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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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빈대 같은 사랑 (0) 2023/11/03 PM 11:27





빈대 같은 사랑

 

  

전청조. 남현희... 남의 인생사가 달려 있고, 사랑으로 사기를 당한 일에 내가 뭐라 이러쿵저러쿵 떠들기 조심스럽다만, 그래도 지금의 심정을 남겨야겠어! 억울해서!

 

제군들. 또 다시 우리에게 비련이 닥쳤다. ..사기꾼도 사랑을 하는데, 여성이 남장을 하고서라도 사랑을 하는데, 대체 나는 왜, 그리고 너는 왜 사랑을 못할까? (짝!) ...우리에겐 전청조 만큼의 집념이 없나? 혹은 말빨이? I’m 야스킹이에요!

 

아니면 우린 너무 착해서 사랑을 못 했을지도 몰라. 우리는 드높은 배려심을 지녔기에, 상대방에게 호감을 표하는 것조차 위협이 될 수 있음을 알기에, 사랑할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이게 다 루게이, 네놈들 때문이다! 은근슬쩍 우리 스스로가 자존감을 낮추지 않았던가! 우리 같은 십덕은 여성에게 말조차 붙이지 말아야 한다고 강제하지 않았던가!

 

그런 의미에서, 우린 ‘빈대’ 정신을 배워야 한다. (..?) 빈대, 알면 알수록 엄청난 녀석이더군. 살충제에도 내성을 지닌 갑피, 1년 가까이 잠복할 수 있는 인내력, 그리고 무지막지한 사랑고백!

 

암컷 빈대는 따로 생식기가 없대. 오직 수컷만이 날카로운 정자주입기를 가졌대. 수컷이 정자주사기를 암컷 몸에 사정없이 박는 거지. (...) 세상에, 빈대의 사랑법을 알고 내가 얼마나 충격을 받았다고. 이 무슨 잔혹 동화식 번식법이냐.

 

그런데 암컷이 온 몸에 구멍이 난다고 해서, 꼭 손해 보는 것만은 아니래. 정자는 고급 영양분이고, 그 양분을 이용해서 암컷은 좀 더 우렁차게 알을 낳을 수 있다나? ...양심 고백할게. 정액이 양분덩어리란 사실을 알고 나서 잠시나마 고민에 빠졌어. 그게, 나의 양분 밀크를 세면대 물과 함께 씻어버리다니, 매우 비합리적 처사 아닌가? 왜 난 나의 양분을 나눌 피앙세를 만나지 못 했는가? 이럴 바에 차라리 내가 내 걸.(짝!) ...먹진 않고요! 피부에 양보해 볼까요! (짝!) ...라고, 0.2초 동안 상상만 했습니다.

 

아무튼. 빈대의 막무가내 사랑을 알고 나서 얼마 지났을까, 최재천 교수님이 빈대에 대해 설명하신 영상을 봤어. 난 거기서 2차 충격을 받았지.

 

최 교수님 왈, 생물학자들은 빈대에 관심이 매우 높다. 빈대처럼 신기한 성생활을 하는 동물이 없기 때문이다. ..빈대 수컷은 암컷을 찌른다. 또한 수컷도 찌른다. 만나는 녀석은 다 찌른다. 가리지 않는다! 코와붕가!

 

이쯤에서 빈대 수컷을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 ...분출에 미친 놈? 아니면 진정한 성평등 섹서? ...솔직히 난 빈대 수컷을 보며 스스로를 반성했어. 저 미물조차 아무나 사랑하는데, 정작 만물의 영장인 난 이걸 따지고, 저걸 따지고, 외모를 따지고, 집안 배경을 따지지 않았나? ...물론 이런 나도 ‘성별’은 넘어선 것 같아. 남자라도 예쁘면 가능하지. 돈 많아도 가능하지. 내 괄약근을 그대에게. (짝!)

 

아무튼. 마음만은 빈대 같은 사랑을 하고 싶네요! 그러나 아랫도리는 묵직하게 잘 간수해야지! Love is 신뢰와 존중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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