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른 장비가의 CPL 필터 고민
5월 18일.. 정치 이야기는 하지 않겠어! 대신, 카메라 장비 썰입니다. 에헴. (...) 오늘의 주제, CPL 필터!
여러분은 CPL 필터를 써? Circular Polarizer Linear, 편광필터! 난 써보려다가 포기했어. 귀찮아서! 필터 갈아 끼우려면 어찌나 번거롭던지. 후드 빼야지, 필터 빙글빙글 돌려야지, 필터 끼워야지, 노출 다시 잡아야지, 먼지 신경 쓰이지, 무겁지, 걸리적거리지, 아올! ...ND니, CPL이니, 사 놓고 두 번은 썼나? 결국 필터는 일찌감치 중고로 처분했어.
필터를 장터에 내놓으면서, 딱히 미련은 남지 않았다? 필터를 동원할 만큼 내가 사진에 진심이지 않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으니까. 게다가, 필터 효과 중 상당수는 후보정으로 연출할 수 있더라니까. 가령, ND 장노출은 연사 스택으로 대체 가능하고, 각종 색보정은 포토샵에서 더 쉽게 할 수 있고, 앙!
단! 필터 무용론자인 나조차 CPL 필터만큼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어. 반사광이 작렬하는 유리창, 금속면, 수면, 벽면, 차량을 찍을 때, CPL을 쓰고 안 쓰고 엄청나게 차이가 나더라고. 심지어 인물을 찍을 때 피부질감이 달라지더라니까. 번들번들 광을 잡아주더라니까. 호오.
물론 난 반사광을 사랑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편광필터적 시선으로 세상을 담고 싶을 때도 종종 있거든. 자, 이쯤에서 CPL 필터는 하나 갖춰야하지 않겠습니까? 장비가로서 기본 아니겠습니까? (...) 허나 막상 필터 생활을 다시 시작하려니 눈앞이 깜깜해. CPL 하나만 해도, 렌즈 필터 구경에 따라 수도 없이 많은 필터를 구비해야 하니까. 혹은 업링 다운링 어댑터링을 주렁주렁 달아야 하니까. 끔찍해!
...는 잠깐, 그런 당신을 위한 제품, H&Y 레보링이 출동하면 어떨까! H&Y 레보링 MRC CPL 67-82mm 가변 렌즈필터!
67mm부터 82mm까지, 필터 지름을 가리지 않고 장착할 수 있어. 평시 판매가는 15만원인데, 마침 5월 19일 내일까지 KOBA 개최 기념으로 12만원에 팔고 있다니까. 신규회원 쿠폰 먹이면 최종가 11만원이라니까. 괜찮지? 끌리지? CPL은 이 제품으로 퉁 칠 수 있겠지? ...아잇, 없는 살림에 지름신이 근질근질 해. 내일까지 구매 결정을 봐야 하는데, 나 어쩌면 좋니!
분명 CPL 필터를 구매할 명분이 충분해. 사진이 취미라는 놈이 CPL 필터야 다뤄봐야지! 아무렴! ...근데, 참, 선뜻 구매버튼을 못 누르겠어.. 앞서 언급했듯이, 난 과거에 필터 사놓고 먼지만 가라앉힌 전적이 있어. 제 아무리 레보링이라 한들 마찬가지 아닐까? 쓰기 귀찮은 건 종래 필터나 똑같잖아? 후드 빼야지, 레보링 장착해야지, 진심모드에서는 렌즈 UV 필터 빼고 레보링 장착해야지, 양손은 장비로 가득이지, 지문 묻지, 스트레스 받지, 울화통 터지지, 푸아하...
레보링 CPL 제품 자체에 대한 의문도 여전해. 일반 필터보다는 두께가 두텁다보니 비네팅을 걱정 안할 수가 없더라고. 그리고 레보링 가변 블레이드가 렌즈알을 긁어먹지 않을까? 생렌즈에 과감히 문댈 수 있을까? 난 자신 없는데! 크흠... 이 번뇌! 고뇌! 지를 것인가, 말 것인가! 11만원이면 내 1년 4개월 치 폰 요금이야! 초고액! 꺼흑...
아무튼. CPL 필터... 난 CPL을 쓰기에 아직 준비가 안 됐나? 안 됐나! 미쳐가고 있어!
내 사진과 영상이 2% 부족하다고 느낀다면 cpl필터를 써보세요 (사진과 영상에서 cpl필터 적용 전 후 비교) feat. 겐코 셀레스테 CPL 필터 - YouTube (리뷰남 창수)
You (probably) DON'T Need Polarizing, UV, or ND Filters: Simulate them for FREE! - YouTube (Toney & Chelsea)
KOBA 2023 (kobashow.com)
H&Y RevoRing Review: The best filter holder? - YouTube (DPReview)
H&Y MRC CPL RevoRing & Clip-on ND Filter Review - Newsshooter
REVORING Swiftシステム解説動画 - YouTube (구형 레보링과 신형 스위프트 비교, 복잡한 레보링 시스템을 설명한 영상)
전 두 달 만에 카메라 꺼냈더니 유리에 금이 쩍! 가 있어서 깜짝 놀랐는데, 다행히 e마운트 18-135 렌즈 살 때 같이 샀던 싸구려 UV 필터가 깨진 거였더군요.
만원도 안 되는 싸구려지만 제 한 몸 바쳐서 수십만원짜리 렌즈 지켰으면 할 일 다 한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저 CPL 필터라는 게 한마디로 선글라스 같은 데 많이 쓰는 편광 렌즈 같은 개념이라고 생각하면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