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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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당신은 촬영에 암묵적으로 동의하셨습니까? (0) 2023/07/18 PM 11:26

당신은 촬영에 암묵적으로 동의하셨습니까?

 

 

 

유튜브는 신기하지. 대뜸 내게 이 영상을 추천해 줬어.

 

전 결백합니다. 평소에 육상에 육자도 검색해 보지 않았습니다. 물론 내가 여성 운동선수를 좋아하고, 특히 배구복, 육상복에 유독 눈초리를 고정하는 놈이라지만, 아잇! 이게 다 유튜브 때문이다! (...)

 

그나저나 제3자가 선수를 찍어서 유튜브에 올려도 되나? 당사자에게 허락을 맡았을까? ...아닌가? 허락 없이도 촬영 할 수 있나? 하긴, 경기하는 모습을 찍어 올린다는데 누가 말려? ...는, 어라? 이거 꽤나 헷갈리는 걸!

 

우리나라 판례를 살펴보자면, 경기장에서 선수를 찍는 행위는 초상권 침해가 아니래. 공적인 인물이 공공장소에서 공적인 활동을 하는 것을 찍었기 때문이래. 호오... 또한 경기장에서 관중을 찍는 행위마저 초상권 침해가 아니래. 왜냐하면 관중 역시 경기의 일부분이고, 본인 스스로가 언제든지 카메라에 잡힐 수 있다는 사실을 “암묵적으로 동의”하고 입장했기 때문이래.

 

글쎄다. 그래서 영상의 선수는 암묵적으로 촬영에 동의했을까? ...내가 선수라 치자. 내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준다는데 거절할 리가 있나. 오히려 고맙지. 맘대로 수익창출 하라지. 기꺼이 촬영을 허락하겠어. 하지만! 살짝 노린 티가 난다면? 부르마에 정신 못 차리는 이들을 위한 수익창출재로 악용된다면? 이때는 어떡하지... 기분 나쁜데! 당장 고소 넣고 싶은데! ..그렇다고 막상 영상을 막자니 기준이 애매하고, 딱히 막을 방도도 없고, 어렵네...

 

암묵적 동의. 묵시적 동의. 이게 대체 뭘까? 서로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으로 통하는 그 무엇일까? ...내가 이 문제에 집착하는 이유, 지스타니, 코믹월드니, 코스프레가 곳곳에 보이는 곳에서도 비슷한 처지가 발생하니까. ...여러분도 한번쯤 고민되지 않았어? 저 코스어를 스리슬쩍 찍어도 되나? 대충 아름아름 찍으면 괜찮나? 아니면 허락을 구해야 하나?

 

양심고백 할게. 난 1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행사장 가면 마구잡이로 셔터를 눌렀어. 어라! 저기 코스어다! 그럼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찰칵거렸지. 그럴 것이, 벡스코에 캐릭터 복장까지 하고 오셨으면, 당연 촬영 당하는 것에 “암묵적 동의”를 하셨을 것이라 굳게 믿었던 거야.

 

다행히 지금은 그러지 않아. 반드시 당사자의 사전 동의를 구하고, 허락하시면 카메라를 들이대. 그리고 찍은 사진을 커뮤니티에 올려도 되는지 최종 확인 받고 작별인사를 드려. 내가 이렇게 개과천선한 이유? 스스로 각성해서가 아냐. 인터넷에 올라온 지식으로 배웠어. ...코스어를 촬영할 때는 허락을 구해야 합니다. 그게 매너입니다. 나무위키에 나오더라. ...푸우후, 제가 이렇게 공감능력이 떨어집니다. 세상물정을 모릅니다.

 

참... 이제와 생각하면 당연한 이치였어. 암묵적 동의란 변명을 들이밀기 전에, 사람과 사람으로서 서로를 존중한다면 촬영 전에 우선 양해를 구해야지. 하물며 사진은 소통인데... 부끄럽고 죄송합니다. 과거의 철딱서니 없던 저를 반성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뭐, 이건 어디까지나 내 내면의 깨달음이고, 헌데 “법적”으로 따지면 애매한 건 매한가지잖아? 경기장에 관중이나, 행사장에 코스어나, “묵시적 동의“ 잣대는 비슷하잖아? 이거 어떻게 되는 거야? 끄응...

 

여태껏 애매함은 어디로부터 왔는가? 바로 암묵적! 묵시적! 이것들을 파괴한다! ...행사 주최측이 처음부터 촬영 동의 여부를 확실히 선포하면 좋지 않을까? 가령 코믹월드는 사진사 규칙을 사전에 공지하더라고. 코스어를 촬영하기 전에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반면 지스타는 촬영 규정이 따로 없는 것 같아. 이참에 지스타에서 공표하자! 지스타에 오는 코스어는 촬영에 암묵적으로 동의한 것으로 간주한다! 카메라를 받아들이시오! 어쩌라고! (짝!) ...내가 찍새라서 사진사 위주 논리를 펼친 게 아냐. 지스타는 일반인 분들도 많이 오시니까. 그 분들에게 코스어 촬영 매너까지 요구하기엔 무리 아니니? (...) 내 생각은 그래.

 

한편 지난 2월 부산 코믹월드였지. 란마에 나오는 샴푸를 코스프레 하신 분으로 기억하는데, 무려 팻말을 들고 다니셨어. 촬영 마음껏 하셔도 됩니다! ...그 팻말을 보고 내 마음이 얼마나 푸근했는지 몰라. 대인기피증 찐따인 나조차 카메라를 들 수 있겠구나! 들뜬 마음으로 가방을 뒤적이며 촬영준비에 열중하다 정작 코스어님은 찍지 못 했어. 어디론가 사라지셨어. 그때를 생각하면 심장이 아파... 는 다시 주제로, 이 팻말! 코스어님 스스로가 명확히 의사표현을 해 주시는 거야! 어때? 프리 허그, 프리 포토! (...)

 

아무튼. 무슨 얘기하다 여기까지 흘러왔지... 아! 부르마 운동선수! (짝!) ...논점이 오락가락 상당히 벗어난 것 같지만, 그래서 오늘의 결론은요! ...암묵적, 묵시적 동의는 그만! 사랑은 확실히 표현합시다! 응?








야구 중계 화면에 제 얼굴이 잡혔다구요?! - PD저널 (pdjourn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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