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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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알락하늘소도 인간이 미안해 (0) 2023/06/19 PM 11:59



 

 

알락하늘소도 인간이 미안해

 

 

오늘 아침에 신박한 뉴스를 봤어. 과수 농가를 초토화 시키고 있다는 알락하늘소!

 

하늘소는 멸종위기종 아니었어? 왜 이렇게 버글버글해? 세상에... 알고 봤더니 최근 몇 년 새 알락하늘소 개체가 상상 이상으로 늘었대. 기후위기로 “참나무 시들음 병”이 번진 탓에, 하늘소가 번식하기 좋은 고목이 우리 강산에 널렸다는 거야.

 

한편, 알락하늘소가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많이 유입됐다네? 여기서 또 중국이! 혐중! (...) ...은 천만에. 중국 탓으로 돌리기에는 대한민국 잘못이 너무 컸어. 아무리 하늘소가 날 수 있다 한들 스스로 서해 바다를 뚫고 인천 앞바다까지 올 리가 만무하잖아? 인간의 개입 없이는 설명이 안 되잖아?

 

목재를 수입하는 과정에서, 그 사이에 알알이 하늘소마저 같이 들어왔다고 추측하려는 찰나, 어라? 전문가님들 상당수가 다른 시각을 주장하시더라? 비단 수입 목재만으로는 하늘소 창궐을 설명할 수가 없대. 목재 통관 절차는 우리 짐작보다 훨씬 더 깐깐하기 때문에, 쉽사리 외래종이 국내로 들어올 수 없다는 거야. 분명 다른 샛길로 하늘소가 들어왔을 거란 거야.

 

그럼 다른 샛길이란 무엇일까? (...) ...애완용... 하늘소를 팔아먹으려고 일부러 들여온 녀석들이 한반도에 퍼졌다는 거지! ...후우, 뒷사정을 알고 나니 기운이 탁 풀려. 내 안에 애완동물 되팔렘 혐오가 더욱 치솟아... 왜 희귀동물이니 외래종이니 꾸역꾸역 키우시려는 겁니까? 책임지지도 않는 생명을! 에라이! 이 땅에 동물팔이란 동물팔이는 남김없이 멸망해라! (짝!) 사는 놈도! (짝!) ...죄송합니다. 과격한 본심이 튀어나왔습니다.

 

외래종 문제는 하루 이틀 사안이 아니잖아? 우리내 하천에 악어거북이 버림받고, 늑대거북이 버림받고, 미국가재가 버림받고, 온갖 물고기가 버림받고, 제주도에 호저가 버림받고, 산골마을에 미어캣이 버림받고, 최근 커뮤니티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흰개미마저 애완용으로 들어온 것이라며? 참...

 

심지어 천연기념물 “장수하늘소”마저 인간 욕심이 관여했대... 3년 전이었지. 멸종됐을 거라 여겨졌던 장수하늘소가 46년 만에 발견됐거든? 여러 단체에서 번식에 힘쓰고, 장수하늘소 복원 방생에 나섰거든? ...근데, 이게 자연산 장수하늘소가 아닐 가능성이 높대. 불법 사육된 녀석일 가능성이 높대... 하긴, 장수하늘소, 비싸잖아! 팔아먹어도 이득, 복원 사업한다며 국가 예산 끌어와도 이득! 멸종을 막는 것은 돈! 다 돈! ...이야기가 샜습니다... 에잇!

 

여하튼. 환경부가 외래생물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유입주의 생물 자료집을 계속해서 갱신하고 있다지만, 아니! 부족하다! ...현재는 환경부에서 공고하는 “유입주의 생물” 리스트에 들지 않은 외래종에 대해서 법적 규제가 전무하대. 유입주의 생물 리스트라 해봤자 전체 557종밖에 안 되는데, 글세다, 고작 557종만 통제하는 것으로 세상 별별 생명체들을 관리 감독할 수 있을까?

 

그러니, 유입주의 생물 목록이 아닌, “수입가능 생물” 목록을 만들자! 지구상에 모든 생명체는 원칙적으로 국내 반입이 불가다! 단, 몇몇 안전하고 점잖은 생명만 특별히 통관을 허락하는 주의, 앙! (...) 생명이 관련된 문제인 만큼, 이 정도 국가 간섭쯤이야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이후 철저한 사후 관리를 덧붙여야지. 모든 외래종 애완동물에 추적 칩 박으라 그래! 왜 개만 등록제를 해! ..아니다, 동물이 무슨 죄야. 이국만리에 끌려온 것도 억울한데. 수술까지 받아야 한다고? 안되고말고. 대신, 외래종 판매자, 구매자에게 전자발찌를 채우자. (...) 발찌는 너무했니? 그럼 팔찌를 채우자. 이 정도 굴레는 짊어지라고! 어쩌라고! 너가 선택한 외래종 애완동물이다! (짝!)

 

...작년에 집 근처에서 하늘소를 보고 내가 감탄을 내뱉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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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도심 속에 귀하신 몸이라니, 천수를 누리어라. 하! 지금 보니 알락하늘소지? 해충으로 등극한 녀석? ...내가 너를 다시 보는 날, 죽음으로 이끌리라. ...는 잠깐만, 이렇게 하는 짓이 옳은 일인가? 죽일 명분이 생기니까 아무 죄책감 없이 살육에 나서는 행위? 내가 정의다? 쟤가 무슨 죄라고. 인간이 죽는 것이야말로 진짜 친환경인데! 끄아악! 대뇌과부하!

 

이상입니다... 결론은, 인간이 미안해!





 

한국 외래생물 정보시스템 (nie.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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