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신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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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린풍자쇼] 노래에 사연담기 (0) 2023/12/01 PM 10:17

노래에 사연담기

 

 

 

오늘은 넋두리 풀면서 음악이나 듣겠습니다! 맘씨 착한 분만 남아주기! (...) ...지스타가 끝나고, 일주일 정도 몸살로 앓아눕고, 정신을 차리고, 지스타에서 찍어온 사진을 보정하고, 백업하고, 일련의 과정을 마무리 지었어. ...그리고 오늘 드디어 카메라를 들고 일상으로 나갔어.

 

날 평온하게 안아주는 부산 구도심, 페인트 칠 벗겨진 벽, 추위 속에서 꽁냥대고 있는 고양이, 노란 은행나무, 전신주보다 더 앙상한 나뭇가지, 사진으로 담을 거 천지지. 그런데 난 쉽사리 셔터를 누를 수 없었어. 무엇을 찍고 싶은지 모르겠어. 붕 떴어.

 

 

김동률이 부릅니다. 그림자.

 

그러려니 해. 작년 지스타가 끝나고 나서도 비슷한 심정이었어. 치열한 지스타 열기가 끝나자 공허가 몰려왔거든. 평온한 나의 일상은 너무 평화로운 나머지 시간이 멈춘 듯 했어. 적막, 고요, 고독, 대충 느낌 오시죠? (...) ...그래도 올해는 작년보다 낫네! 작년에 예방접종 맞아서 그런지, 올해는 가슴이 덜 아파. 이 또한 지나가리란 걸 아니까.

 

 

사카모토 류이치가 작곡한 노래, 마지막 황제 테마곡 듣겠습니다.

 

왜 난 갑자기 이 노래를 듣고 있을까? 나조차 이유를 모르겠어. (...) 마지막 황혼 마냥 사그라져가는 대상을 감지해서인가? 그 대상이란 나의 고향이자 나의 삶터, ‘부산’인가! 결국 부산은 2030 엑스포 유치에 실패했지. 잘 됐습니다. 여러분 혈세가 조금이나마 덜 유출됐습니다. (짝!)

 

오해 마시라. 난 진심으로 부산을 사랑해. 6.25 피난민을 품어준 부산, 자갈치 깡통시장 우리네 생활을 보듬어 준 부산, 미로 같은 산복도로 속이나마 가난한 터전을 마련해 준 부산... 그렇지만 엑스포는 모르겠어. 가덕도에 신항을 건설하고, 해안도로를 뚫고, 바다를 온통 생활형숙박시설로 채우고, 해운대 센텀시티의 찬란함만 광고하는 부산은 본질이 아닌 것 같아... 워워, 너무 주책 떨었니? 더 주책 떨까? 난 죽어가는 부산을 사랑해. 황혼녘의 도시, 로망 넘치잖아! 인정? (짝!) ...죄송합니다.

 

 

이번에는 일본가수 ASKA. 달이 가까이 다가오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대충 고요한 밤에 쓸쓸한 잠을 청하는 노래야. (...) 사실 내 딴에 번역을 해 보려고 했는데, 원작의 의도를 그대로 전달 못하겠더라. 적당한 우리말 표현이 떠오르지 않아. ..‘고요하게 변한 시간을 닫듯이 눈꺼풀을 감는다. 그래도 달이 가까이 다가오면 조금은 나아지겠지’.. 여기서 달은 무엇을 의미할까? 사랑하는 사람? 돈? 희망? 흐음...

 

 

다음은 메탈기어솔리드5 OST. V has come to.

 

난 지스타에서 살아 돌아오면 이 노래가 생각나더라고. ..V has come to, V가 왔어요, 죽을 고비 넘기고 살아 돌아왔어요. 그런데 생환을 축하하는 노래치고 뒤끝이 살짝 씁쓸한 게, 거시기가 거시기니까. (..?) 이 이상은 스포라서 말을 못 하겠어. 궁금하면 메탈기어솔리드5를 직접 플레이 해 보시라!

 

 

끝으로 주현미 누님이 부릅니다! 야래향!

 

몸살로 고생할 때 나긋나긋한 노래가 격하게 듣고 싶었어. 그때 내 귀를 위로해 준 주현미 누님 되시겠다. 찬양하라! (...)

 

그나저나 야래향은 원래 ‘마구치 요시코’라는 일본 사람이 부른 노래래. 마구치 요시코는 1920년 생으로, 하필 일제가 가장 패악질을 부리고 있을 때 최고의 인기를 내달렸어. 아니나 다를까 국군주의를 찬양하고, 일제 침략을 미화하는데 본인의 매력을 동원했다네. ..야래향 노래 뒷사정을 알고 나니까 마냥 즐겁게 들을 수 없다야. 슬픈 시대가 담긴 노래구나.

 

 

이상! 의식의 흐름대로 주저리 떠들었고요! ...이렇게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고요한대... 아참! 그래! 뒤늦게나마 LG트윈스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민족의 아리아 들으며 오늘 쇼를 마칩니다. ...롯데? 그런 팀 모릅니다.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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