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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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코믹월드는 성장통을 남기고 (2) 2023/06/03 PM 09:49





코믹월드는 성장통을 남기고



부산 코믹월드! 다녀왔다! 살아왔다! 박수 주세요! (...) 오늘 아침까지 얼마나 고민을 했는지 몰라. 갈까, 말까, 아잇! 갈말 할 때는 가라! 어르신들의 가르침에 따라 힘차게 벡스코로 발을 옮겼걸랑! 그 결과 난 상처입고 성장했다... 나 스스로에 대해 더 잘 알게 됐어.

 

후우, 이젠 진실을 받아들여야 할 때야. 난 인물 촬영에 소질이 없어. 사람과 사람으로 대면하며, 소통하며, 공감하는 촬영 말야. 천성이 방구석 히키코모리인 녀석에겐 고통에 가까웠다고... 코스어님께 어떻게 말을 붙일지 모르겠어.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르겠어. 바닥에 넘어지셨으면 바로 도와드렸어야지, 그 마저도 어쩔 줄 몰라, 어버버... 아오!

 

난 여태 착각을 했던 거야. 지스타에서 부스 모델님 촬영하며 헤벌쭉 했던 거? 1년 중 지스타만 고대했던 거? 그래서 내가 인물 촬영을 좋아한다고 믿었던 거? ...산산이 부서졌어... 부스 모델님 촬영하는 건 뭐랄까, 인물 촬영이라기보다 꽃 촬영에 가깝다고 생각해. (..?)

 

그러니까,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 하지... 그래! 일방성과 포용성! 꽃은 내가 렌즈를 갈아 끼든, 앞으로 오든, 뒤로 가든, 별 희한한 구도를 잡든, 말없이 다 받아주잖아! 마찬가지로 전문 코스어님도 내가 어떻게 찍든 관심을 두지 않으시잖아? 방긋 웃는 눈빛을 내가 포착 하냐 마냐, 그 싸움일 뿐이잖아? (..?) 아잇!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처럼 알아들으십시오! 그러니까 난 사람보다 꽃이 더 찍고 싶어! 오케이! 땡큐!

 

한편 내 옹졸한 소통력 부족에 더해, 사진 실력에 절망했어... 급하게 찍지 말자고 다짐했건만, 이번에도 여지없이 서둘렀지. ...두려워. 아직 결과물을 모니터에 펼쳐보지 못 했어. 죄다 이상하게 찍은 사진일까 봐... 참... 몇몇 코스어님들은 내게 본인 메일까지 남겨주셨거든? 찍은 결과물 보내달라고? 나, 만족스러운 사진을 보내드릴 수 있을까? 앞날이 캄캄하다...

 

하지만 절망하고 있지만은 않아! 우리에겐 AI 님이 계시지 않습니까! 난잡한 배경마저 AI 생성 채우기로 말끔하게! 피부 또한 뉴럴필터로 깨끗하게! 당신도 보정할 수 있다! 월 1만 1천원을 어도비에 상납하고 구원받으세요! ...푸아하. 이번 기회에 나도 어도비로 넘어가려고...

 

아참, 셔터음에 대해서 말인데, 내가 이번에는 반드시 셔터음이며 포커스음을 켜고 촬영에 임할 거라 다짐했거든? 모델님이 셔터음에 따라 호흡을 맞추고, 리듬을 맞추고, 가끔 억박자 셔터에서 진짜 표정이 나올 수 있으니까.

 

근데, 이 몸! 두 번 다시는 셔터음 켜지 않을 테야! 평소처럼 무음모드로 평생 지낼 테야! (..?) ...그게, 코믹월드에서, 스쳐지나가듯 길에서 만나는 일반인 코스어님을 찍을 땐, 원샷 원킬을 내야 하더라고! 셔터음으로 리듬 탈 시간이 안 나오더라고!

 

코스어 분들도 본인 일정이 있고, 만나는 사람이 있고, 바쁜 와 중에 웬 난생 처음 보는 찍새가 사진을 요청하는데, 여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으실까? 아니잖아? 잘 해야 30초? ...아닌가? 내가 대화를 부드럽게 이어가고, 신뢰를 드리고, 얼굴이 원빈이었으면 얘기가 다른가? 하루 종일이라도 촬영에 임하실까? ...아잇! 난 원빈이 아냐! 어쩌라고! 흑흑...

 

그러니, 셔터를 누를 수 있는 기회가 단 한 번 밖에 없다면, 차라리 무음이 났더라. 이게 내 소감이야. 반박 시 여러분 의견이 옳습니다. ...그야 나도 모델님과 셔터음으로 진득하게 대화를 나누고 싶어. 30분이고 1시간이고... 그러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거금을 지불하고 전문 모델님과 출사 잡아야 하나! 이게 나라냐!

 

물론... 몇몇 코스어님들은 나 따위 초보 찐따 사진사에게마저 자비를 베푸셨어. 참아주시고, 기다려주시고, 그때! 내 맘 같아서 좀 더 찍어도 될까요? 여쭙고 싶었어. 그런데 차마 용기를 내지 못 했어. 에휴... 끄아아아악!

 

이상! 아프니까 성장이다! 성장통 심하게 앓는 밤이 되겠군... 오늘의 실패를 교훈삼아 내일 부산 코믹월드에도 가봐야 할까? 그래야 할까? 어쩌지... 누구, 나에게 꽃이 되어줄 사람 안 계십니까!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끼요옷!






코믹월드 (comic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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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k7    친구신청

ㅎㅎ 실제로 사진은 엄청 많은 분이 찍지만 선별하고 보정까지해서 인터넷에 제대로 올려주는 사람은 5% 남짓이라 너무 부담 안느끼셔도 좋을거에요.
저도 게임도 좋아하고 업무로 거의 매년게임쇼 다니며 사진도 많이 찍고 인터뷰도 해봤지만 항상 어색하고 그래요
친하고 인사하는 분들은 거진 SNS상으로 알고지내는 사이라 그런거니 정 친해지고 싶으면 SNS를....
아무튼 결론은 사진 잘 찍어주고 보정 잘해서 트위터든 루리웹이든 잘 게시해주면 바로 다음에 바로 친해집니다 (코스분이 먼저 아이디 알아보시고 전속촬영포즈까지~)

풍신의길    친구신청

그렇군요! 말씀 들으니 위로가 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제가 너무나 큰 실수를 했어요! 24mm 심도 개방 다 해서 찍다 보니 핀이 다 나갔습니다. 환장하겠습니다! 끄아아악! 이건 AI님으로도 감당이 안 되는데요, 머리가 핑핑 돕니다.
그럼에도 살릴 수 있는 사진은 최대한 살려보겠습니다! ...평소 24mm 안 써본 티가 너무 나네요...끄아악!

제가 하는 커뮤니티가 루리웹 밖에 없다고 하니, 대부분 루리웹이 무엇인지 모르시더라구요. 역시 대세는 인스타, 트위터일까요! 저도 해야 할까요! ...인스타를 개설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트위터는 모종의 이유로 일부러 안 쓰고 있거든요! (트위터 켜면 어느새 야동찾아 삼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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