이면 “수용성” 제품을 사용하래요.
이상! ..새로운 한 주, 댁에 바세린 한 통 마련하심은 어떠십니까? 촉촉하게 발라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