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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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오덕은 메이드카페에 안 가 (0) 2023/07/02 PM 09:48





오덕은 메이드카페에 안 가

 

 

평온한 일요일 저녁에 걸맞은 질문으로 쇼를 시작하지. 여러분 가운데 메이드 카페에 가 본 자, 손 들라. (...) 그래, 아무도 없을 거라 믿는다. 나도 못 가봤는데, 감히 너님들이 가봤으면 안 되지. (짝!)

 

난 방구석 외톨이라 메이드 카페에 갈 일이 없어. 그 인싸력 넘치는 장소에 내가 어떻게 출두하겠니. 게다가 난 메이드에 대한 환상이 없거든! 진심이야. 메이드? 그거 다 자본주의 미소 아닌가! 난 속지 않아! 이렇게 찐따가 냉철합니다. 핑! (...)

 

참, 누가 속좁이 아니랄까봐, 그새 자기 혼자 고고한 척 떠는 거 봐. 그저 카페를 즐기고, 메이드와 함께 호흡하고, 기쁨 흠뻑 가져오기만 하면 될 것을... 오해하실라. 난 메이드에 흥미가 없다는 거지, 나쁘게 보는 건 절대 아냐. 정말 중립적인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믿어주세요.

 

다만, 이런 나도 “영국 왕실풍” 메이드 카페가 생긴다면 가보고 싶어.

 

보기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지 않습니까? 화장실은 갈 수나 있으려나? 그런데 사람 심리가 묘하지. 이만큼 불편한 옷을 갖춰 입고 내게, “오이시쿠 나레~”를 외쳐주신다면, 오우야... 기분이가 좋을 것 같아. ...이 사이코패스 자식!

 

잠깐, 지금 내가 느끼는 심리가 바로 면접관님들의 마음인가? 무더운 여름날에도 면접자가 넥타이를 목덜미까지 둘러매고 왔을 때의 쾌감? 두터운 재킷만큼이나 포근한 흐뭇함? (..?) 그러니까, 이걸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 상대가 나를 위해 격식을 갖춘다, 정성을 보인다, 내가 왕이고 갑이다. 여기서 오는 가학적인 즐거움이랄까.

 

실제로 19세기 영국 상류층에서는 메이드를 과시용으로 이용했대. 영국 신사로서 내가 이만큼이나 메이드를 거느린다, 내가 더 예쁘고 젊은 메이드를 소유했다, 은근슬쩍 자랑하기 바빴다나? ...이때의 정신이 오늘날의 메이드 카페까지 이어진 건 아닐까? ...나 너무 진지하게 생각하는 거니? 크흠.

 

그나저나 일본식 메이드 카페는 영국과 분위기가 다르대. 다분히 상업적 목적에서 탄생했대. 조금이라도 손님을 더 끌어 모으기 위해서, 이를테면 짧은 치마를 입는다거나, 의도적으로 가슴이 강조되는 에이프런을 착용한다거나, 발랄함을 뽐낸다거나, 앙.

 

글쎄다. 여기에 성적 암시가 없다면 거짓말이지. 그럼에도! 대한민국의 메이드 카페는 또 일본과 다르다고 생각해. 선비의 나라 대한민국에서 노출도 높은 메이드복을 흔들었다간 바로 영업정지며, 종교 단체 시위며, 박살이 날 걸.

 

우리나라에서 메이드 카페는 뭐랄까, 커플들의 추억 저장소, 인싸들의 인스타 소재지 같아. 정작 우리네 십덕들은 거기 안 가잖아? 못 가잖아? 그런데 왜 유튜브에서는 우리 오덕들이 메이드카페에서 하악대는 것처럼 선동질을 하는 거야! 우린 그렇게 용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여자 사람 반경 2미터 근처에도 못 들어간다고! 무슨, 몽글몽글 퓨어퓨어 미라클 뀨! 오무라이스 상~ 오이시쿠 나레~ 는 콱! (...) ...사실 이 자리에서라도 한번 해보고 싶었어...

 

무슨 얘기하다 여기까지 흘러왔지... 아무튼! 다음 한 주도 행복하시고, 건강하시고, 부자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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