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a9m3. 혁신적인 무관심.
어제 다들 소니 카메라 신제품 발표회는 보셨나! a9m3, 글로벌 셔터를 탑재했더군. 소니에게 박수 주세요! 잘한 건 칭찬해야지! (...) 아무튼. a9m3에 대해 내 생각을 털어놓겠어.
무엇보다 글로벌 셔터. 꿈에서만 그리던 셔터를 2023년 드디어 소니가 풀프레임 카메라에 집어넣었구나. 글로벌 셔터가 생소하신 분들을 위해 잠깐 설명하자면,
왼쪽이 롤링 셔터. 센서 상단에서 하단까지 순차적으로 정보를 읽어 들여. 오른쪽이 글로벌 셔터. 센서 전체 면적을 한 번에 받아들이지. 이게 뭔 대순가? 대수야.
빠르게 움직이는 물체를 롤링 셔터로 찍으면 왜곡이 발생해. 헬리콥터 프로펠러가 휘고, 낚싯대가 휘고, 골프채가 휘고, 기둥이 눕고, 그걸 보는 우리도 불편하고, 안 좋지. 반면 글로벌 셔터는 깔끔하다!
더불어 글로벌 셔터는 조명을 사용할 때 빛을 발휘 해. 기존 롤링 셔터는 조명을 쓸 때 별별 조건을 다 따져야했거든. 지속광에서는 플리커 유무를 확인해야 했고, 순간광에서는 동조속도를 따져야 했고, 플래시 줄무늬 효과에도 유의해야 했어. 그러나 글로벌 셔터는 조명 환경이 뭐가 됐든 속편하게 찍을 수 있다! ...라고 할 뻔. (...?)
예상외로 제약사항이 붙더라고. 아직 1세대라서 그런가.
소니에서 밝히길, 1/10000초 이상에서 플래시를 터뜨리면 밝기나 색상이 틀어질 수 있대. 흐음... 그리고 F1.8 보다 밝은 설정으로 찍으면 최대 셔터 속도가 1/16000초로 제약 당한다네? 왜죠? (...)
한편 소니 자사 플래시를 써야만 호환성을 보장한다는 듯이 써놨거든? 참... 많은 분들이 고독스 플래시를 쓰고 계실 텐데, 어쩌면 좋지... 는 나만 아니면 돼! 이 몸은 소니 플래시 사용자니까! 내 이럴 줄 알고 소니 플래시를 지른 거다! (짝!)
a9m3의 등장으로 어부지리 소니 플래시 인기가 조금은 올라가겠어. 그러나 주의하시라. 소니 플래시 중에도 F60RM2, F46RM만 호환성 언급이 있을 뿐, F28RM에 대해서는 일언반구조차 없어. 후... 내 이럴 줄 알았다. F28RM은 기본이 안 된 제품이야! 거르길 정말 잘 했어! LCD창도 없어, 다이얼 버튼도 없어, 이제는 a9m3와 호환성조차 보장을 안 하는 플래시! (...) F28RM 사용자 여러분, 죄송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현실입니다. 꼬우신가요? 어쩌라고요. 그러게 최소 F46RM을 사셨어야죠! (짝!) ..,죄송합니다. 머리 박겠습니다...
글로벌 셔터에 이어 내 눈을 사로잡은 변혁점, 바로 버튼!
C1, C2 버튼이 더욱 툭 튀어나온 것 같아. 더 큰 변경점, 카메라 전면부에 C5 버튼이 새로 생겼어. 내 맘 같아선 버튼 2개, 아니, 3개 이상 추가해줬으면 좋겠다만, 버튼이 많을수록 카메라를 조작하기 편하니까. ...그리고 보는 대로 5세대 그립이 나왔어. VG-C5! 과연 기존 카메라와 호환이 될까? 안 되겠지? 아직 소니 홈페이지에 호환 정보가 게시되어 있지 않더라고.
자. 여기까지다. 내가 칭찬할 부분은 여기까지다. 지금부터는 맘에 안 드는 점을 쏙쏙 짚을 거야.
첫째. 2400만 화소다. 이 요소 하나 때문에라도 a9m3는 내 안중에서 사라졌어. (...) 내가 누굽니까. 고화소성애자! 4천만 화소 이하 카메라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인간 아니겠습니까! ...물론 2400만 화소라서 좋아하실 분도 계실 테고, a9m3가 활약할 보도사진 분야에서는 2400만 화소면 충분할 테지만, 난 아냐.
둘째. 프로세서 변혁이 없다! 여전히 비욘즈XR을 썼어. 발표회에서 기존 비욘즈X 보다 8배 빠르다니 자랑을 하던데, 아잇! 그 비욘즈X가 언제적 프로세서인데! 10년도 더 넘은 프로세서인데! 지금 80배 더 빠른 프로세서를 내놔도 모자를 판국에!
