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y of Wind GOD

소니 플래시를 향한 하소연

오늘은 카메라 장비 썰입니다. 소니 플래시, 부산 소니센터에서 원 없이 체험하고 왔습니다. 부산 소니센터 사장님, “점장님”, 팀장님 사랑합니다. 신세 집니다. ...여하튼 소니 플래시! 무엇이 문제인가! 무엇이 문제이기에 나는 열불이 났는가! 여러분에게 털어놓고 싶어.

일단 소니 플래시를 카메라에 “직결”해서 사용하는 경우, 정말 만족했어. 소니 적통 플래시답게 소니 카메라와 극강의 호환성을 보여줬거든. 동조속도에 맞게 셔터스피드가 연동된다든지, 카메라 메뉴에서 플래시 설정을 바꿀 수 있다든지, 1/32000초까지 고속동조를 사용할 수 있다든지, 소니 a1 1/400초 동조속도를 지원한다든지, 연사 시에도 안정적으로 빛을 발사해준다든지, 굉장했거든!

그러나 플래시를 “무선 동조”로 사용하려는 경우, 불편함이 몰려왔어.

왼쪽이 리시버 플래시. 오른쪽이 커맨더 동조기. ...동조기를 통해 플래시 광량을 조절하려면, 플래시 광량을 “CMD LINK”에 두어야 해. 여기서부터 불만이 쏟아지는 거야. 플래시만으로는 현재 광량을 확인할 방법이 없어. CMD LINK 영문자만 덩그러니 나오니까. 광량을 확인하고 싶으면 동조기를 봐야 해.

그까짓 동조기에서 광량 확인하는 게 무슨 대수냐? 플래시와 동조기 간 최대 전파 도달 거리가 35미터라, 멀리가지도 못 하는데? ...는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 카메라는 삼각대에 거치해 두고, 저 멀리 떨어진 플래시에서 광량 조절 하고 싶을 때도 생기잖아...

물론 플래시에서 광량을 조절 할 수 있어. 1/128, 1/64, 1/2, 자기가 원하는 광량에 맞추면 돼. 헌데 아까 언급했듯이, CMD LINK 외의 상태에서는 플래시가 동조기 명령을 무시해버려. 동조기 설정에 관계없이, 플래시에서 설정한 광량대로 빛을 쏴. 예시로,

플래시는 1/2, 동조기는 1/4. 이럼 1/2로 발광하는 거지. ...이게 왜 문제가 되냐면, 헷갈리니까! 실수할 여지가 높으니까! ...가령 촬영 중에 플래시 광량을 1/32로 맞췄다 쳐. 이 행위를 깜빡 잊고 동조기에서 광량을 1/16으로 설정해서 플래시를 터뜨렸어. 어라? 왜 1/16인데 광량이 부족한 것 같지? 동조기에서 광량을 더 올리자. 1/8로 하자. 응! 그래봤자 광량이 변하지 않죠! 플래시는 계속해서 1/32로 발광할 테니까! 어리둥절 그제야 플래시 광량을 확인하죠! 아차! 또 CMD LINK로 안 돌렸네! 이게 다 내 탓이네! ...는 개뿔!

이게 다 소니 탓이다. 소니가 양심이 있으면 지금이라도 당장 플래시와 동조기 간 광량을 유기적으로 연동시켜줘야 한다. 고독스처럼!

왼쪽이 조명, 가운데가 동조기, 오른쪽이 휴대폰 앱! 에라이! 고독스는 폰으로 연동까지 되네! ...어쨌든, 고독스는 광량을 어느 장치에서 바꾸든, 플래시에서 바꾸든, 동조기에서 바꾸든, 앱에서 바꾸든, 언제나 설정이 함께 움직여. 1/128 +0.7, 3개가 완벽히 통일 되는 거 봐. 헷갈릴 수가 없어. 이게 동조지, 이게 연동이지! 소니 엔지니어들, 듣고 있나! 펌웨어 업데이트 해 달라! 해 줘! (...)

