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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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이 인간은 왜 카메라 플래시와 작별했는가 (8) 2023/04/18 PM 11:28





이 인간은 왜 카메라 플래시와 작별했는가

 

 

오늘은 내 카메라 장비 인생에 있어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 날이었어. ...플래시! 중고로 처분했다! 플래시, 동조기, 미니 소프트박스, 다 팔았어! 박수 주세요! (...)

 

후아... 플래시, 사진을 찍는다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장비인가? 장비지? ...근데 난 지난 1년 동안 플래시를 단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어. 에휴... 변명하자면, 난 플래시를 들고 다닐 만큼 사진에 진지하지 않아. 솔직히 1인 장비가가 플래시를 어떻게 감당하니? 동조기 달아야지, 조명 받침대 깔아야지, 큼지막한 소프트박스 펼쳐야지, 난 못 해! 안 해! 그 무거운 것들 짊어지다 골병들어! 오직 태양광! 태양 만세다! (...)

 

...그러나 이런 나도 인공광이 간절히 그리울 때가 있거든... 엊그제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서브컬쳐 페스티벌이 그랬어. 벡스코 와 보신 분은 아실거야. 벡스코 실내조명 상태가 엉망이거든. 어둑해서 ISO가 치솟거든. 후보정으로 잡을 수 없을 만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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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스피드 1/500초. 조리개 F2.8에서 ISO가 8000을 찍었어. 8천? 캡쳐원에서 노이즈 쫙 밀고, 토파즈 포토 AI에서 다시 쫙 밀고, 그럼 비교적 깨끗한 사진을 얻을 수 있을 거라 믿었어. ...는 어림도 없는 소리. 현실은 이렇습니다.내 벡스코 실내에선 무조건 단렌즈 쓰고 만다. 다짐한다! 아악! (...)


다행히 무대 아래에서 찍은 사진은 빛이 그나마 좋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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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 박지님이야. 각도가 아쉽고, 서둘러서 아쉽고, 아쉽고 아쉬워... 조리개 F1.6, 셔터 속도 1/60초. 비교적 넉넉한 조리개와 셔터속도임에도 ISO가 320이야. 벡스코! ...딴엔 후보정으로 얼굴에 빛을 비추었지만, 그래도 어둡지? 난 어둡게 느껴... 내 눈에 비친 박지님은 사진보다 108배는 더 예쁘셨다고. 그런데 난 그 모습을 제대로 담지 못 했어... 이 때! 작은 조명이라도 갖추었더라면 어땠을까! 호수 같은 눈동자에 윤슬을 일으킬 광원이!

 

웃긴 건 뭔지 알아? 내 가방 속에 자그마한 LED 조명이 있었다는 거야. 준비성만 철저해요! 쓰지도 않을 거! 쓸 생각조차 까먹을 거! ...워워, 죄송합니다. 개인 하소연을 늘어놓고 있네요. 자중하겠습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지금 있는 지속광이라도 제대로 쓰자, 다짐했어. 아무렴! ...그래, 대 영상 시대에, 이제는 지속광이 주류다, 이 말이야. 빵빵한 LED 전구와 함께라면 순간광 광량 남부럽지 않다, 그 말이야.

 

생각해 보면 지속광이 순간광 대비 장점이 많구나. 순간광처럼 동조 속도니, 셔터 스피드니 따질 필요가 없잖아? 연사를 마음껏 갈길 수 있어. ...그리고 “쉬워”. 지속광은 카메라 LCD에서 빛의 양과 방향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까. ...결정적으로 취미수준에선 지속광이 순간광보다 훨씬 싸니까! 아마추어 LED 판때기면 10만원 하나? 반면 소니 정품 가이드 넘버 46 플래시가 무려, 46만 9천원! 싸우자 소니!

 

아무튼. 난 플래시와 작별하고, 조박만한 LED 조명에 만족하기로 했어. 뭐, 이래봬도 근거리에서 약 1.5스탑은 확보되더라고. 괜찮지? 그치? (...) 다만, 미련은 남아. 지속광이나 순간광이나, 특성은 같으니까. 광원의 면적이 넓어야 고급진 분위기가 나오니까. ...내가 갖고 있는 휴대용 LED 조명은 가로 14.5cm, 세로 7.5cm 밖에 안 돼. 이것보다 조금만 더 컸으면 좋겠어. 한, 아이패드 11인치 정도?

 

..잠깐만, 아이패드? 어? 엇! 아이패드 화면이 곧 LED 조명판이잖아! 아이패드 프로 11인치가 600니트 밝기! 12.9인치는 XDR 1000니트! 전천후 휴대용 조명!

