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카메라 플래시에 절망한 날
오늘은 카메라 장비 썰을 풀겠습니다. 소니 플래시에 대해 일장 하소연을 늘어놓겠습니다. 후우... 그럼 시작한다!
지난 7월 이래로 내 장비인생 화두는 “조명”이었어. 내쳤던 플래시를 다시 들였고, 반사판을 들고, 딴에 바운스를 이용하여 최대한 부드러운 빛을 만들어 보려 했다만, 한계에 부딪혔지. 내가 조명 때문에 얼마나 골머리 앓았는지, 칼린쇼 애청자들은 아실거야.
결국 그렇게 기피하던 “무선동조”를 고려하기 시작했어. 무선동조를 위해서는 2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해. 첫째, 바람에 끄떡없을 만큼 든든한 조명 받침대가 필요하다. 둘째, 무선동조기를 마련해야 한다.
우선 조명 받침대, 듬직함만 따지자면 묵직한 C스탠드를 드는 것이 맞을 거야. 그러나 뚜벅이고, 혼자 다니는 나로선 C스탠드를 도저히 들고 다닐 자신이 없어. ...차선책으로 손수레에 모노포드를 고정시키는 방법을 생각해 봤어. 손수레가 4.3KG, 그 위에 가방이며 장비 무게가 10KG정도 되니까, 대략 15KG 가까운 추를 달아놓는 셈이거든.
15KG? 그럼에도 안심이 안 됐어. 조명 삼각대가 쓰러지면 장비가 깨지는 동시에 자칫 행인이나 모델님이 다칠 수 있으니까. 특히나 난 바람에 가장 취약하다는 “엄브렐러”를 사용할 참이거든. ..,.왜 엄브렐러여만 하는지는, 그럴 사정이 있어. 나도 맘 같아선 소프트박스를 쓰고 싶어. 그런데 휴대성, 편의성, 소니 HVL-F60RM2 플래시와의 호환성을 따지자니 현실적으로 엄브렐러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 왜 SMDV 소프트박스는 F60RM2와 호환이 안 되는가!
아무튼. 오늘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곳에서 최종 실험을 마쳤어. 내가 구상했던 방법은 과연 우산을 지켜낼 수 있을 것인가!
지켜냈다. 지켜냈다고! 박수 주세요! (...) 물론 더 강한 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안전을 확신 할 수 없어. 그래서 당시의 바람강도를 고이 간직하려 해. 이보다 더 세게 바람이 불면 촬영 중단이다! ...그나저나 우산 방향이 무척 중요하더라고.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꼭지점이 향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산이 뒤집혀 버린다! ...다행히 우산이 뒤집힐 뿐, 모노포드가 넘어지지는 않았어.
손수레, 가방, 모노포드, 2중 연결 끈, 이들로 마침내 조명스탠드에 대한 고민을 날려버릴 찰라, 이제 남은 것은 무선동조기. 난 소니 플래시를 사용하기 때문에, 무선동조기 또한 소니의 마수에서 놀아나야 해. 소니의 플래시 무선 동조기 FA-WRC1M. 헌데 시중에 이 녀석은 씨가 말랐어. 파는 곳을 찾았다 한들 해외직구 병행수입품이야.
대신 HVL-F28RM이 소니 플래시 시스템 무선동조기 역할을 하고 있어. 플래시이면서 무선동조기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제품이지. 참고로 F28RM 무선전파 성능이 FA-WR1M보다 더 뛰어나.
그럼 답이 정해져있네. F28RM 사면 되네. 비록 28만원이지만, 대체 플래시가 왜 이렇게 비싸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지만, 눈 딱 감고 지르면 되네. ...실제로 오늘 단단히 맘먹고 부산 소니 센터에 갔어. 당당하게 F28RM을 구매하려고 했어. ...그런데 안 샀어...
28만원이면 내 3년 치 폰 요금이야. 손이 벌벌 떨려. 그러니 사기 전에 마지막으로 제대로 만져봐야 하지 않겠니? 돌다리도 두드리고 질러라. ...그렇게 매장에 전시되어 있는 F28RM을 염치불구 조물딱 거렸어. ...그리곤 실망했지. 너무나, 너무나! 너무나!! 에라이 소니! (...)
여러분은 F28RM의 최대 단점이 뭐라고 생각해? (...) 고개가 도리도리 되지 않는 탓에 세로 촬영 시 천장 반사를 칠 수 없는 거? 예상외로 덩치가 제법 큰 거? 광량이 약한 거? 24mm, 50mm 조사각만 지원하는 거? ...지금까지 언급한 요소도 문제긴 하지만, 아니! 더 치명적인 약점이 있어.
바로 LCD가 없는 점! 다이얼 휠이 없는 점!