다음은 HVL-F28RM에 대한 하소연이야. ..F28RM, 소니 무선 플래시 중 가장 작고, 가볍고, 무선동조기로도 쓸 수 있는 제품이거든? 김현수 작가님이 F28RM을 동조기로 이용해 보라고 추천까지 해주셨거든?

...그러나 난 이 추천 반댈세! 내 평소 김현수 작가님을 존경하고, 항상 배우지만, 이 번 만큼은 동조할 수 없어!

F28RM에는 그 흔한 LCD 창이 없어. 사용자에게 플래시가 어떤 상태인지 알려줄 방법이 전무해. 그야 카메라 LCD를 통해 플래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지만, 이게 보통 귀찮은 일이 아니거든.

예를 들어, F28RM 광량을 조절하기 위해 다음 과정을 거쳐야 해.

우선 카메라 “메뉴”버튼 누르고, 여러 글귀 중에 “외부 플래시 설정”을 찾아야 해.

외부 플래시 설정에서 확인을 누르면 하부 메뉴가 떠. 여기서 “외부플래시 발광설정” 확인.

그제야 플래시 상태를 확인할 수 있고, 설정을 고칠 수 있고, 광량을 조절할 수 있어.

고작 플래시 광량 조절 할 거라고, 버튼을 몇 번이나 눌러야 하니? 이건 아니잖아? ...게다가 촬영 중에는 플래시 설정 화면을 볼 수가 없어. 난 기억력이 나빠서, 방금 전에 맞춘 광량마저 까먹는다고. 이럼 어떻게 해야 한다? 다시 위의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고~작 현재 플래시 광량이 몇인지 확인하려고!

정말 소니의 의도를 모르겠어. 왜 F28RM에 LCD창을 안 달아줬을까? 다이얼 휠이 없을까? LCD 창만 있었어도 즉각적으로 현재 플래시 상태 확인할 수 있고, 다이얼 휠만 있었어도 버튼 여러 번 누를 필요 없이 간편하게 설정 바꿀 수 있을 텐데, 어이!

...사실 오늘 F28RM을 구매할 참이었어. 부산 소니센터에서 끝장을 볼 참이었어. 익숙해지면 적응할 줄 알았어. 그래서 철면피까고 매장에서 1시간 넘게 F28RM을 만지작거렸지. 그런데 적응이 안 되더라. F28RM을 만져보면 만져볼수록 이건 아니더라...

결국 LCD 창 달렸고, 다이얼 휠 달린, F46RM을 사야 하나 고심 중이야...

LCD가 달린 플래시들은 동조기로 사용할 때도 그룹별 플래시 광량을 보여줘. 메뉴 찾아 들어갈 필요 없이, 플래시에서 즉시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 ...이게 뭐니. 갈수록 눈만 높아지고, 지갑은 축나고, 후우... F28RM조차 28만원이야. 내겐 손이 떨릴 만큼 거금이라고. ...헌데 F46RM은 41만원. ...그렇다고 F28RM을 질렀다간 평생 후회할 것 같고! 끄아악!

이렇게 내가 소니 무선동조 시스템을 원망하지만, 그럼에도 차마 소니 플래시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 무선동조 이외의 부분은 정말 만족하거든. 무선동조 상태에서조차 발광 안정성, 소니 카메라와의 호환성은 대단하더라고. 이건 타사 플래시가 따라오지 못하니까,

설마 고독스도 1/32000초에서 고속동조를 지원해? a1 1/400 동조속도를 지원해? 연사 시 일정한 광량을 보여 줘? 아니지? 제발 아니라고 말해줘. (...) ...끄응, 내가 고독스를 제대로 써봤어야 말이지. 부산에 고독스 플래시 체험할 수 있는 곳 없나....

이상! 답답한 마음에 주저리 한 풀었어!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려고 플래시를 질렀을까! 무선동조를 꿈꿨을까! 끼요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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