셋째, AF에 혁신이 없다. AI AF 그 이상의 새로운 것이 없다. ...난 소니가 a9m3에 걸맞은 새로운 AF 시스템을 선보일 줄 알았어. 트리플 악셀을 뛰고 있는 피겨 선수의 눈동자조차 잡아낼 만큼 정확한 AF를 바랐어. 아무렴, 명색이 a9시리즈인데! 헌데 기존 AI AF 광고를 그대로 반복하더군. 고작 AF에서 변경점이라면, 포커스 영역 크기를 더 세부적으로 설정할 수 있게 개선되었어.
넷째. 사진 품질에 의문이 든다. ..우선 a9m3 광고 그 어디에도 명암비에 대한 언급이 없어. 차마 드러내기 부끄러울 수준이라서 그런가! (짝!) ...내 딴에 a9m3 갤러리를 살펴보며 사진을 확대해 봤거든? 썩 품질이 좋지 않더라고. ISO 160에서조차 노이즈가 보이더라고.
ISO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기본 감도가 ISO 250부터 시작해.
에? 아니, 왜? (...) 게다가 권장하는 ISO 자동 상한이 250부터 12800이네? 허어... 글로벌 셔터 넣느라 DR과 노이즈를 희생한 것 같아.
...잠깐만. 기본 ISO가 250부터 시작이면 플래시를 쓸 때 영향을 주잖아? 어라? 아까 1/10000초 이상으로 찍으면 색틀어짐이 생길 수 있다 그랬지? 그럼 기존 ISO 100 카메라 기준으로 대략 1/4000초잖아? 맞나? (...) 1/4000초 이하에서 플래시를 사용해야 안전하다면, 오히려 기존 카메라보다 퇴보한 거 아냐? 이게 뭐지? 내가 계산을 잘못했나! ...머리가 빙빙 돕니다. 제가 지금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아시겠죠?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이해해 주실 거죠? 제발! (...)
다섯째. 4축 멀티 앵글 모니터가 들어갔다! 210만 닷! 70만 화소! (...)
이게 왜 단점이냐고? 나로선 최악의 단점이야!
이게 직관적 조작이란다~ 높은 안정성이란다~ 기가 찬다! 세로 촬영할 때마다 LCD창을 밖으로 쭉 빼야 하건만! 이게 무슨 직관적 조작이며, 이게 무슨 안정성 높은 방식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나는 어떤 방식을 바라는가! 최소 니콘 Z8, Z9 4축 틸트 방식!
아, 평안을 되찾았어. 그래, 이거지. 이래야지! 세로 촬영 그 즉시 모니터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방식! 이거야말로 급박한 환경에 적합한 방법이지!
솔직히 난 Z9 방식조차 썩 마음에 들지 않아. 내가 체험한 카메라 중 가장 유려한 LCD 틸트를 보여준 사례는 후지 GFX 시리즈야.
비록 후지는 3축으로만 모니터를 기울일 수 있지만, 그러나 꼭 필요한 축으로 화면을 기울일 수 있어. 더욱이 화면을 기울일 때 손끝으로 전달되는 부드러움이란! 마치 아름다운 여성의 머리카락을 들치는 느낌이라고! (...) 진짜, 후지 GFX 만져 보신 분은 내 심정을 알 거야. 당장 후지 매장에 가서 만져 보십시오! 부산에 사시는 분들은 ‘줌인’ 매장으로 가보십시오!
여섯째. 5999달러.
오늘 환율로 788만원. 히히히히! ....춥다. 오늘이 입동이지?
이상, a9m3에 대한 소감을 털어놨어. ..난 적층형 카메라 마니아이고, 글로벌 셔터를 고대해 왔지. 그런 의미에서 당연 a9m3에 찬사를 보내. ...그러나 거기까지! 나랑은 안 맞아. 일단 너무 비싸고, 혹 내가 a9m3 살 돈이 있더라도 a1을 살 거야. 말했듯이 난 이미 화소에서 a9m3를 걸렀어.
a9, 과거 명성 그대로 ‘프레스’ 바디에 어울리는 카메라인 것 같아. 사진 기자가 애용할 카메라. ...또한 영상 카메라로서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것 같아. 지금까지 글로벌셔터 영상 카메라를 쓰려면 최소 코모도 RED를 써야 했잖아?
이젠 비싼 코모도 쓸 필요 없지. a9m3로 퉁칠 수 있지. ...는, 5999달러구요! 코모도나 소니나, 그게 그거고요!
여하튼 a9m3. 역사에 남을 카메라인데, 나랑은 연결점이 없는 카메라라고 정리할게. 여러분은 어때? 당신은 a9m3와 연결점이 있는가!
내일은 300GM 렌즈, 그리고 소니 펌웨어 업데이트 정책에 대해 일장 비난을 퍼붓겠습니다!
글로벌 셔터 시스템을 갖춘 알파 9 III 풀프레임 카메라 | Sony 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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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 셔터 속도 및 플래시 광량에 대해 | 소니 (sony.co.j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