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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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요조, 조승연, 그리고 이효리 (0) 2023/08/02 PM 11:00

요조, 조승연, 그리고 이효리

 

 

 

가수 “요조” 아시는 분? 요조 씨가 유시민 작가 북콘서트 사회를 맡으셨던데, 앙? (...)

 

문과 남자의 과학 공부... 는 지금 중요하지 않아. 영상 내내 집중을 할 수가 없었어. 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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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오른팔에 감긴 문신! 한번 문신이 눈에 띄자 그 뒤로는 아니꼬운 생각만 들더라니까. ...대체 저 여자는 누구지? 뭔데 이 자리에서 사회를 보지? 이것 봐라, 노래까지 부르네? 청소년들도 많이 왔을 텐데, 저 꼴로 책을 소개 하고 있어? 문신을 꽁꽁 가리기라도 할 것이지! 어디 감히!

 

참... 딴에 난 개방적인 사람이라 생각했어. 문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데 맘껏 새기라지. 짐짓 예단했어. ...그러나 막상 문신을 실제로 마주치니 불편함을 감출 수가 없어. 그냥 보는 것만으로 기분이 상해. ..,나도 어쩔 수 없는 선비인가 봐.

 

비틀린 첫인상은 시간이 갈수록 그녀를 뒤틀었어. ...요조, 가수? 노래 별로네! ...뭐? 자긴 페미니스트라고? 완전 그쪽이구만! ...청년을 위한 강연까지 하셨어? 무슨 자격으로? 당신이 인생의 씁쓸함을 알기나 해? ...이야, 제주도에서 한가로이 책방하시네! 유명한 분들을 게스트로 순풍순풍 모셨네! 집안이 금수저야? 인맥빨이야? ...이런 망상들이 내 머리를 가득 채웠어.

 

난 그녀를 질투하는 걸까? 그래서 더욱 매몰차게 바라보는 걸까? 나도 돈만 있으면 요조와 같은 삶을 살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니 오히려 반발심이 생기는 걸까? ...솔직히 난 그녀가 “혜민스님”처럼 보였어. 혜민스님 기억나시죠! 무소유와 여유를 전파하셨지만, 정작 그 뒤에는 풀소유와 경제적 뒷받침이 있었음을...

 

이렇게 시기에 빠져있을 무렵, 어라? 그녀의 문신에 관한 기사가 있네? ...요조는 천공기 전복사고로 운명한 자신의 동생을 기리기 위해 문신을 새겼다. 동생의 별명 “자이언트”. 그녀의 문신 또한 자이언트... 이 기사를 보고 뒤통수가 얼얼했어. 일순 그녀의 팔이 아름답게 보이기 시작했어. ...이 천덕꾸러기 변덕은 뭐람!

 

...다 내 문제구나. 시기와 질투에 눈이 멀어버린 내가 문제였구나. ...나도 참 간사하지. 남의 아픔을 알아채고 나서야 공감하다니... 이건 마치 “인정협회”잖아? 유년기가 불행해야 인정, 편부모이어야 인정, 가난해야 인정, 불치병에 걸려야 인정, 동생이 불의의 사고로 죽어야 인정, 하! 고통마저 자격을 따지는 놈!

 

위안을 삼자면, 비단 나만 이런 거 아니지? 여러분도 타인을 부정적으로 바라볼 때 있지?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 변명하자면, 그만큼 지금 현실이 각박하다는 뜻 아닐까? 상대방의 약점부터 파고들고, 불신하고, 냉소적으로 비웃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

 

아무튼 그래서, 난 마음을 고쳐먹고 요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을까요? ..천만에! 난 끝내 그녀에게 마음을 열 수 없었어. 문신이 해결됐다 한들, 그녀의 제주도 책방은 여전히 내 시기를 건드리니까. 아오! 이 속 좁은 놈! ...그래도 어쩔 수 없어. 제주도로 이주한 분치고 내 시기를 벗어난 사람은 이효리 님 뿐이야.


솔직 담백! 누나 사랑해요! (...)

 

 

글쎄다. 재산의 격차, 더 심하게 말하면 신분에서 오는 격차. 이걸 초월하여 상대를 받아들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아. 가령, 난 “조승연” 작가님을 좋아하거든? 내가 겪지 못한 경험, 통찰, 관점을 제시해 주셨어. 헌데... 조 작가님과 나 사이에는 벽이 있는 거야. 결코 넘을 수 없는 장벽.

 

조승연 작가님은 해외 유학을 갔다 오셨고, 프랑스도 갔다 오셨고, 미국도 갔다 오셨고, 다양한 유럽을 체험하셨고, 다분 유복한 가정이셨겠지? (...) 헌데 내 인생에는 그러한 경험이 전혀 없거든. 내가 바다를 건너본 거라곤 4박 5일 일본 간사이 지방 여행 갔다 온 게 다 거든. 이마저 일본 문화를 체험하기에는 너무나 짧고 단편적인 일정이었어. ...이러니, 조 작가님과 난 살아온 환경 자체가 다르니까, 세상을 대하는 높이가 차이나니까..,

 

아잇, 말이 중구난방 길어진다야. 미안해... 1줄 요약하자면, 엄... 머리로는 받아들일 수 있으나, 가슴은 같이 울 수 없었다. 이렇게 요약하겠어! ...그래서 여러분은 날 어떻게 생각해? 울림이 있어? (...) 그렇다면 당신은 나처럼 가난하고 슬픔 많은 모쏠인이군요! 캬하하! (짝!)

 

끝으로 요조가 부릅니다. 자이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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