 

아닌가? 아무리 그래도 아이패드를 조명으로 쓰기엔 광량이 부족한가! 유튜브 영상으로만 봐선 광량이 턱도 없는데! 아잇! 내가 아이패드를 써봤어야 말이지! 흑흑... (...)

 

이상! 제가 왜 플래시와 작별했는지, 왜 손바닥만 한 LED 휴대용 조명에 만족할 수밖에 없는지, 왜 갑자기 아이패드 밝기를 연구 하고 있는지, 일장 앙탈 부렸습니다.

 

한편, 아픈 만큼 성장한다지만, 너무 아파.. 내 인생에 박지님을 또 언제 만날 수 있겠니..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 담아두어야 할까.. 워워! 한탄은 그만! 이번 실수를 발판 삼아 올해 지스타에서는 제대로 찍자! 아자!

 

그런 의미에서, 독수리 오형제 OST, Let’s fly 들으며 오늘 쇼를 마무리합니다. soar into the LIGHT!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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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켓풀    친구신청

한때 정말 잠시 미쳤다고 오두막쓸땐 그리 가지고 싶었던게 플레시였는데 대체 물건이 없는건 둘째고 이상하게 풀리지도 않고 중고도 없어서 못써보긴 했지만
거대한 오두막에 세로그립 붙여두고 거대 플레시로 사람들 눈뽕을 선사해주던 같은 반 형은......멋졌고 결과물도 너무 멋졌었어요 그냥 형이 멋졌던건가 ㅋㅋㅋ

풍신의길    친구신청

플래시에는 로망이 있는걸까요! 그럼에도 너무 비싼것 같습니다. 다행히 요즘은 고독스나 SMDV에서 그나마 합리적 가격에 제품을 선보이는것 같습니다!

하늘의 인    친구신청

피사체에 따라 플래시 필요유무가 갈리는거 같아요. 전 당장 아이돌을 주로 찍는데, 당장 옆에서 스보 터트리기 시작하면 그날 하루 사진 전체를 조지거든요...내 결과물 방어를 위해서라도 스보를 달아서 터트려야 어느정도 방어가 되기때문에...그 외에도 출퇴근길 찍는다 그럼 새벽에 가서 찍는 경우도 있고, 해떨어진 밤에 야외에서 찍는 경우도 있기도 하구요...피사체가 주로 누가 되느냐에따라 캐바캐가 맞는거 같습니다...

풍신의길    친구신청

아하. 말씀대로 아이들에게 스토로보를 터뜨리는것은 고민을 무척 해야겠군요. 저도 기억을 돌이키니, 제가 어렸을때 플래시만 보면 눈이 부셔서 피했었군요! 플래시는 피사체와 협의가 한번더 필요한갓 같습니다.

하늘의 인    친구신청

아이들이 아니라 아이돌이요...아이돌을 찍다보니 한 대상을 두고 촬영자가 많은데 옆사람은 스보쓰는데, 저는 안쓰면 제가 옆사람들 스보에 설정된 노출값이나 노출시간등은 아예 모르다보니, 카메라 세팅 자체를 망쳐요. 전 스보를 완전 없는 상태서 카메라를 세팅했는데, 바로 옆에서 스보가 터지니 과노출로 인해 그 날 데이터가 싸그리 망하는거죠...근데 저도 스보를 쓰게되면 옆사람 스보랑 상관없이 건지는 사진이 생기는거구요.

풍신의길    친구신청

아이고. 아이돌을 아이들로 잘못 읽었습니다! 죄송합니다!
말씀대로 옆에서 플래시를 터뜨리면 각자 카메라 노출값이 틀어진 사진이 찍히겠군요! 반대로, 지속광의 경우에는, 어두운 곳에서 옆 사람의 조명 덕분에 오히려 이득을 보는 경우도 생기겠군요. 조명은 역시나 고려할 게 많네요!

가리나    친구신청

왜 저기서 셔속을 1/500이나 주셨는지 모르겠네요. 격한 움직임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1/180~250 정도 두고 찍어도 충분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그정도 지속광으로는 위 상황에서 코앞까지 다가가 찍는게 아니라면 써먹을수도 없었을 겁니다.

풍신의길    친구신청

말씀대로 1/250이었으면 어땠을까 후회합니다! 무대인물을 찍을땐 블러가 생길까 되도록 1/500 이상을 두었습니다.
말씀대로 무대 인물은 조명이 소용이 없겠군요! 밝은 렌즈와 적절한 셔터스피드로 승부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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