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파즈 포토 AI로 카메라에 날개 달기
토요일, 계속해서 카메라 썰을 이어가겠습니다. 우선 사후점검부터 할게. 토파즈 포토 AI! 한 사용자가 제보를 했습니다. “픽셀 뻥튀기”를 할 때, CPU로 처리하는 것이 GPU를 이용한 것보다 더 좋은 결과물을 뽑을 수 있다. ...진실일까요? 제가 직접 실험해봤습니다. 인물, 동물 각각 진행했지요. 위가 CPU, 아래가 GPU로 “기가 픽셀”한 사진입니다.
어떠십니까? 차이가 느껴집니까? (...) 난 모르겠어. CPU나 GPU나 똑같구먼! 괜한 뜬소문에 전기만 낭비했습니다! ...몰라. 난 정식버전이 아닌 데모에서, 그것도 프리뷰 화면을 비교했으니까, 혹시 정식버전에서 전체 렌더링한 결과물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 이 문제는 제가 토파즈 포토 AI를 구매하고 나서 다시 한 번 더 실험해 보겠습니다.
그래서, 요 며칠간 토파즈 포토 AI를 주구장창 파헤쳤지요? 난 이미 구매하기로 마음먹었어. 빨리 세일하면 좋겠다야. ..그럼 왜 난 토파즈 포토 AI에 집착하느냐? 그게, 이 프로그램 하나로 내 장비 인생 노선이 달라지거든.
가령, 소니 RX10M4를 들어봅시다. RX10M4는 내게 정말 뜻깊은 카메라야. 내가 사진에 본격적으로 취미를 붙일 무렵부터 함께한 녀석이걸랑. 24mm에서 600mm, 무시무시한 화각을 지녔습니다. RX10은 사랑입니다. 죽을 때까지 같이 가즈아!
헌데... 최근 들어 RX10을 중고로 처분할까 정말 정말~ 고민했다? 왜냐! RX10은 풀프레임이 아니니까! 풀프레임 대비 약 1/7 면적의 1인치 센서니까! ...태양이 비치는 곳에서는 RX10이 제 힘을 발휘해. 그러나 해님의 가호가 미치지 않는 순간, 노이즈가 작렬합니다.. 기기에서는 ISO 12800까지 지원한다만, 현실적으로는 3200까지가 한계 같아. 그럴싸한 사진을 얻으려면 ISO를 더 낮춰야 하고 말야. 최대 800정도? 푸후...
하지만! 여기서 AI 센세가 출동하면 어떨까! 강력한 디노이징! RX10M4, 주광 수풀 그늘 속 조그마한 새를 ISO 2000으로 찍은 사진입니다. 왼쪽이 캡쳐원 보정본, 오른쪽이 토파즈에서 한 번 더 노이즈 제거 먹인 결과물입니다.
괜찮지? 노이즈 때문에 자글거리지 않지? 까짓것 ISO 3200까지는 풀프레임 센서 남부럽지 않겠는데? 이럼 상황 역전이지! 난 계속해서 RX10을 사랑할 수 있지! 지상 최고의 만능 화각 카메라! ..물론 어둑한 실내나, 더욱 어두컴컴한 밤에는 ISO 3200으로도 감당할 수 없겠다만, 크흠. 그래도 3200이 어디야. 감지덕지죠.
자, 노이즈의 벽을 뚫은 김에, 한 걸음 더 욕심내 봅시다. 토파즈 포토 AI의 샤픈, 기가픽셀 기능은 어떨까! 왼쪽이 원본, 오른쪽이 디노이즈와 함께 픽셀 6배 뻥튀기한 사진입니다.
흐음, 기가픽셀은 좀 거시기한데! 체감이 안 된다랄까! 아무리 토파즈가 업계 최고 픽셀 뻥튀기 기능을 보여준다 한들, 아직이다! ..이어서, 샤픈! 이실직고하겠습니다. 샤픈은 캡쳐 자료조차 삭제해 버렸습니다. 너무 보기 싫어서요! 모든 픽셀에서 인공감미료 맛이 나더라니까! 선명하다 못 해 눈이 아플 지경이었어.
이상, 토파즈 포토 AI로 RX10에 날개를 달아봤습니다. AI가 하루하루 더 정교하고 믿음직한 날개로 거듭나길 희망합니다. 그럴수록 RX10은 창공으로 날아오를 수 있겠지요. ...잠깐만, 이거 너무 RX10을 찬양만 했나? 내 말만 듣고 덜컥 RX10 지르는 분 계실라. 지금부터 RX10의 결정적 단점을 열거하겠습니다. 기립하시오. (...)
첫째, 초점 위치 이동 조이스틱이 없다! 플렉시블 스팟이라도 쓸라치면 귀찮아 죽어. 딴에는 터치패널이니 터치패드로 초점위치를 이동시키라지만, 아니! RX10의 터치패드는 없는 셈 치십시오. 속 터집니다! 고장 난 마우스로 커서 이동시키는 격입니다!
둘째, “리얼 타임 트래킹“을 지원하지 않는다! 리얼 타임 트래킹이 무엇인지, 영상으로 확인하시죠.
리얼 타임 트래킹이야말로 소니 AF 기술의 정수지. a7r4, a7c가 나올 즈음에서 탑재됐습니다. 참, 소니가 마음만 먹으면 RX10M4에도 리얼타임 트래킹을 넣을 수 있을 텐데, 응, 천하의 소니가 그럴 리가요.
펌웨어 업데이트로 리얼 타임 트래킹을 획득한 바디는 a9이 유일해. 이 펌업 하나로 a9은 새 생명을 얻었고, a9m2 판매량 감소에 일조했다는 풍문입니다. ..참고로 RX10M4 센서는 a9, a1과 같은 적층형 센서입니다. 그렇기에 1/32000까지 셔터 스피드를 올릴 수 있고, 초당 24연사까지 갈길 수 있으며, 이 모든 게 블랙아웃 프리로 작동합니다. 크흑! ..이처럼 좋은 센서에 리얼 타임 트래킹이 빠진다는 게 말이나 될 소리냐? 정말 탐욕의 소니다!
RX10M4에는 리얼 타임 트래킹 대신 “락 온 AF”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락온 한 거 마냥 초점이 피사체에 찰싹 붙을까요? 천만에! 최상의 조건에서나 겨우 될까! 락온 AF는 머릿속에서 지워버리십시오. 냉정하게, 못 씁니다.. 어차피 동물 EYE AF를 쓰려면 락온 AF를 꺼야 해. 두 기능을 동시에 켤 수 없거든! 아오! 소니!
아무튼. 소소한 단점에도 여전히 RX10M4는 매력적인 카메라입니다. 중고로 싸게 구매할 수 있다면, 츄라이츄라이. 단, 신품을 사는 건 말리고 싶어. 2017년에 나온 카메라니까. 세월은 속일 수 없습니다. ..글쎄다, 미래에 RX10M5가 나올까? 난 비관적이야. 1인치 센서 카메라는 이제 스마트폰에 밀리는 추세니까... 갤럭시 23 울트라 메인 센서가 1/1.3인치지?
그럼에도 보고 싶네! RX10M5! ...는, 아니지. 그 전에 RX10M4에 리얼 타임 트래킹이나 업데이트 해 달라! 제발요! 소니여! 대답 없는 메아리! 끼요옷!
위에 예시 사진들 자동 기능을 사용 하신거 라면...
사진에 맞게 수치를 변경해보세요.
저도 거의 70%는 자동으로 하지만, 30%정도는 사진에 맞게 수치 변경해서 사용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