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사진가를 위한 조명 장비 구상
오늘은 카메라 장비 이야기! (...) 미안해. 다른 주제를 다루기엔 지금 내 상태가 꽝이거든. 점심에 먹은 콩국수가 잘못됐나, 몸 전체가 으슬으슬해. 이런 날엔 아무 생각 없이 줄줄 털어놓을 수 있는 장비썰이 딱이지!
그래서 주제는 또, 조명! 혼자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작고 가벼우면서, 반면 모델 상반신을 부드럽게 비추어줄 만큼의 광면적을 가진 조명을 찾고 있어. 이 모순된 질문에 어느 정도 답을 찾은 것 같아. 그 답이란 바로, 플래시와 반사판을 이용한 촬영! 이렇게!
Neil van Niekerk 님.
그리고 Vanessa Joy 님.
두 분이 찍은 결과물을 보니, 호우! 빛이 부들부들하니 만족스러워! 커다란 조명 삼각대를 쓰지 않더라도, 무선 동조기를 쓰지 않더라도, 큼지막한 소프트박스나 조명우산이 없더라도, 마침내 내가 바라는 느낌이 나!
다만, 오직 한 손으로만 카메라를, 다른 한 손으로 반사판을 들고 있어야 하는 점이 거슬려. 팔 아프지, 자칫 흔들린 사진이 나올 수 있지, 걱정인 걸. ..게다가 내가 무릎을 꿇은 상태에서 촬영을 한다 쳐. 자연히 반사판의 높이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잖아? 이럼 직광에 가까운 각도가 나올 터인데, 안 되지! 자고로 빛은 위에서 아래로 내려쬘 때 자연스러운 법!
결국 반사판을 어딘가에 거치해두어야겠더라고. 마침 내가 모노포드를 갖고 있잖아. 모노포드에 반사판을 떡하니 달면 되겠네. ...는 아니! 모노포드는 언제 넘어질지 모르니까! 바람에 흩날릴 수도 있고, 행인에 부딪혀서 넘어질 수도 있고,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모르니까.
모노포드를 굳건하게 세울 방안을 여러 생각해 봤어. 제일 간단한 건 묵직한 추를 다는 거겠지? 근데 이러면 모노포드 쓰는 의미가 없잖아? 추, 탈락! ...배낭을 매다는 것도 생각해 봤는데, 은근 배낭으로 무게중심을 잡기가 어렵더라고. 번거롭더라고.
그러던 와중에 문득 떠오른 생각, 바로 “물 가방”!
모래주머니 응용이야. 배낭에 넣고 다닐 때는 납작하고 경쾌하게! 촬영 현장에서는 쫄쫄쫄 물을 넣어서 중후하게! 괜찮지? (...) 그런데 배낭과 마찬가지로, 물 가방을 모노포드에 제대로 부착하는 방법이 떠오르지 않더라고. 최대한 무게를 모노포드 하단에 몰아넣어야 할 터인데, 가방 형태의 팩을 어떻게 봉과 결착한담, 끄응...
다행히 내 고민을 한 방에 해결해 줄 제품이 존재했으니, 아이풋테이지 아쿠아드롭!
봉에 꼽아 쓰기에 최적의 형태를 갖추었어. 가운데 구멍이 뚫린 것이 마치 오나홀을 연상시킨다니까. 대략 지름 25mm 막대까지 수용할 수 있대. 오우야. (짝!) ...아이풋테이지에서 만든 제품답게 품질이 꽤나 건실하다는 평이야. 험하게 다루더라도 웬만해선 찢어지지 않는다나? 단, 가격이 아이씨풋이다! 물 담는 비닐 주제에 3만 5천원!
반사판과 모노포드 안전장치에 대한 이야기는 여기까지. 지금부터는 “플래시”에 들어갈 AA 배터리에 대해 떠들 거야. 일전에 내가 리튬 AA 충전지를 알아보고 있다 그랬지?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에네루프, “니켈수소” 충전지보다 여러 강점을 지닌 리튬이온 충전지!
특히나 XTAR에서 나온 4150mWh 리튬 충전지를 눈여겨보고 있었어. 용량 빵빵하지, 저전력일 때 전압을 1.1V로 낮추는 기능을 갖췄지, 중국기업 치고 신뢰성 높은 XTAR지, 앙! ...그런데 포기했어. (..?) 적어도 플래시에는 리튬 AA 전지를 쓰면 안 되겠더라고!
리튬 충전지는 방전 전류가 딸려. 가령 XTAR 제품은 최대 지속 방전전류가 2A야. 그나마 리튬 충전지 중에 방전 전류가 높다는 HIXON 제품조차 3A가 한계야. WATT = 전압 X 전류 니까, 리튬 충전지의 전압은 1.5V고, 전류를 각 곱하면 XTAR가 3W, HIXON이 4.5W지. ...계산 정확한 거 맞지? 나 문과야.
헌데 니켈수소라고 깔보았던 에네루프. 에네루프는 순간 최대 방전이 15A를 넘는대. 지속적으로 방출할 수 있는 전류 역시 8A에 가깝대. 에네루프의 전압은 1.2V. 1.2 X 8 = 9.6와트. 에네루프는 리튬 충전지보다 2배 가까운 전력을 뿜어내는 거였어. 괜히 충전지의 대명사가 아니더군. 찬양하라! 에네루프! 지금은 후지쯔!
이는 곧 플래시 재충전 시간에 영향을 줬어.
리튬 전지보다 니켈수소 전지가 재충전 시간이 빠르지? 플래시를 한번 팡 터뜨리고, 다시 터뜨릴 때까지의 기다림. 그 인고의 시간을 조금이라도 줄여야 할 판에 리튬전지? 안 돼! ..물론 기술이 더 발전하면 모르겠어. 리튬 AA 충전지의 방전전류가 5A에만 달해도 플래시에 충분히 쓸 수 있지 않을까? 그 날이 언제가 오겠지만, 지금은 아냐.
마침 소니 플래시 설명서에도 경고문이 있더군.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지 마십시오. 성능이 저하될 수 있습니다. 아하! 플래시 재충전 시간이 늦어지는 걸 뜻했구나.
그럼 소니가 플래시 전용 리튬이온 배터리를 만들어 주던가! 갑자기 열받네! ..옆동네 고독스는 잘만 리튬이온 배터리 쓰고 있는데, 캐논마저 리튬배터리로 뻥뻥 발광하고 있는데, 왜 소니는 여전히 니켈수소 AA 전지에 머무르고 있을까? 안전문제 때문인가? ...아참, 니콘 플래시도 AA 건전지를 쓰는구나. 소니콘 동맹이다야! 후우... 얏빠리 캐논 이찌방!
아무튼. 조명 때문에 골머리 앓았던 나날도 곧 끝이 날 것 같아. 칠흑같이 답답했던 길을 조금씩 더듬어 가고 있어. 반사판 사고, 물통 사고, 플래시 사고, 후지쯔 충전지 사고, 어쩌면 모노포드 연장봉 사고, 반사판 잡을 집게 사고, 이럼 될 것 같아. ..설마 광량이 부족하진 않겠지? 아잇, 어쩔 수 있나. 나 혼자 쓰기엔 플래시조차 버거운 걸. ...그나저나 진짜 문제는 뭐다? 장비 지를 돈이 없다! 없어! 없다고! 히히히!
조명의 길은 멀고도 비싸구나.. 우리 쓸쓸한 주머니에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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