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파즈 포토 AI를 위한 컴퓨터 구상기<-meta />
어제 토파즈 포토 AI에 대해 떠들었죠? 어쩌면 세상 가장 강력한 “디노이즈” 소프트웨어. 잠깐 비교 사진 보실까요.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토파즈에서 노이즈 제거 한 결과물입니다.
흡족! ...참, 석 달 전만 하더라도 부족한 부분이 많이 보였거든? 샤픈을 과도하게 넣는다든지, 색이 떡진다든지, 인물 사진에서는 유령 현상까지 보였으니까. 토파즈고, AI고, 내 기대를 충족시키기엔 한참 멀었다고 생각했어. 그런데, 호우! 엔진 업데이트 한 방에 역사가 뒤바뀌었습니다. 이 정도면 만족합니다! 당장 지르고 싶습니다!
..는 아직이야. 참고 기다려야 해. (?) 성능 때문에 구입을 미루는 건 아냐. 다른 요인 때문에 보류하는 거지. 일단 가격, 토파즈 포토 AI 정가는 199달러입니다. 오늘자 환율로 26만원에 달합니다. 맙소사... 간간히 40달러 할인을 하니까, 그때는 159달러니까, 세일 할 때까지 버팅겨야죠. 혹은 디노이즈 AI만 79.99달러에 개별 구매하는 방법도 있는데, 글쎄다, 이왕이면 완제품으로 사는 게 낫지 않을까나?
다음, 토파즈 포토 AI를 원활히 돌리기에 내 컴퓨터 사양이 딸려. 사진 1장 노이즈 빼는데 많게는 2분 넘게 걸리더라고. 푸하... 참고로 제 사양은 i7-6700K, 32GB RAM, GTX 1070입니다. 사진에 취미 들린 주인놈 요구 들어주기엔 벅찬 사양이지. 업그레이드를 하긴 해야 하는데, 참...
문제는 뭐다? 통장 잔고께서 업글을 윤허하지 않는다! 바닥까지 긁어봤자 CPU, GPU 둘 중 단 하나만 겨우 바꿀 수 있다! 흑흑... 자! 여러분이 내 처지라면 어느 쪽을 바꾸겠어? CPU? GPU? (...) 애매합니다. 그래서 물어봤어! 토파즈 고객센터에, 당신네들 프로그램 속 시원하게 쓰려면 무엇부터 업그레이드 하는 게 좋은가! ...곧 답장이 왔습니다.
고객님, RTX 4090 사세요. 브라보치아노! ...후우, 인생... 4090, 사고 싶습니다. 격하게 지르고 싶습니다. 응, 그래서 280만원! 그래픽카드가! 더해서 파워까지 바꿔야죠! ..이렇게 무지막지한 녀석을 내가 무슨 수로 마련하겠습니까. ...이게 나라냐! (...)
다행히, 디노이즈 한정해서는 3060 이상만 되더라도 준수한 성능을 보여주더라고.
분수 넘치는 욕망을 버리고, 3060에 안착할까! 그럴까! 그래야 하나! ...는, 아니! 컴퓨터 푸어가 될지언정, 이 몸은 최소 4080이상을 원한다. 합리적 이유 따위 없다. 거기 4080이 있기 때문에 가는 거다. 4080? 살 바에 4090 사지. 그래서 최종 40909입니다. 반박 시, 어쩌라고. (짝!) ...머나먼 꿈 앞에서 눈물만 훔칩니다..
이렇게 온 정신을 그래픽카드에 집중하고 있을 무렵, 토파즈 게시판에서 솔깃한 글을 발견했어. 어떤 사용자 왈, 토파즈 포토 AI는 GPU보다 CPU로 처리했을 때 결과물이 더 좋다. 정말? ...만약 이 소문이 사실이라면 굳이 GPU부터 업그레이드 할 이유가 없잖아? 그나마 저렴한 CPU를 바꿔도 괜찮잖아? 바로 실험에 들어갔습니다.
하나는 CPU로, 다른 하나는 GTX1070 GPU로 처리한 사진이야. 구분이 되십니까? (...) 난 아무리 뚫어져라 쳐다봐도 차이점을 모르겠어. 속았나! ...다만, 처리 속도는 둘 간 제법 격차가 나더라. CPU보다 GPU 쪽이 2배 가까이 빠르더라고. 호오.
몰라, 난 디노이즈만 한정해서 실험 했거든. 혹시 샤픈과 기가픽셀까지 같이 먹이면 CPU 쪽이 더 깨끗한 결과물을 보여줄까? (...) 이거까진 차마 테스트 하지 않았어. 왜냐고? 선명도랑 화소뻥튀기까지 켜니 컴퓨터가 멈추려 그러더라! 진행 바가 움직이질 않더라!
워워. 펀쿨섹... 그럼 GPU가 아닌 CPU부터 바꾼다 쳐. 난 단연 AMD 7950X를 점지하겠어. 에코모드에서 전성비가 탁월하거든. 뭐, 마음 같아선 7950X3D가 더 끌리지만, 3D가 좀 비싸야 말이죠. ...그런데 말입니다. 토파즈 포토 AI, CPU 벤치 결과를 봤더니.
7950X가 인텔 13600K랑 짝짜꿍 거리고 있습니다. 하! ..13900K, 13700K는 한 급 이상의 성능을 보여주고요. 푸하... 역시 작업은 인텔인가! 내 생에 AMD 쓸 일은 없는가! 리사수 누님! (...)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인텔 13세대로 가기엔 뒤가 켕겨. 그럴 것이, 13세대는 변혁의 황혼기 아니겠습니까? 인텔 10나노의 마지막, 앙?
인텔로 간다면 14세대까지 버텨야지, 아무렴! 다음 세대에 메인보드 칩셋 바뀌어, CPU 소켓 바뀌어, DDR5로 완전히 이행해, 결정적으로 4나노 공정 미세화까지 이룩하는데! 어떻게 안 참겠습니까! 메테오 레이크! 칭호마저 기깔난다! ...24년 출시예정, 그때까지 버텨! (...)
아무튼... 머리가 아찔합니다. 마음이 피폐합니다.. 슬프다야.. 장만하고 싶은 것은 산더미인데, 현실은 냉혹하구나... 괜히 주저리 고민하고, 떠들었나 봐... 잠깐, 이것이 AI시대의 병폐인가! 당신의 인생, 그래픽카드 등급에 좌우될 지어니!
모두가 4090이어라!
단지 속도만 다릅니다.
암산으로 1부터 10까지 모두 더하나, 계산기로 1부터 10까지 모두 더하나 결과는 똑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