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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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새벽 4시에 기록하는 상상 (0) 2023/07/03 PM 10:24

새벽 4시에 기록하는 상상

 

 

 

오늘은 평소보다 더욱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를 내뱉을 테니, 꽉 잡아! 경고했다!

 

지금 제정신이 아냐. 어제 밤 4시간 밖에 자지 못 했거든. 왜냐! ...새벽 4시, 부산 밤바다를 뒤흔드는 웅장한 소리에 깼기 때문이지. 그 소리란, 뱃고동! 무중호각!

 

단잠을 방해한 소리치고 원망하지 않았어. 뱃고동 소리에는 로망이 있잖아. 그래서일까, 한번 뜨인 눈이 감길 줄 모르더라. 세상 모든 것이 또렷해. 그렇게 난 검은 천장을 바라보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지.


가장 처음 떠올린 대상은 스폰지밥이었어. 스폰지밥 뱃고동 알람 시계 말야. 

 

실제품이 있다면 당장 지르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니? 근데 인터넷을 한참 살폈지만 해당 굿즈를 파는 곳이 없더라고. 아예 제품화 자체가 안 된 것 같아. 아쉬운데...

 


곧 나는 다른 곳으로 관심사를 옮겼어. 빨강머리 앤으로.

 

왜 난 갑자기 빨강머리 앤을 떠올렸을까? ...바로 마차 소리 때문이었어. 편자가 바닥과 닿으면서 내는 소리. 경쾌한 듯, 안정적인 듯, 포근한 울림. 캬하! ...세상에는 나처럼 마차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 꽤나 존재하나 봐. 유튜브에 마차소리 ASMR까지 있더라니까.

 

평온한 말발굽에 젖을 찰나, 사소한 안타까움이 몰려왔어. ...앤과 길버트가 사랑하고, 결혼하고, 잘 살았다만, 내심 난 다른 관계를 꿈꿨거든. 앤과 다이애나 말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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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둘은 우정을 넘어, 사랑을 넘어, 영혼의 교류까지 영접한 단계 아닐까. ...오해하실라. 내가 레즈비언 물을 원한다는 게 아냐. ...앤과 다이애나가 발산하는 모습이 정말 부러웠기에, 영원히 바라보고 싶을 정도였기에, 길버트가 나오는 분량마저 다이애나로 대체됐으면 좋겠다 싶었어... 단짝, 우리에게도 단짝이 있었나? 기억이 가물가물해...

 


아련한 슬픔에 젖어들 무렵, 그때서야 깨달은 거다. 지금까지의 모든 과정을 난 특별한 상태에서 수행하고 있었어. (..?) 무려, “세운 채로” 대뇌피질 활동을 한 거야! 빳빳하게! 묵직하게! 최상의 강직도로! 30분이 넘게! 아나스타샤! (짝!)

 

야한 생각을 한 것도 아니고, 주물거리지도 않았고, 그럼에도 어떻게 나의 똘똘이는 성난 황소가 됐을까? 원인이 뭐지? 체내에서 자연산 정력제라도 분비됐단 말인가? ...그래서 이때부터 난 비아그라, 세우거라를 조사하기 시작했어. (...)

 

2019년 자료이긴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발기부전제는 “팔팔”이더라고. 호오... 이들 약품에 아직 건강보험은 적용되지 않고, 호오오... 한편,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두뇌활동에 긍정적인 효과를 준대. 헤에! ...단! 당연 부작용도 있다는 거, 아시죠!

 

아무튼. 발기부전제 약품을 조사하는 동안, 마침내 난 의식을 잃고 눈을 감았어. ...어떻습니까? 오늘 새벽 4시에 펼쳐진 나의 여행기는? (...) 크흠, 이런 날도 있는 거지 뭐.

 

물론 당신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내일 새벽 4시에 깨십시오! (짝!) 새벽종이 밝았네~ 들으며 오늘 쇼를 마칩니다.

 





‘비아그라의 진화’ 어디까지 | 중앙일보 (joongang.co.kr)
“‘실데나필(비아그라)’이 알츠하이머 발병 위험 줄인다” – Sciencetimes
[데일리팜] 시알리스의 몰락...4년만에 발기부전시장 6위 추락 (dailyphar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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