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왕이 될 상인가?
대통령실 용산 이전! 그 터를 잡는데 역술가 “백재권” 교수가 관여했다며? 참...
대통령이 일하는 자리를 정하는데 역술까지 동원함이 타당한가? 그 정도로 정성을 보여야 하는가? 긴가민가해... 물론 과거 농경시대라면, 배산임수가 중요했던 시기라면 풍수지리를 따져야지. 그런데 2023년 오늘날까지 땅의 기운을 따질 필요 있을까?
특히나 대통령실 용산 이전에는 세금이 들었으니까. 정확히 얼마가 들었는지는 모르겠어. 여기저기서 추정치가 다르더라고. 여당에서는 500억 밖에 안 들었다, 야당에서는 1조가 넘게 들 거다. 흐음... 확실한 건 대통령실 때문에 용산에서 쫓겨난 국방부, 국방부가 남태령에 새로 청사를 짓느라 1200억이 소모될 거래. 거참, 안 그래도 10조 세수 펑크가 난 상황에서, 이게 가당키나 할 이사냐? 돈 문제가 끼니 갑자기 열 받네. 어!
더불어 윤석열 대통령이 밝히길, 국민과 더 가까이 만나고, 활발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긴다, 그랬잖아? 근데 지금 소통을 하시나? 지상 최강으로 묵묵부답 행보이신 거 같은데? 자기랑 조금만 생각이 달라도 수색 들어가고, 감사원 감찰 동원하고, 탈탈 털어내는 대통령에게 누가 말을 걸어.
내심 대통령실 이전은 그저 윤 대통령의 욕심에서 시작된 것 같단 말이지. 욕심이라기보다, 뭐랄까, 우주의 기운에 대한 맹목적 믿음? (짝!) 아니! 의심할만한 증거가 한두 개여야지! 건진, 천공! 법사들이 활보하고! 손바닥에 왕 자를 쓰고! 김건희 여사님마저 관상으로 학위를 따셨고! 그리고 이번에 대통령실 부지 풍수지리까지!
...내가 제일 황당했던 점이 뭔지 알아? 윤 대통령이 대선에 나서기 직전에 언론사 사주 앞에서 면접을 봤다는 거야. 중앙일보 사주 홍석현! 조선일보 사주 방상훈! 그리고 어느 역술가 앞에서! ...대체, 이게 무슨 꼴이냐? 설마 대한민국 대권 주자들은 죄다 조선, 중앙한테 면접 보고 출마하냐? 국민의 대표라는 인간이 실상은 언론사 꼬봉? 에라이!
게다가 여기에 관상가가 낄 건 뭐야? 후우... 알고 보니 면접에 관상가를 대동하는 것이 삼성가 전통이래. 삼성 초대 이병철 회장이 관상에 따라 인사를 했다나? 이병철을 이어 이건희. 이건희 아내가 홍라희. 홍라희의 남동생이 바로 중앙일보 사주 홍석현!
뭐, 좋아. 요즘도 몇몇 회사에서는 MBTI를 따지며 인재를 뽑는다는데, 하물며 예전이야 관상쯤 볼 수 있지. 하지만 이제는 달라져야 하지 않니? 삼성의 미래가 걸린 일을 어떻게 관상으로 좌우질 해! 머리를 싸내며 인사를 도모해도 모자랄 판에!
내 걱정은 우리 이재용 회장님마저 아직까지 관상에 의존할까봐야. 부디 이재용 회장님은 운명이 아닌, 인사다운 인사로 삼성을 이끌어가길 빌어. 리더는 고독하면서, 위험을 온전히 고민하며 선택을 내려야 할 사람. 그렇기에 회장님을 모시는 거지! 그저 무당에게 회사운을 맡긴다면 왜 회장이 필요해! ..기술 개발에 힘쓰고, 더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고, 애플과 화웨이를 능가할 미래 가치에 투자하고, 앙!
잠깐, 내가 왜 윤 대통령에게 화가 났는지 이제 알겠어. 일개 기업의 총수조차 이성의 끈을 돌려가며 일해야 할 판에, 일국의 대통령께서는 세포 단위 끝까지 고뇌하셔야지! 어떤 선택을 해야 국민 편익을 최대로 증가시킬 수 있을지, 어떤 가치를 택할 것인지! 심지어 대통령실 이전조차도 비용편익 분석으로! 고민으로! 무속이 아닌!
...참고로 기업인 중에 그렇게 무속에 심취한 인간이, 한보 회장 정태수였대. 무려 “역술경영”!결정을 무당님에게 맡겼대. 뭐, 몇 번은 운빨 제대로 받으셨지. 그렇게 우연에 확신을 키우셨지. 그러다 어떻게 됐다? 쫄딱 망했다! 97년 IMF의 원흉이 됐다!
아무튼. 난 역술에 의존하는 사람에게 내 생명과 세금을 맡길 생각이 없어. ...차라리 운명이라면 허경영 총재에게 맡기겠다. 그 분은 이미 우주 최고의 명당에 자리를 잡으셨다니까. 하늘궁! ...윤 대통령도 그렇게 명당 원하셨으면 하늘궁으로 들어가시지, 뭐 하러 용산으로 들어가셨담.
아참, 그나저나 무려 검사 출신, 대통령 측근 김종민 KBS 이사께서 신박한 발언을 하셨던데? 후쿠시마 핵 처리수를 반대하는 자들을 보며 여전히 우리는 조선의 때를 벗지 못한 전근대 후진국임을 실감했다나? 그래서 김종민 씨, 역술에 의존하는 대통령님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갑자기 궁금하네. (짝!)
요! 내 눈을 바라봐. 넌 대통령 잘 할 수 있고. 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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