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 정치, 빽의 정치
이야, 환경부 1급 공무원들이 죄다 잘렸다며? 대통령실과는 아무 관련 없이, 그저 환경부 장관 직권으로 사표를 받아냈다는데, 과연 그럴까? 이거 다 거짓말인거 아시죠!
아무튼, 공무원은 철밥통 아니었어? 이렇게나 쉽게 쳐낼 수 있는 거야? ...는, “1급”은 신분보장이 안 되네? 국가공무원법 68조, 공무원은 형의 선고, 징계처분 또는 법에 정한 사유가 아닌 이상 휴직, 강임 또는 면직을 당하지 아니한다. 다만, 1급 공무원은 그러하지 아니하다.
알고 보니, “고위 공무원단 제도”라고 해서, 3급 이상의 공무원들은 사기업스러운 인사 관리를 받는대. 실적에 따른 보수, 개방과 경쟁, 대충 느낌 오지? 좋게 말하면 조직에 신선함을 불러들이는 인사, 나쁘게 말하면 무한경쟁 속에 사장님만 흐뭇한 악몽.
뭐, 난 고위공무원단 제도, 좋다고 생각해. 우리가 사장이니까! 공무원들이여, 국민을 위해 불철주야 팽이를 돌리시오! 멈추면, 너 해고! ...근데, 우리가 정말 공무원들의 사장인가? 그럴 것이, 7급, 9급, 일선 공무원들이 민원 무서워한다는 소리는 들어봤어도, 5급 이상 고위직들이 우릴 떠받든다는 얘기는 듣도 보도 못 했걸랑. 도리어 개돼지 취급 하지 않았나? 기억나지? 몇 년 전, 무려 교육부 고위 공무원께서 발설하길, 민중은 개돼지다! 캬!
이 발칙한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나향욱” 씨. 멀쩡히 복직 하셨더라? 현재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 기획조정부 장으로 계시더라? 호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 제 아무리 고위공무원단 제도가 있다 한들, 끝내 나형욱 씨를 내치지 않는 우리네 정겨운 공무원 카르텔이었어. 근데 이번 환경부 1급 공무원들은 무슨 죄를 저질렀기에 한칼에 내동댕이쳐졌을까?
소문에 따르면, “4대강 보”와 관련해서 환경부 공무원들이 대통령과 다른 입장을 취했대. 윤 대통령께서는 과거 이명박 각하의 유지를 이어받아 4대강 보를 적극 폐쇄시키려는 반면, 환경부 공무원들은 보를 트는데 마음을 뒀다나? 강은 흘러야 한다! ...또,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과 관련해서도 환경부 공무원들이 대통령실에 반기를 들었나 봐. 믿거나 말거나.
글쎄다. 난 환경부 공무원님들 편을 들고 싶어. 아무렴, 환경부는 무엇보다 환경을 지키는데 최선을 다해야지! 대통령이 압박을 넣더라도, 기업에서 환경 규제 철폐를 부르짖더라도, 단연코 우리 후손과 대자연을 위하여 고군분투하는 모습, 멋지잖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잖아? 헌데 잘렸다고? ...이건 고위공무원단 제도의 폐해 아닐까? 대통령 마음대로 공직을 흔들다니, 이게 맞나? ...끄헉, 대뇌과부하!
뭐, 좋아! 국민이 뽑은 대통령께서 본인 의지대로 공직사회를 갈아치우라지. 새로운 피로 채우시라지. 그렇다면 가장 먼저 손볼 곳이 따로 있지 않나? 어디? 바로 기획재정부! “모피아”란 단어가 탄생할 만큼 막강한 카르텔을 형성한 조직! 아마 대한민국에 3대 카르텔을 뽑으라면 법조, 의사, 그리고 기재부 아닐까? 근데 정작 기재부 공무원들이 줄사표 썼다는 풍문은 전혀 들리지 않아. 왜지? 기재부는 천하의 윤 대통령께서도 손대기 두려우셔서? (짝!)
한편, 대통령은 7월 3일 어제 13명에 이르는 차관을 한방에 물갈이 했어. 장관을 갈아치우려면 국회 청문회를 받아야 해서 버거우셨나 봐. 그러니 차관으로 때우는 모습, 크흠... 썩 바람직하진 않은 것 같은데! 자고로 공직은 기강이 바로 서야 하는 법. 어디 대한민국 상하구조를 뒤흔들려 하시나! 예끼! (...)
특히 감사원은 너무하더라. 일개 사무총장이 감사원을 다 해먹더라. 유병호 사무총장 맞지?
좌우 정치적 입장을 떠나서, 이건 아니지 않나? 어떻게 차관급 사무총장이 감사원장에게 이래라 저래라 깔볼 수 있어! 아무리 대통령이 자기 뒤에 버티고 있다 한들, 앙! 내 안의 유교 드래곤이 울부짖는다!
빽 믿고 오만방자 기어오르는 부하 직원, 그걸 지켜보는 상사 심정이 어떨지는 충분히 짐작 가잖아... 지금 최재해 감사원장께서는 나보다 더 찐따적인 마음가짐이실 걸? 분노, 좌절, 울분, 복수로 가득하실 걸? 이런 상태로 어떻게 감사원을 제대로 운영하겠어... 이는 곧 국민에게 해악으로 다가올 거야.
검찰에서 한 평생 상명하복을 철저히 익히신 우리 윤 대통령께서 이걸 모르지 않을 텐데, 왜 자꾸 막후 차관 권력 정치를 하실까? 안타까워... 엇? 엇! 잠깐만! 설마 대통령께서도 이미 차관 정치를 실천하고 계셨던 거야? 그러니까! 천공에서 영부인 가라사대! (짝!)
...대통령님 파이팅.
국가공무원법 (law.go.kr)
어떤 제도 인가요?< 고위공무원단 제도< 승진·보직관리< 공무원 인사제도< 인사혁신처 (mpm.go.kr)
1급 전원 사표? 환경부 시작으로 중앙부처 인적쇄신 시동 - 머니투데이 (mt.co.kr)
대통령실 “1급 공무원들 사표, 지시한 적 없다...장관 직권” (chosun.com)
"민중은 개돼지" 망언으로 국민 지탄받았던 나향욱 전 교육부 정책기획관이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했다 < 정치 < 뉴스&이슈 < 기사본문 - 허프포스트코리아 (huffingtonpost.kr)
尹대통령, 신임 차관들과오찬…"이권 카르텔에 과감히 맞서 싸워라" < 정책/금융 < 기사본문 - 연합인포맥스 (einfomax.co.kr)
4대강 보 개방 vs 보 활용, 대립 이유는? < 국내이슈 < 기후뉴스 < 기사본문 - 뉴스펭귄 (newspenguin.com)
모피아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사설] 청문회·장관 허수아비 만든 ‘용산 낙하산’ 차관 인사 : 사설 : 사설.칼럼 : 뉴스 : 한겨레 (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