F28RM 뒷면이야. 버튼 몇 개 달렸고, 이게 다야. 지금 플래시 상태가 어떠한지, 광량이 어느 정도인지, 고속 동조가 켜졌는지, 플래시 자체로는 알 방법이 없어! 야이, 소니!
아니, F28RM은 카메라 LCD 모니터로 상태를 알 수 있지 않느냐? 그러려고 나온 플래시 아니냐? ...물론 그렇지. 그러나 카메라 LCD로 플래시를 설정하고 있자니 속이 꽉 막혀서 죽을 만큼 갑갑해!
자, 고작 광량 1/3스탑 올리기 위해 어떤 작업을 거쳐야 하는지 살펴보자고. 일단 카메라 메뉴 버튼 눌러야지, 복잡한 소니 메뉴판에서 꾸역꾸역 “외부 플래시” 찾아야지, 다시 외부플래시 발광설정 들어가야지, 그제야 광량 설정 화면이 나와.
여기서 또 위아래 버튼 눌러서 항목 골라야지, 광량 올려야지. 확인 버튼 눌러야지. 끝으로 반셔터로 메뉴에서 나와야지. 이 무슨 번잡한 행위냐! 아잇! 소니! 죠스바 수박바 쌍쌍바! 인간적으로 LCD 창이랑 다이얼 휠은 넣어줬어야지! 끄아악! 아악! (짝!)
아직 내 하소연은 끝나지 않았어. LCD 없는 거야 F28RM만 누명을 씌우면 돼. 그러나 이번에 언급할 사항은 소니 플래시 동조 시스템 자체에 대한 실망이야. ...내 진실로 말하노니, 소니 동조 시스템은 기본인 안 됐어! 반 푼이 동조, 반 푼이 연동이라고!
말로 풀기 어려우니, 사진 자료를 보며 설명할게. F28RM보다는 쓰기 편한 FA-WRC1M입니다. 설정 방식은 F28RM이나 FA-WRC1M이나 동일합니다.
왼쪽 플래시 광량 표시기에 CMD LINK라고 되어있지? CMD는 커맨더, 번역하자면 명령자 정도 되려나? 여기서 명령자는 무선동조기. 즉, 무선동조기에서 1/128로 광량을 잡았으니까, 플래시 역시 1/128로 빛을 발사해. 허나 플래시 화면상으로는 광량을 알 길이 없지. CMD LINK로만 나오니까! 굳이 동조기 화면을 확인해야 하지! 에라이, 소니!
그런데 촬영하다보면 동조기로만 광량을 조절하지는 않잖아? 때로는 플래시 광량 조절 버튼을 돌릴 때도 있잖아? 그 경우,
플래시는 1/2, 동조기는 1/4를 가리키고 있어. 이게 말이 안 된다는 거야! (..?) 플래시에서 광량 조절을 하는 순간, 소니 플래시는 더 이상 동조기의 광량 지시를 받지 않아. 동조기로는 1/4로 발사하라하지만, 응, 1/2로 발사해. ...하! 이래서야 어떻게 플래시 광량 조절 버튼을 맘 놓고 돌리겠어? 자칫하면 엉뚱한 광량으로 촬영을 진행할 수 있는데!
플래시에서 1/2로 잡았으면, 그 즉시 동조기와 정보를 주고받아서, 동조기에도 1/2로 표시를 해 줘야지! 그래야 안 헷갈리지! 생각할수록 기가 차네! 열 받네! 내가 이따위 비합리적 동조인 줄 알았으면 결코 소니 플래시 안 샀어! 비싼 소니 플래시를! 끄아악! (짝!)
...고독스는 동조기와 플래시가 유기적으로 연동해. 둘이 항상 같이 가.
동조기에서 광량을 조절하든, 플래시에서 광량을 바꾸든, 어느 쪽이든 현재 플래시 광량을 정확히 보여줘... “동조”라면 이래야 하지 않니? 이게 정상 아니니? 소니 강아지 아기!
후우... F60RM2를 카메라에 직결했을 때만 하더라도 소니 플래시에 대한 찬양이 샘솟았어. 듬직한 금속 슈, 독특한 쉬프트 방식, 소니 카메라와 완벽에 가까운 호환성. ...그러나 무선동조까지 영역을 넓히자 실망의 쓰나미가 몰려와. 제대로 된 동조기 하나 없고, 비싸고, 동조 시스템 역시 사용자의 실수를 유발하고!
난 이미 소니 플래시 시스템에 발을 디딘 터라 되돌릴 수 없어... 여러분은 나처럼 소니의 함정에 걸려들지 마시고, 고독스 써서 꽃길 걸읍시다... 끼이익! 지금 내 비참한 심정을 담아! 술도 못하는 녀석이 왜 술이 당기냐! 소니! 히히히! 히히히히! (짝!)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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