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소금은 어디에
요즘 천일염 주문이 폭주했다는데, 어떻게 다들 소금은 비축해 두셨습니까? (...) 평소 대비 천일염 수요가 50배 늘었대. 천일염이 이토록 잘 나가는 이유, 눈치 오지?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바다에 쏟아지기 전에, 어쩌면 우리 생에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르는 “청정” 천일염을 사두려는 심리라는데, 흐음.
글쎄다. 난 천일염을 예전부터 사 먹지 않았던 사람으로서, 이번 사태에 별 감흥이 없어. 하! 그래, 내가 바로 천일염 과소평가론자다. 난 서해바다 미세먼지 사이에서 말린 천일염 먹을 바에, 대신 공장에서 전기로 가공한 정제염을 믿는다고! 싸고 깨끗한 정제염이야말로 우리의 미래일지어니, 당신도 정제염파에 합류하시오! (...) 농담입니다, 각자 입맛에 따라 고르시고!
그나저나 방사능 오염수로부터 가장 안전한 소금이 있잖아? 바다에서 캐는 소금이 아닌, 히말라야에서 캐는 소금! “히말라야 핑크 솔트“ ...이실직고할게. 난 히말라야 핑크 솔트가 무슨 뜻인지 몰랐어. 그저 인스타 감성에 맞춘 마케팅 용어인지 알았어. 일반 소금에 분홍 색료 입힌 걸로 짐작했어.
근데, 아니더라? 진짜 정직한 이름이더라? 낱말 그대로, 히말라야 산맥 암염에서 캔 분홍색 소금이 바로 히말라야 핑크 솔트! 나만 몰랐던 거야? 크흠... 주산지는 파키스탄이고, 그 오묘한 핑크함에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대.
그럼 핑크솔트는 왜 분홍색일까? (...) 이유는 철! 철분이 많아서 그렇대. 하긴 철과 관련된 대상은 색상이 발그레하구나. 우리 피가 시뻘겋듯이, 녹슨 철이 불그스름하듯이, 산화철이 만들어낸 분홍 소금!
이쯤에서 의심이 피어오르는 거야. 히말라야 핑크 솔트는 깨끗한가? 저 멀리 파키스탄에서 채굴 할 때부터 위생을 유지할 수 있는가? 어떤 불순물이 끼어있을지 확인할 수 있는가? ...못 하잖아! 그러니 나 정제염주의자는 오늘부로 핑크 솔트를 거부한다! 제 아무리 핑크 솔트에 철분이 풍부한들, 아니, 철분은 콘프로스트 한 그릇만 해도 1일 권장 섭취량을 넘어선다고. 난 그저 깨끗한 소금을 원할 뿐이라고.
다만, 이런 나도 “블루솔트”는 한 번 먹어보고 싶어. 시퍼런 소금! 주로 이란에서 채취된다는데, 다이아몬드마냥 엄청난 압력을 견딘 끝에 탄생하는 소금이래. 가격은 일반 소금에 비해 8배 정도 비싸더라고. 푸른 알갱이 순도가 올라갈수록 더더욱 몸값이 뛰고. ...에잇! 소금마저 외모지상주의라니!
아무튼. 소금. ...무슨 얘기하다 여기까지 흘러왔지... 아! 이게 다 후쿠시마 오염수 때문이었지? 천일염 종사하시는 분들, 어민들, 바다 생명체들에게 이 무슨 민폐냐. 우리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합의한 듯 보이고, 참...
잠깐, 정제염파인 나에게도 피해가 오네? 내가 아무리 정제된 소금만 먹는다 한들 무슨 소용이야? 미역국, 참치, 고등어, 갈치, 새우, 미더덕, 옥돔, 우럭, 기타 바다에서 나오는 모든 산물을 끊어야 방사능 세슘에서 완전무결할 수 있다는 거잖아? 이게 나라냐? 이게 행복한 삶이냐?
에라이! 이렇게 된 거 먹어서 응원하자! 누굴? 태평양을! 인간이 미안해!
"천일염 주문 폭주"‥정부 "사재기 아냐" (imbc.com)
일본 방사능, 과연 소금은 안전할까? < News < 기사본문 - 코리아헬스로그 (koreahealthlo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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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경제] '히말라야 핑크소금' 이제 못 먹나? (2022.04.01/뉴스투데이/MBC) - YouTube
[더오래]블루솔트,핑크솔트,레드솔트…소금이 이렇게 다양했어? | 중앙일보 (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