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새마을금고
새마을금고, 잠깐 한창 뜨거웠지?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PF 부채로 무너질 거네, 뱅크런이 발생할 거네, 하루만에 1조 2천억이 빠졌다네, 살벌한 소문이 도는 가운데, 천만 다행히도 사태가 진정세로 접어든 것 같아. 뒤늦게나마 정부가 수습에 나섰구나.
아무튼, 새마을금고! 난 새마을금고 때문에 엄마랑 2번이나 전쟁을 치렀걸랑. 첫 전투는 1년 전에 열렸어. 엄마가 대뜸 내 이름으로 1년 정기예금을 들어주겠다는 거 있지. 새마을금고로! 난 극구 반대했어. ...멀쩡한 1금융권 놔두고 왜 새마을금고냐! 그렇다고 이자율이 높기나 하면 그것도 아니고! 차라리 IBK은행이나, K뱅크나, 토스 수시입출예금에 넣고 말지!
그래서 누가 이겼을까? ...당연 엄마가 이겼어. 내 똥고집이 안 먹혀. 엄마는 무조건 새마을금고에 넣겠대. 여기엔 다분 “인맥”이 작용한 것 같아. 엄마 친구들! 아주머니들끼리 아름아름 상부상조 한 거지! 마치 보험 아주머니 따라 단체로 상품 가입하는 거 마냥!
1차 대전으로부터 약 1년 후, 지금! 2차 대전이 터졌어. ...예금 만기일이 7월 13일, 일주일도 채 안 남았거든? 그런데 엄마가 갑자기 당장 돈을 빼고 싶다는 거야.. 언제는 새마을금고에 돈 못 넣어서 안달하시더니, 이제는 대체 왜! 이자 받으려고 1년을 묵힌 거 아닙니까! 그런데 일주일을 못 참아서 1년 농사를 포기한다고요? 내 차라리 불효자가 되겠소! (짝!)
...별 수 있니, 하나 밖에 없는 아들로서 사명을 다 했어. 경제학은 쥐뿔도 모르는 놈이 온갖 경제채널을 살피며, 새마을금고 사태를 조사하며, 결코 지금 예금을 중도 해약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엄마에게 논파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
일단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감독을 받는 협동조합이야. 그러니 정권 유지 차원에서라도 새마을금고를 망하게 둘 수가 없어. 게다가 “새마을금고법”에서 예금자 보호 조항을 명시해 뒀거든? 법 좋아하시는 대통령께서 이걸 묵과하실 리가 있나.
그럼에도 엄마가 그토록 불안해하는 사정이야 이해해.,. 내 고장 부산은 과거 “부산저축은행”사태로 된통 금융사기를 당한 적이 있으니까. 그때도 문제없다, 문제가 터지더라도 국가가 구제해 줄 것이다, 어리짐작 믿었다가 피해가 속출했지. 애꿎은 서민들만 피 봤지.. 부산시민들은 그때의 트라우마를 잊기 어려울 거야.
게다가 이번 새마을금고 부실 주축지가 하필 또 부산이야.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에 문화예술타운을 짓는데 새마을금고에서 1000억 가까이 대출을 내주었고, 헌데 공사가 중단되고, 시공사는 부도나고, 그에 따라 400억 손실을 보게 생겼다나? 참...
한 마디로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투기 실패한 거지. (...) 참고로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은행들은 금감위의 감시를 받고, 금융위의 소관 하에 정책을 집행한대. 이들은 한참 전부터 부동산이나 건설 관련 기업에 대출을 내줄 수 없었대. 위에서 빡세게 규제했다나?
여하튼. 새마을금고에 대해 주워들은 이야기는 산더미지만, 지점 합병이니, 출자금이니, 말하고 싶은 점이 더 있지만, 여러분 앞에서 떠들 만큼 정교하게 다듬지는 못 했어. 미안해... 나 문과야! 더 자세한 사항은 각자 구글링 하시고!
중요한 건 우리 집안이지. ...일단 엄마의 폭주는 막았어. 새마을금고에서 예금 해지 안 하시겠대. 그럼 다 된 건가? 행복한 결말인가? ...는, 아니! 3차 대전 전조가 보인다! ...엄마가 새마을금고랑 계약 끝나면, 다음에는 부산은행에 돈을 넣겠대... 아니! 어머니! 왜 전국구 거대한 은행들 놔두고, BNK 지방 은행을 택하십니까! 설마 부산을 돈만큼 사랑해서 그러십니까! 지역 사랑도 적당히 하세요! (짝!)
물론 나도 부산을 사랑해. 그러나 부산은행은 롯데 야구만큼이나 못 미더워. 왜냐고? 언제였을까, 부산은행 **지점 어떤 행원이 내게 카드발급을 강요했거든. 띠꺼운 표정으로, 강압적인 말투로.. 그때부터 난 부산은행을 증오해. (...) 어쩌라고! 고객은 사소한 경험 하나에도 수가 뒤틀린다고! 듣고 있나! 부산은행 대표이사!
여하튼. 우리 집 사정이야 내가 알아서 잘 풀어볼게... 오히려 잘 됐어. 이번 일을 계기로 우리 엄마가 드디어 새마을금고 맹신을 버렸으니까. 어쩌면 내가 그토록 츄라이츄라이 거렸던 “토스”를 고려하실지도?
이상입니다. 두서없이 풀었네. 돈! 가까이 하고 싶지만 걸쩍지근한 존재구나!
[단독] 새마을금고 자금이탈 진정세?… 보호 제외 ‘10조 출자금’은 어쩌나 | 서울신문 (seoul.co.kr)
부산 ‘쇼플렉스’ 대출한 금고 30곳 400억 손실… 불법 쪼개기 대출이 화 키워 - 조선비즈 (chosun.com)
[밀물썰물] 새마을금고 - 부산일보 (busan.com)
새마을금고는 어떻게 예금을 전액 보장한다는 걸까? (언더스탠딩 김상훈 기자) - YouTube
'새마을금고 위기' 행안부 늦장 대응 논란…'감독권 금융당국 이관' 목소리↑ < 제2금융 < 경제금융 < 기사본문 - 굿모닝경제 - 경제인의 나라, 경제인의 아침! (goodkyung.com)
새마을금고법 (law.go.kr)
“세금도 없는데 500만원 넣을 걸”…6% 찍은 새마을금고 출자배당률 - 매일경제 (mk.co.kr) (23년 2월 기사)
[단독] 부산저축은행 사태 피해자 또 울린 ‘그들만의 빚잔치’ | KBS 뉴스
[금융포커스] ‘전국은행 전환’ 대구은행은 되고 1위 부산은행 안 되는 이유 - 조선비즈 (chosun.com)
그놈들이 빌려준 돈을 안 받을 놈들은 아닐 테니까 일단 망하기 전에 '당장 갚아!' 한 번 할 테고,
망한 다음에는 인수한 쪽에서 악착같이 털어갈 확률이 크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