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니처럼 박혀버린 나사
후아! 독감이 나을 생각을 안 하네! 오한에, 콧물에, 근육통에, 재채기에! ...나 뒤늦게 코로나에 또 걸린 걸까? (...) ...여러분은 고뿔 없는 삶을 누리시길 기도드리며. 의식의 흐름대로 시작한다!
오늘은 “마모된 나사”에 대해 떠들 거야. 일단 내가 어떤 문제에 봉착했는지, 그림으로 보실까.
그래, 카메라 삼각대 헤드에 쓰이는 클램프 있지? 가운데 은색 고정 나사 보이지? ...이 나사를 못 풀어서 망연자실한 상태야. 아무리 용을 써도 풀리지가 않아. 오늘은 야동마저 보지 않았는데! 내 정력을 오롯이 나사 푸는데 쏟았는데도!
힘을 너무 준 나머지 오히려 최악의 사태에 처했어. 육각형을 유지해야 할 나사구멍이 닳고 닳아 원형이 됐거든. 따흑.., 대체, 조일 때 얼마나 단단히 조였기에, 조인 사람인 나조차도 풀지 못 할까? 결국 혼자서는 해결이 안 되겠더라고. 전지전능한 유튜브님께 도움을 청해야겠더라고. 알고리즘께서는 2가지 방법을 내게 알려주셨어.
첫 번째, 스크류 리무버, 일명 히다리탭을 사용한다!
호오, 꽉 막힌 나사에 다시 나사구멍을 뚫어서 돌려버리는 계책이라니, 굉장한 걸. 다만 전동공구가 필요하네? 우리 집에는 전동공구가 없는데? 탈락이네! (...) 설사 전동공구를 마련한 들 나선을 제대로 뚫을 수 있을지 의문이야. 지금 꽉 막혀 있는 나사 재질이 스테인리스걸랑. 스테인리스는 일반 철보다 딱딱하다보니, 가공할 때도 스테인리스 가공용 기름을 뿌려가며 뚫어야 한 대. 어후.
다음, 두 번째, 나사 제거용 펜치를 사용한다! 일명 네지 사우러스!
나사 머리를 잡고 돌리는데 최적인 펜치구나. 근데... 내 경우엔 나사 머리가 안 튀어 나와 있는데! 잡을 구석이 없는데! 아올!
그렇게 좌절에 빠져 불알만 긁고 있을 무렵, 떠오른 거다. (..?) 이 나사가 이리도 풀리지 않는 이유, 내가 나사를 조일 때 순간접착제를 사이사이 뿌렸었구나! 그랬구나! (...) 후우, 다시는 풀 일이 없을 거라 속단하고 꼼꼼히도 발랐었지...
록타이트에서 밝히길, 나사고정제까지 뿌린 나사는 250도로 가열한 다음 돌려야 풀린데.
나야 아무 거리낌 없이 가스레인지위에 나사부위를 굽기 시작했어. 그리고 망했어... (...) 열 때문에 클램프 내부가 휜 것 같아. 이제는 클램프 턱마저 열리지 않아... 마모된 나사 또한 어림없이 풀지 못 했고... 흑흑...
이번 일로 배운 점이 많아. 나사에는 웬만하면 순간접착제 뿌리지 말자... 금속이라고 무식하게 가열하지 말자... 안 될 것 같으면 전문가에게 맡기자. 차라리 처음부터 근처 철물점에 가 볼걸. 뺄 수 있는지 물어볼 걸! 그럴 걸!
부산 소재, 나사 뽑기 전문가님을 찾습니다! 국제시장 공구거리여, 제발 내게 희망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