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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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사진에 바람 담기 (0) 2023/10/07 PM 11:36



 

 

사진에 바람 담기

 

 

토요일 카메라 장비 썰! 일전에 내가 플래시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랬지? 여러분은 조명이 왜 어렵다 생각해? (...) 난, 조명 스탠드 때문에 어렵다고 생각해! 이 무거운 녀석을 어떻게 들고 다닐 것인가! 무게를 줄이자고 가벼운 걸 들었다간 바람에 쓰러지고, 장비 깨 먹고, 행인 다치고, 모델 다치고, 지옥에 떨어질 거다, 이 말이야!

 

내 딴에 손수레에 모노포드를 엮어서 바람과 맞짱 뜰 생각이었어. 이 방식이 80cm 반사판은 거뜬히 버티더라? 안심할 찰라, 응, 엄브렐러는 반사판이랑 얘기가 다르죠! 하필 내가 플래시 디퓨저로 가장 유력하게 고려하고 있는 우산. 우산이 바람에는 가장 취약하다니까, 안 넘어가는 게 비정상이라니까. “포토 파블로” 님은 야외에서 엄브렐러 자체를 비추하시더라고...

 

그럼 파블로님은 어떻게 바람을 극복하실까?

 

정답은, 6KG C스탠드! 여기에 무게추 돌가방까지! 히히히! 미쳐가고 있어! (짝!) ...난 파블로님이 아냐. 1.2KG짜리 모노포드만 들고 다녀도 허리가 내려앉을 것 같다고! 그런데 C스탠드? 샌드백? 못 해! 안 해! 흑흑... 미안하다. 했던 말 또 하고, 계속 하고, 참...

 

나도 정답을 알아. 조명을 혼자서 무선동조로 쓰기 위해서는 묵직한 조명 받침대를 짊어질 수밖에 없다. 이 절망적 진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뿐이야. 어떻게든 꼼수를 찾고 싶을 뿐이야... 아무리 그래도 C스탠드는 너무 하셨어! 저 쇳덩어리를 어떻게 들고 다녀! 심지어 난 뚜벅이야! 버스, 지하철이 유일한 교통수단이라고! 따흑.

 

 

내가 바람을 이렇게까지 원망하게 될 줄 몰랐어. ..난 평생 바람을 사랑했던 사람이야. 내 아이디가 괜히 “풍신”이겠니? “도바람”이겠니? ...사진마저 바람결이 느껴지는 모습을 선호해. 이 사진처럼!

img/23/10/07/18b0a8d5d93254fa.jpg

Tom Halliday 님 사진입니다. 캬하, 저 머릿결! 촉각을 향긋하게 감싸는 바람만큼 아름다운 존재가 있을까! 나도 이런 사진을 찍고 싶다! 바람이 담긴 사진! ...어라? 잠깐만. 그럼 난 지금 플래시에 몰두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선풍기를 들고 다닐 수 있을까 궁리해야 하나? ...아잇! 일이 더 커지잖아!

 

다행히, 다행히? ...중국 회사에서 이미 사진 영상용 팬을 판매하더군.

 

이야, 영상만 봐도 무게가 느껴진다. 척추건강을 위협한다야. 배터리마저 무지막지하게 먹겠지? 결코 휴대용은 아니겠지? 아참, 광고에서 스튜디오용으로 못 박았구나.

 

헌데 영상이 아닌 사진만 따지자면, 굳이 선풍기를 쓰지 않더라도 바람효과를 넣을 수 있을 것 같아. 가령 순간적으로 머리카락을 공중으로 던진다든지, 앙!

img/23/10/07/18b0a8e3881254fa.jpg

페인트 그랜드 오더, 스카자하를 코스프레 하신 피온 님입니다. ...호오, 내 모자란 시각에서 판단하건데, 이 사진은 “던졌다”. 인정? (...) 진짜 바람으로 머리카락을 날렸으면 응당 의상 또한 머릿결 방향으로 쫘악 휘날렸을 거야. 그러는 가운데 피온님의 숨 막히는 몸매가 더욱 드러났 (짝!)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피온 님 엄청난 코스프레, 사진, 존경합니다.

 

다시 주제로 돌아와서, 바람의 사진! 굳이 뭐가 더 좋다는 건 아냐. 다만, “바람” 자체를 좋아하는 나로선 아무래도 선호의 강도가 나뉘어. 최상은 자연풍! 그 다음이 인공풍! 그 다음이 연출풍. ..왜 그런 게 있잖아. 우주의 기운이 도우사, 대자연의 바람이 불어와 결정적 순간을 포착했을 때, 괜히 더 뿌듯한 거. 물론 그 사진을 어떤 바람으로 찍었는지는 찍은 사람만 알겠다만.

 

아무튼. 바람! 어떻게 하면 극복할 수 있을까? ...아니다, 감히 바람을 극복한다는 발상 자체가 오만한 걸까? 오히려 바람에 순응하는 법을 터득해야 할까? ...하긴, 바람님이 화나신 곳에서 조명삼각대를 펼칠 필요가 있나! 자비를 빌고, 부드러운 곳을 찾고, 기다리고, 그러는 편이 낫지. 오우야, 방금 나 스스로에 감탄했어. (...)

 

이상! 바람의 길을 걷고 싶은 이였습니다!





Samyang Optics (samyanglens.com) (Tom Halliday)
[피온] 그림자 나라의 여왕, 페이트 / 그랜드 오더 - 스카자하 | 코스프레 이야기 갤러리 (ruliwe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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