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고 담백한 음식이 당기는 밤
10월 9일 한글날! 다들 행복한 하루 보내셨습니까? (...) ,,난 머리가 띵 해. 명치가 갑갑해. 아랫배가 무거워. 목에 가래가 껴. 콧속에 맹맹해. 하품이 나와. 따흑... 설마 식중독이나 장염은 아니겠지? (...)
속이 미식거리고, 입맛이 싹 사라진 지금, 그럼에도 끌리는 음식을 찾아봤어. 달콤하면서, 부드러우면서, 꿀떡꿀떡 위장이 움직이지 않아도 절로 소화가 될, 팥크림!
부산 동구 초량 선화당. 지금은 2500원일 거야. 보기에는 살짝 지저분해 보일 수 있지만, 맛은 좋아! 유지방 쏙 뺀 담백한 아이스크림, 그 위에 사정없이 투여한 수제 단팥! ...어느덧 여름이 지나갔지만, 괜히 끌리네. 후루룩 마시고 싶네.
난 또 어떤 음식을 지금 갈구하는가? ...그래, 카이막!
여러분은 카이막 먹어봤어? 난 먹어본 적 없어. 대체 농축 2배 생크림 맛이란 무엇일까? 정말 궁금하다야. ...다만, 난 생크림을 좋아하지 않거든. “생”이란 낱말이 들어가기엔 생크림은 좀 느끼하지 않니? 때로는 비릿하기까지 하던데, 앙? (...)
한편, 난 우유에 대한 공포증을 갖고 있걸랑. 우유 잘못 먹었다가 단단히 체한 적이 있어. 그 이후로 선뜻 흰 우유를 못 마셔. 트라우마지, 참... 그래도 카이막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아! 아무렴! 진귀한 음식은 일단 먹고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번에는 얼큰하게, 복국!
부산 중구 영주동 일대에 복국집이 모여 있어. 집근처라 한번 가볼까 했지만, 한 그릇에 2만원이 넘는 가격에 번번이 눈만 흘기고 지나쳤어. 그나저나 복국 역시 난 아직 생전 한 번도 안 먹어 봤지. 복어 자체를 몰라. 캬하하! (...)
복어 하면 어렸을 때 봤던 연극부터 떠올라. 연극 제목은 기억이 안 나는데, 엔딩만큼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어. ...주인공이 삶의 의지를 버리고, 시원한 복어탕을 먹으며 인생을 마무리하는 내용이었거든...
시원한 거 하니 배추 된장국이 생각나네.
숨이 죽어 보들보들한 배추에, 구수짭짤한 된장국에, 아잇! 상상하니 정말 당기잖아! 밥 없이, 그냥 된장국 그대로 후루룩 마시고 싶어. 그럼 갑갑한 명치가 사르르 녹을 것 같아. 후아... 그나저나 배추 된장국의 “시원함”을 라면으로는 재현할 수 없더라고. 그치? (...) 라면은 예상외로 속이 더부룩해질 때가 많으니까. 아무리 라면스프 마법의 가루가 들어간다 한들, 그 살짝의 텁텁함이, 무게감이, 위장을 부담스럽게 하는 것 같아.
안 되겠다. 내일은 속이라도 풀 겸 외식을 할 테야! 어디 부산 근처에 싸고 시원한 음식점 어디 없을까.... 했는데, 찾았어!
부산 중구 중앙동 정가네식당, 시락국밥! 지금은 4천원. 호오... 괜찮네! 반찬 구성도 마음에 들어. 두부조림에, 계란프라이에, 멸치볶음에, 콩나물무침에, 김치에. 담백하다야. ...참고로 부산 중앙동에 맛집이 많아. 사무실이 밀집된 동네인터라, 찐 맛집이 아니고서야 직장인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거든.
이상. 밤 12시에 음식 이야기를 하고 있자니 배가 고프기는커녕, 난 여전히 속이 갑갑하네! 쫄쫄 굶고 싶네! 여러분은 야식 먹고 힘내세요! 나만 아니면 돼!
전 메뉴 2000원대?! 부산 초량 분식점 ‘선화당’ - YouTube
정가네식당 - 네이버 지도 (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