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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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털 고르기 마려운 밤 (0) 2023/04/28 PM 10:27





털 고르기 마려운 밤<-meta />

 

 

유튜브 알고리즘은 신기하지. 내게 대뜸 앵무새 각질 털어내는 영상을 추천해 줬어.

 

앵무새가 저렇게 많은 부스러기를 흩날린다고? 여러분은 알았어? 난 이번에 처음 알았어. 맙소사... 개털 이상이잖아! 내가 바닥에 흘리는 머리털, 고추털보다 108배는 더 많겠다. 멋모르고 앵무새 키웠다간 청소기 불타오르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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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은근 중독되지 않니? 저 파릇파릇한 “Pin Feather”를 사글사글 긁어내는 묘미! 참, 나도 어쩔 수 없는 유인원 자손인가 봐. 털 고르기에 환장하듯 끌리는 거 보면 말야. 야너두?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는 원숭이다.

 


머리 한 올 한 올 살피는 정성! 섬세함! 당장이라도 내 두피를 원숭이 손에 맡기고 싶은 걸. ...는 잠깐, 저 원숭이는 여성분을 사랑하기에 머리털을 골라 주는 거겠지? 설마 강요된 노동은 아니겠지? 왜, 일부 국가에서는 원숭이를 코코넛 수집 머신으로 기른다잖아. 찬반논란이 뜨거웠잖아. 흐음...

 

논란 있을 법한 원숭이는 패스! 차라리 사람 손에 맡깁시다! 최근 들어 유튜브가 줄기차게 퍼뜨리는 영상!

 

오우야.... 괜히 계속 보게 되네! 이렇게까지 두피를 면도날로 밀어도 될까 걱정은 된다만, 그럼에도 감탄이다. 이발사의 집중한 표정, 상처 하나 내지 않는 손놀림, 탁월하다.

 

이쯤에서 드는 의문, “두피 스케일링”이라는 거, 정체가 뭐야? 받아 본 사람? 머리 감는 거랑 무슨 차이가 있어? 뭐, 좀 더 꼼꼼한 머리감기인가? 맞아? (...)

 

글쎄다. 난 평소 머리 감을 때 손톱으로 두피 표면까지 박박 쑤셔대는 터라, 딱히 따로 두피 스케일링이 필요한가 의문이야. 그래도, 죽기 전에는 한 번 두피 스케일링을 받아 보고 싶어. 이건 마치 치아 스케일링과 같은 이치야. 난 치아 건강을 위해서라기보다, 치위생사님의 상냥한 손길 때문에, 1년에 한 번 반드시 치아 스케일링을 받거든. 에헴.

 

아무튼. 털 고르기 마려운 금요일 밤이네... 그래! 정했다! 내 생에 혹시라도 애인이 생긴다면! 내 반드시 그녀 머리카락 안쪽까지 보듬겠어! 두피를 자연 상태에 방치할수록 쾌감이 증대되겠지! 3일 안 감은 서로의 정수리 기름내를 맡으며, 각질 조각을 털어내며, 쌓여가는 사랑! 그러다 본능적으로 손이 입속으로 가면 낭패인 거고! (...)

 

...아니지, 사랑하는 이의 각질, 노폐물, 비듬, 딱지, 귀지, 여드름이야 얼마든지 소화시켜 주겠어! 다들 자기 각질은 우걱우걱 잘 먹잖아! 각질이 뭐야. 똥까지 먹는 이도 있는데. (짝!) ..알겠습니다. 죄송합니다. 그만하겠습니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간질벅벅한 하나의 쓰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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